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발(美) —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의 공동 사장(Co-President) 댄 심코위츠(Dan Simkowitz)가 기업 인수·합병(M&A)과 자본시장 부문의 “극적인 회복세”를 언급하며, 향후 수년간 대규모 거래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5년 9월 10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심코위츠 사장은 이날 뉴욕에서 열린 뱅킹 콘퍼런스 연단에 올라 “최근 몇 개월간 미·중 관세 갈등으로 거래 논의가 얼어붙었던 시기와 비교해도, 그리고 지난 10년여를 통틀어 봐도 현재의 거래 환경은 현저히 나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규제 완화(deregulation), 법인세 인하 정책, 그리고 연내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기업들의 위험 선호도를 되살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3년 동안 억눌렸던 거래 수요(backlog)가 폭발적으로 분출될 것으로 내다봤다.
① ‘공백기’ 후폭풍… 다년간 이어질 대규모 거래 파이프라인
심코위츠 사장은 “지난 3년간 자본시장·M&A 활동이 극히 저조했으나, 그 기간 쌓인 잠재 수요가 앞으로 다년(多年) 간 거래 흐름을 만들어낼 것”이라며 “2026년 이후에도 거래 행렬이 끊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산업정책(industrial policy)이 재편되면서 다국적 기업들은 공급망 위치를 재설정해야 한다. 자산 배치를 어디에 할지, 어느 지역으로 생산시설을 이전할지 결정하는 과정에서 M&A가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 댄 심코위츠 모건스탠리 공동 사장
그는 사모펀드(PE) 운용사들이 투자 포트폴리오를 현금화(monetize)하려는 움직임도 가속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투자자에게 자금을 돌려주고, 운용사 임직원 보수(캐리·Carried Interest)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포트폴리오 기업 매각·상장이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② 숫자로 보는 잠재 시장
모건스탠리 내부 추산에 따르면, 미국 내 사모펀드 보유 기업1 중 기업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곳만 1,500개사에 달한다. 이들 기업이 본격적으로 매각·상장에 나서면 천문학적 규모의 거래 파이프라인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1 사모펀드(Private Equity, PE) → 대규모 자금을 모아 비상장·상장사를 인수한 뒤, 기업 가치를 높여 매각·상장(Exit)으로 차익을 실현하는 기관투자가.
③ IPO 시장 ‘재개장’ 효과
심코위츠 사장은 “기업공개(IPO) 시장의 재개장이 M&A 실행 리스크를 줄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모건스탠리는 스웨덴 핀테크 기업 클라르나(Klarna)의 13억7,000만 달러 규모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을 단독 주관했다. 그는 “상장 창구가 열리면, 피인수 기업(매각 대상)이 ‘탈출구’를 확보하게 되므로 인수·합병 협상이 한층 수월해진다”고 덧붙였다.
IPO(Initial Public Offering)는 기업이 주식을 일반 투자자에게 처음 공개·발행해 상장하는 절차다. 자본 조달, 브랜드 인지도 제고, 지분 유동성 확보 등이 주요 목적이다.
④ 트레이딩·자산관리, 유기적 성장과 M&A ‘투트랙’ 전략
모건스탠리는 현재 트레이딩(Trading) 부문에서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있으며, 자산·부(富)관리(Wealth Management) 사업도 빠르게 성장 중이다. 심코위츠 사장은 “유기적 성장(Organic Growth)만으로 상당한 기회를 보고 있지만, 자산·운용 부문 인수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단, “잠재 인수 대상이 충족해야 할 내부 기준이 매우 높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테드 픽(Ted Pick) 최고경영자(CEO)도 지난 2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유사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전임 CEO 제임스 고먼(James Gorman)은 이튼 반타(예: 이튼 반타) 등 굵직한 인수를 통해 모건스탠리를 ‘자산관리 공룡’으로 변모시킨 인물로 평가된다.
⑤ 용어 & 배경 설명 —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M&A(인수·합병): 기업이 다른 기업을 인수하거나 두 기업이 합병해 단일 조직으로 재편되는 거래. 규모에 따라 산업 구조와 고용,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친다.
산업정책(Industrial Policy): 정부가 특정 산업·기술 부문을 육성·재편하기 위해 세제 혜택, 보조금, 규제 완화 등을 종합적으로 운용하는 정책. 최근 미국은 반도체·친환경 인프라 투자법(IRA, CHIPS Act 등)을 통해 공급망을 ‘리쇼어링(Reshoring)’하고 있다.
규제 완화(Deregulation): 기업 활동을 제한하는 법령·행정 규제를 완화해 민간 부문의 투자·고용을 촉진하려는 정책.
⑥ 기자 전문 분석
필자는 사모펀드 보유 기업 1,500개라는 수치에 주목한다. 2010년대 중후반 이후 누적된 ‘드라이 파우더(미집행 자금)’가 기업 실사·가치평가 프로세스를 마친 상태에서 터져 나오면, 2024~2026년 글로벌 M&A 거래액이 연평균 4조 달러를 상회할 가능성도 엿보인다. IPO 시장의 회복은 거래 실행 리스크를 낮춰 거래 선순환 구조를 촉진할 것이며, 이는 곧 투자은행 수수료 수익 증대로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높은 금리 환경이 지속될 경우 차입금 조달 비용이 거래 밸류에이션을 압박할 수 있다. 연준이 명확한 완화 시그널을 내놓기 전까지는 ‘피크아웃’ 기대감이 완전한 낙관론으로 전환되기는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모건스탠리 최고경영진의 낙관론은 정책 변화 → 기업 전략 수정 → IPO·M&A 활성화로 이어지는 거래 생태계의 구조적 순환을 가리킨다. 투자은행 및 자산관리 업계는 이미 이에 맞춰 인력·자본을 재배치하고 있으며, 2026년 이후에도 이어질 ‘롱테일(long-tail) 거래 흐름’에 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