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Paramount Skydance)가 신임 최고제품책임자(Chief Product Officer·CPO)로 메타(Meta) 부사장 출신 데인 글래스고(Dane Glasgow)를 영입했다.
2025년 9월 10일, 로이터(Reuters) 통신 보도에 따르면 글래스고 CPO는 디지털 플랫폼과 인공지능(AI) 역량을 아우르는 제품 전략과 비전을 총괄하며, 이번 인사는 8월에 마무리된 84억 달러 규모 파라마운트 글로벌(Paramount Global)·스카이댄스 미디어(Skydance Media) 합병 이후 단행된 첫 번째 핵심 임원 교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글래스고는 새로운 제품 로드맵을 통해 회사의 스트리밍·인터랙티브 생태계를 확장하고 AI 기반 혁신을 가속할 것이다.”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 측 설명이다. 그는 앞으로 데이비드 엘리슨(David Ellison) 최고경영자(CEO)에게 직보하며, 직접소비자(D2C) 사업부 회장을 맡고 있는 신디 홀랜드(Cindy Holland)와 긴밀히 협력한다.
주요 경력 및 역할
글래스고는 2021년 5월부터 메타 산하 페이스북에서 제품관리 부문 부사장(VP of Product Management)을 지냈다. 그 전에는 마이크로소프트NASDAQ: MSFT, 이베이NASDAQ: EBAY, 구글NASDAQ: GOOGL 등 빅테크에서 임원급 보직을 두루 거쳤다. 업계에서는 “다양한 플랫폼 경험과 대규모 사용자 기반을 다뤄 본 역량이 스트리밍·IP 콘텐츠의 차세대 경험을 창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합병 이후 사업 재편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는 합병과 동시에 콘텐츠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한 공격적 행보에 나섰다. 합병 직후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산하 게임사 액티비전 블리자드(Activision Blizzard)와 협력해 슈팅 게임 ‘콜 오브 듀티(Call of Duty)’의 극장판 제작을 추진 중이다. 또한 레전더리 엔터테인먼트(Legendary Entertainment)가 제작하는 영화를 글로벌 시장에 배급하기 위해 3년 계약을 체결했는데, 첫 작품은 격투 게임 IP를 원작으로 한 ‘스트리트 파이터(Street Fighter)’ 영화다.
아울러 회사는 7년간 77억 달러를 투입해 얼티밋 파이팅 챔피언십(Ultimate Fighting Championship·UFC)의 미국 내 독점 방송권을 확보했다. 이는 스포츠·경쟁 콘텐츠 라인업을 보강해 스트리밍 플랫폼 가입자 충성도를 높이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전문가 시각 및 용어 해설
CPO(Chief Product Officer)는 회사 제품의 기획·개발·출시·운영 전 과정을 총괄하는 최고 책임자 직책이다. 디지털·스트리밍 기업에서는 사용 경험(UX), 추천 알고리즘, 광고·구독 모델 등 수익 구조까지 깊숙이 관여한다.
직접소비자(Direct-to-Consumer·D2C) 비즈니스는 중간 유통 단계를 거치지 않고 플랫폼·앱을 통해 소비자에게 직접 콘텐츠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 모델이다. 넷플릭스, 디즈니+가 대표적이며, 파라마운트+ 역시 같은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시장·산업적 함의
스트리밍 시장의 경쟁 심화 속에서 제품 차별화와 AI 기반 개인화는 가입자 유지에 핵심 요소로 떠올랐다. 글래스고의 합류는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가 ‘테크-퍼스트(Tech-First)’ 조직으로 체질을 개선하려는 신호로 해석된다. 또한 빅테크 출신 인사를 영입해 대규모 사용자 경험과 데이터를 다룰 수 있는 노하우를 확보함으로써, 경쟁사인 넷플릭스·디즈니·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와의 격차를 줄이려는 의도로 보인다.
콘텐츠 지적재산(IP) 확보→제품·플랫폼 강화→글로벌 배급 네트워크 확장이라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수 있을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다. 업계 관계자들은 “UFC 독점권, 게임·만화 원작 영화 라인업 등 차별화된 IP가 확보된 만큼, 글래스고의 제품 전략이 실행력을 뒷받침할 경우 이용자당평균수익(ARPU) 상승 효과도 기대된다”고 평가한다.
향후 일정·전망
글래스고 CPO는 올해 4분기까지 신규 제품 로드맵을 확정하고, 2026년 상반기 내 첫 AI 통합 기능을 적용한 스트리밍 인터페이스를 공개할 계획이다. 다만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 측은 “구체적 출시 일정이나 세부 기능은 내부 검토 후 발표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글로벌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은 비용 절감 압력과 콘텐츠 제작비 상승 등 복합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 따라서 기술 혁신과 IP 차별화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경영진 구성이 중요해지고 있으며, 이번 인사 역시 그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이베이를 거치며 규모·속도·혁신을 동시에 경험한 인물이 스트리밍 경쟁 구도를 어떻게 재편할지가 관심사”
라고 업계 애널리스트들은 입을 모은다. 한편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 주가는 인사 발표 직후 시간외 거래에서 1% 안팎 상승세를 보이며 시장의 긍정적 반응을 반영했다.
이번 발표는 대형 합병 이후 조직 안정화 및 성장 전략을 구체화하려는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의 의지를 드러낸다. 업계는 “제품 혁신이 곧 수익 모델 혁신”이라는 공식 아래, 빅테크 출신 최고책임자 영입 추세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