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증시, 전일 반등분 반환 우려…미국 CPI 발표 앞두고 관망세 확대

(RTTNews)에 따르면 일본 증시는 3거래일 연속 상승세가 끊긴 뒤 하루 만에 반등하며 1,700포인트(3.9%) 넘게 급등했던 낙폭을 일부 만회했으나, 43,840포인트를 목전에 둔 Nikkei 225 지수가 11일 재차 하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025년 9월 10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자들은 같은 날 밤 공개될 미국 8월 소비자물가(CPI)를 앞두고 방향성을 잡지 못한 채 신중 모드에 돌입했다. 유럽·미국 시장이 혼조세 또는 약세로 마감한 만큼, 아시아권 증시 역시 비슷한 흐름을 답습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전일 도쿄증시는 금융주 강세와 자동차주 부진, 기술주의 혼조 양상이 맞물리며 소폭 상승 마감했다. 지수는 장중 43,509.02~43,848.77포인트 사이에서 등락을 거듭한 끝에 378.38포인트(0.87%) 오른 43,837.67포인트로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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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콘(Nikon)·닛산(Nissan)자동차 브랜드과 같은 전통 제조업종이 약세를 보인 반면, 소프트뱅크그룹이 7.28% 급등해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종목별로 보면 △닛산자동차 -0.59% △마쓰다 -3.41% △도요타 -1.20% △혼다 -1.86% 등 자동차 4인방이 일제히 하락했다. 반면 금융주는 △미쓰비시UFJ파이낸셜 2.83% △미즈호파이낸셜 1.93% △스미토모미쓰이파이낸셜 2.26% 등으로 고르게 올랐다. 기술·중공업주 중에서는 히타치 3.60%, 소니그룹 1.40% 상승이 두드러졌다.


월가 동향과 연준 전망

같은 날 뉴욕증시는 장 초반 혼조 출발 후 점차 하락 압력을 받았으나, 나스닥S&P 500이 소폭 플러스권을 지켜냈다. 다우존스지수는 220.42포인트(0.48%) 밀린 45,490.92포인트에 마감했고, 나스닥지수는 6.57포인트(0.03%) 오른 21,886.06포인트, S&P 500지수는 19.43포인트(0.30%) 상승한 6,532.04포인트를 기록했다.

장 초반 매수세는 미 노동부가 발표한 8월 PPI(생산자물가지수)가 전월 대비 소폭 하락했다는 소식에 자극받았다. 이는 연방준비제도(Fed)가 다음 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수 있다는 기대를 부채질했다.

다만 장이 진행될수록 투자자들은 11일 공개될 CPI 결과가 향후 금리 경로를 좌우할 핵심 변수라는 점을 재확인하며 관망세로 돌아섰다. CPI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 ‘조기 인하 시나리오’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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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시장 급등과 지정학적 리스크

국제유가도 불확실성 속에서 급등했다. 10일(현지시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0월물은 배럴당 63.70달러로 1.07달러(1.71%) 상승했다. 중동과 유럽발 지정학적 긴장 고조가 공급 차질 우려를 자극한 가운데, 미국 물가 지표 둔화로 인한 달러 약세 기대가 유가 상승에 힘을 실었다.

통상 유가 상승→인플레이션 재가속→금리 인상 재압박이라는 연결 고리가 존재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경제 둔화 및 미 연준의 ‘선제 완화’ 가능성이 제기되며, 가격 상승이 오히려 ‘경기 회복 신호’로 해석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일본 국내 변수: 8월 기업물가(PPI) 발표 임박

시장 초점은 다시 일본으로 이동한다. 일본은행(BOJ)은 11일 오전 8월 기업물가지수(CGPI, 일본판 PPI)를 발표한다. 시장 컨센서스는 전월 대비 -0.1%, 전년 동월 대비 2.7% 상승이다. 7월 수치는 각각 0.2%, 2.6%였다.

CGPI는 일본 기업 간 거래 단계에서 형성된 상품·서비스 가격 변동을 측정한다. 원재료·에너지 가격이 투입 비용을 통해 소비자물가로 전가되는 ‘포워드 룩 인플레이션’ 지표로서 BOJ 통화정책의 핵심 참고 자료다.

만약 예상보다 높은 수치가 발표될 경우, 대규모 금융완화를 지속해온 BOJ가 점진적 긴축으로 선회할 여지가 확대될 수 있다. 반대로 물가 압력이 둔화한다면, ‘마이너스 금리’ 유지와 엔화 약세가 한층 고착될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 시각 및 향후 관전 포인트

글로벌 자산운용사 노무라(Nomura)의 다카하시 리서치 총괄은 “닛케이가 44,000포인트를 넘기 위해서는 자동차·전자 등 수출 대형주의 동반 반등이 필수”라며 “CPI·CGPI 결과가 엔·달러 환율을 움직이고, 이는 일본 기업 실적 전망을 재차 바꿔놓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필자 역시 엔화 방향성과 미 연준의 ‘점도표(dot plot)’ 수정 여부가 이번 주 글로벌 금융시장의 가장 중요한 관전 포인트라고 판단한다. 특히 1) 미국 CPI가 둔화하고, 2) 일본 CGPI가 예상치 밑돌며, 3) 유가가 추가로 오르지 않는 ‘3박자’가 맞아떨어질 경우, 위험자산 선호가 빠르게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CPI 서프라이즈(상회)나 중동 리스크 확산으로 유가가 70달러선을 넘길 경우, 전 세계 증시는 단기 변동성 확대 국면으로 진입할 수 있다. 이 경우 닛케이 225 지수 역시 43,000포인트 초반대까지 조정받을 위험이 높다.

요약하면, 11일(목) 발표될 미국 CPI·일본 CGPI는 중앙은행의 통화정책뿐 아니라 주식·채권·외환·원자재 등 전 자산군 가격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칠 ‘변곡점 이벤트’다. 투자자들은 데이터 확인 전까지 포지션을 가급적 경량화하며, 발표 직후 나올 변동성 스파이크를 활용한 단기 매매 전략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끝으로, 생산자물가지수(PPI)소비자물가지수(CPI)의 차이점을 간략히 정리한다. PPI는 기업 간 원가 변동을, CPI는 최종 소비 단계에서의 가격 변화를 나타내며, PPI 상승이 선행적으로 CPI에 반영되는 구조다. 두 지표 모두 중앙은행 정책·기업 마진·임금 협상에 직결되므로, 의미를 정확히 이해해둘 필요가 있다.


본 기사에 포함된 시장 전망 및 의견은 필자의 개인적 분석이며, 기관의 공식 견해를 대변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