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동지중해 가스 전문기업 에너지안(Energean plc)이 2025년 상반기 실적을 공개했다. 회사는 세전이익(pretax profit)이 1억3,075만 달러로, 전년 동기 2억2,449만 달러 대비 약 41.7% 급감했다고 밝혔다.
2025년 9월 11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같은 기간 매출액은 4억8,263만 달러로 전년 동기 6억214만 달러에서 약 20% 감소했다. 특히 가스 판매 수익이 3억4,572만 달러로 축소되며 실적 하락을 주도했다.
가스 판매량은 2.3억㎥(billion cubic metres·bcm)로, 전년 동기 2.5억㎥보다 줄었다. 유·가스 혼합 탄화수소(hydrocarbon liquids) 판매량도 2,057천 배럴(kbbl)로 2,686천 배럴에서 감소했다. 물량 감소와 국제 가스·유가 변동성 확대가 맞물리며 전반적인 매출 둔화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에너지안은 어떤 기업인가
에너지안은 그리스·이스라엘·이집트 등 동지중해(Mediterranean Sea) 지역에서 천연가스와 원유 탐사·생산 사업을 영위하는 독립 에너지 기업이다. 특히 이스라엘 카리슈(Karish)·타닌(Tanin) 가스전 개발로 주목받아 왔으며, 2022년 말 상업 생산에 성공했다.
동지중해 가스 개발은 유럽연합(EU)의 탈탄소·에너지 안보 전략과도 맞닿아 있어 최근 몇 년간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았다. 그러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 미국발 셰일가스 공급 확대로 가격 변동성이 커지면서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받고 있다.
실적 부진 원인 및 업계 동향
에너지안의 세전이익과 매출이 동반 감소한 배경은 크게 ① 판매량 축소 ② 가스·유가 하락 ③ 생산비용 상승으로 요약된다. 국제유가는 연초 배럴당 80달러선에서 등락했으나, 2분기 들어 경기 둔화 우려로 70달러 중반까지 하락했다. 천연가스 현물가격(유럽 TTF 기준)도 2024년 고점 대비 40% 이상 내렸다.
“생산 확대에 필요한 설비 투자비와 원재료 가격이 동시에 올랐고, 판매단가가 떨어지면서 영업 레버리지 효과가 희석됐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한편 동종 업계인 ENI·토탈에너지·쉐브론 등도 최근 분기 실적 발표에서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시장조사업체 리스타드 에너지(Rystad Energy)는 “유럽 전력 수요 부진과 LNG(액화천연가스) 재고 과잉이 단기적 악재”라며, “2026년 이후 아시아 수요 회복이 이뤄져야 가격이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향후 전망 및 리스크
에너지안은 카리슈 가스전 Phase 2 확장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며, 2026년 완공 시 연간 생산능력을 1.2bcm 이상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다. 다만 프로젝트 자금 조달을 위해 차입금이 늘어날 경우 금리 상승 리스크가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이스라엘·레바논 해상 경계 분쟁, 이집트 외환시장 불안정, 그리스 내 대기 환경 규제 강화 등 정치·규제 리스크도 상존한다. 기업은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비용 절감, 생산 효율화, 파생상품 헤지 전략을 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스 판매·정산 구조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오프테이크 계약(Off-take Agreement)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이는 가스 생산자가 장기 고정가격 또는 연동가격으로 도매업체·발전사와 체결하는 판매계약으로, 시황 급락 시 일정 수준의 수익을 보전받는 장치다. 다만 단기 현물가가 급등할 경우 기회비용이 발생한다.
결론
에너지안은 상반기 실적 감소라는 부정적 쇼크를 맞았으나, 향후 생산능력 확충과 유럽 에너지 전환 수요 확대를 통해 반등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업계 분석가들은 “2025년 하반기부터 가스 수급이 균형을 찾을 경우 순이익 개선 폭이 커질 수 있다”면서도 “단기적으로는 글로벌 경기와 지정학 리스크를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