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CPI 지표 대기 속 달러 인덱스 강보합…PPI 둔화·유럽 지정학적 리스크 상쇄

달러 인덱스(DXY)0.03% 상승하며 사실상 보합권에서 거래를 마감했다. 폴란드가 자국 영공을 침범한 러시아 드론을 격추한 뒤 안전자산 수요가 살아났으나, 미국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 부진에 따른 국채 금리 하락이 상승 폭을 대부분 잠식했다.

2025년 9월 10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이날 외환시장은 11일(현지시간) 발표될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앞두고 관망세가 뚜렷했다. 투자자들은 차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최소 25bp(1bp=0.01%포인트) 금리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을 이미 100%로 반영하고 있다.

달러 인덱스 차트

주목

달러 강세를 제한하는 요인은 연내 추가 완화 기대뿐이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리사 쿡 연준 이사를 해임하려 한다는 관측, 그리고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소속으로 남은 채 연준 이사직을 맡겠다는 스티븐 미란의 계획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연준 독립성 훼손’ 우려를 자극했다. 이는 달러 자산 매도 압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폴란드 국방부는 러시아의 대(對)우크라이나 공습 과정에서 드론이 자국 영공을 넘은 것을 “공격 행위(act of aggression)”로 규정하며 격추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미국 8월 PPI, 예상 하회…금리 인하 베팅 강화

미 노동부가 발표한 8월 최종수요 PPI는 전년 동월 대비 +2.6%로 7월의 +3.1%에서 둔화됐고, 시장 전망치 +3.3%에도 못 미쳤다. 식품·에너지 제외 근원 PPI는 +2.8%로 7월(+3.4%) 및 예상치(+3.5%) 모두를 하회했다.

이에 따라 연방기금선물(FF) 시장은 9월 16~17일 FOMC에서 25bp 인하 가능성을 100%, 50bp 인하 가능성을 12%로 반영했다. 10월 28~29일 추가 25bp 인하 확률도 79%로 높아졌다. 시장이 연말까지 예상하는 누적 인하 폭은 총 74bp로, 연말 정책금리가 현재 4.38%에서 3.64%까지 떨어질 것으로 본다.

참고로 PPI(Producer Price Index)는 기업 간 거래 단계에서의 물가 변동을 측정해 소비자물가(CPI)의 선행지표로 활용된다. 예상치를 밑도는 PPI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되고 있음을 시사, 금리 인하 기대를 키운다.

주목

유로·엔 동향 및 중앙은행 정책 차별화

유로/달러 차트

유로/달러는 -0.09% 하락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EU 국경을 자극하면서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졌고, 폴란드의 드론 격추 소식이 위험 회피 심리를 키웠다. 그러나 ECB가 사실상 금리 사이클을 마무리했다는 인식과 달리, 연준이 연내 세 차례 인하할 것이란 전망이 달러 강세를 제한해 유로 낙폭을 일부 만회했다.

스와프시장은 11일 ECB 통화정책회의에서 25bp 인하 가능성을 0%로 보고 있다. 라가르드 총재의 기자회견이 추가 힌트를 제공할 예정이다.

달러/엔 차트

달러/엔은 -0.02%로 소폭 하락했다. 블룸버그가 “일본은행(BOJ) 내부적으로 올해 추가 금리 인상이 가능하다는 견해가 있다”고 보도한 점이 엔화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다만 일본 정치권의 불확실성—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사임하고 자민당이 상·하원 과반을 잃은 상황—은 재정지출 확대 기대를 자극, 엔 강세 폭을 제한했다.


귀금속 혼조…중국 PBOC 10개월 연속 금 매입

12월물 금 선물은 0.01% 하락, 은 선물은 0.63% 상승으로 마감했다. 미국 PPI 둔화와 유럽 지정학적 위험 증대가 안전자산 수요를 부추겼으나, S&P500 지수의 사상 최고치 경신이 일부 차익실현을 유도했다.

중국 인민은행(PBOC)은 8월 6만 트로이온스(약 1.9톤)를 추가 매입해 금 보유량을 7402만 트로이온스로 늘렸다. 이는 10개월 연속 순매수다. 프랑스·일본 정치 불확실성과 미·중 관세 갈등도 금 가격 하단을 지지하고 있다.

ETF 자금 유입도 뚜렷하다. 금 ETF 보유량은 2년 3개월 만에 최고치, 은 ETF 보유량은 3년 만에 최고치에 근접했다.


전문가 시각·시장 전망

① 달러 방향성 – 지정학적 프리미엄과 연준 완화 베팅이 힘겨루기를 벌이고 있다. CPI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 달러는 안전자산·금리 프리미엄을 동시에 반영하며 재차 강세를 보일 수 있다. 반대로 CPI가 PPI처럼 둔화하면 103선 후반까지 밀릴 가능성도 열려 있다.

② 채권·금리 – FF선물 곡선이 연말 기준 3.64%를 상정하고 있지만, 실제 인하 속도는 물가·고용·재정 정책 변수에 달려 있다. 특히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둔 2026년 상반기 정책 독립성 이슈가 재점화될 경우, 장기금리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③ 유럽·일본 변수 – ECB가 금리 동결 기조를 재확인한다면, 정책 차별화에 따른 유로 매수세가 제한적일 수 있다. 일본은 정치 공백이 장기화될 경우 재정지출 확대→엔 약세→BOJ 추가 긴축 지연이라는 역학이 형성될 수 있어 주목된다.

전반적으로 단기적 모멘텀은 물가 지표, 중장기적 방향성은 중앙은행의 신뢰와 지정학적 리스크가 결정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