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 10% 급등… 일본 닛케이225 사상 최고치 돌파

일본 증시가 또 한 번 역사적 이정표를 세웠다. 11일 아침 도쿄 증권거래소에서 닛케이225 지수는 장중 44,251.65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 기록을 새로 썼다. 이는 전날 뉴욕증시가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와 완화된 물가 지표에 힘입어 상승 마감한 흐름을 거의 그대로 반영한 결과다.

2025년 9월 11일, CNBC 뉴스 보도에 따르면 닛케이225를 견인한 최대 공신은 대형 기술 투자사 소프트뱅크 그룹이다. 소프트뱅크 주가는 전일 대비 10% 가까이 급등하며 이틀 연속 강세를 이어갔다. 같은 시각 Mitsui Mining and Smelting은 5.34% 뛰었고, 무인양품(MUJI) 브랜드를 보유한 료힌케이카쿠 역시 3.24% 올랐다. 반면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고르게 포진된 토픽스(TOPIX) 지수는 0.24% 하락해 대형 기술주 중심의 닛케이와 차별화된 흐름을 보였다.

“닛케이225는 시가총액 가중 방식이 아닌 주가평균 방식이기 때문에, 고가(高價) 종목 한두 개만 급등해도 지수 전체가 크게 움직인다.”시장 관계자 설명


아시아 주요 증시 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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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증시는 상대적으로 온건한 강세를 나타냈다. 코스피는 0.65% 상승했고, 중·소형 성장주가 중심인 코스닥은 0.39% 올랐다. 오스트레일리아 S&P/ASX 200은 0.19% 내렸고, 홍콩 항셍지수는 1.19%, 테크 지수는 1.3% 각각 하락했다. 중국 본토의 CSI 300 역시 0.15% 약세로 출발했다.

한편 뉴욕 선물시장은 아시아 장 초반 대체로 보합권에서 움직였다. 투자자들은 12일(현지시간) 발표될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앞두고 관망세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뉴욕증시에서 이어진 낙관론

전날(10일) 뉴욕증시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둔화된 것으로 확인되자 일제히 사상 최고치로 마감했다. S&P 5006,532.04로 0.3% 상승해 종가 기준 신기록을 세웠고, 장중에는 6,555.97까지 치솟았다. 기술주 비중이 큰 나스닥 종합지수도 21,886.06으로 0.03% 올랐다. 다만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45,490.92로 0.48% 밀렸다. 이는 애플이 신형 아이폰17 공개 행사 이후 2% 이상 하락한 영향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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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자물가지수(PPI)는 기업 간 거래 단계의 물가를 보여 주는 지표로, 통상 1~2개월 뒤 소비자물가(CPI)에 선행한다. 시장은 “PPI가 둔화된 만큼 CPI도 안정될 것”이라는 기대를 반영해 위험 자산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미 연준은 11월 회의에서 금리 동결을 시사한 바 있다. 만약 CPI까지 진정된다면 12월 혹은 내년 1분기 중 첫 번째 인하 카드를 꺼낼 수 있다.”뉴욕 소재 글로벌 자산운용사 애널리스트


닛케이 ‘고점 랠리’ 지속 가능성은?

전문가들은 일본 증시의 급등 배경으로 엔화 약세, 기업 지배구조 개선, 그리고 반도체·AI 투자 붐을 꼽는다. 소프트뱅크가 10% 가까이 오른 것도 오픈AI 등 글로벌 AI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기대가 부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다만 ‘단기 과열’ 경계 목소리도 나온다. 닛케이225는 올 들어서만 35% 넘게 올랐으며, 토픽스와 괴리율이 확대되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일본은행(BOJ)이 10월 회의에서 점진적 금리 정상화를 시사할 경우, 고밸류에이션 기술주가 조정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용어 정리
닛케이225: 일본 상장 대형주 225개 종목을 산술평균해 산출하는 지수다. 고가주 가격 변동이 지수에 큰 영향을 주는 특성이 있다.
토픽스(TOPIX): 도쿄증권거래소 1부에 상장된 모든 종목을 시가총액 가중 방식으로 계산한 지수로, 일본 증시의 ‘전체 몸집’을 보여준다.
PPI(생산자물가지수): 도매 단계 물가 수준을 측정해 향후 CPI(소비자물가지수)의 흐름을 예측하는 선행지표다.

전망
단기적으로는 글로벌 유동성 기대와 엔화 약세가 일본 증시를 지지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기업 실적BOJ 통화정책이라는 두 변수에 따라 상승 속도가 둔화될 수 있다. 투자자들은 기술주 쏠림 현상과 이익 실현 매물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