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슨, 파이프라인 가스 일부를 유연한 LNG로 대체 추진

[이탈리아 밀라노] — 이탈리아의 종합 에너지 기업 Edison S.p.A.가 파이프라인을 통해 들여오던 천연가스 물량 중 일부를 액화천연가스 (LNG)로 대체해 수급 탄력성을 높이겠다는 구체적 전략을 공개했다.

2025년 9월 10일, 인베스팅닷컴이 밀라노에서 열린 가스텍(Gastech) 콘퍼런스 현장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Edison의 니콜라 몬티(Nicola Monti) 최고경영자(CEO)는 “장기 파이프라인 계약 일부가 만료되는 시점부터 미국산 LNG를 적극 도입해 국내외 수요 변동에 신속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장기 계약 만료 → LNG로 빈틈 메우기

Edison은 2026~2027년에 각각 만료되는 두 건의 파이프라인 계약을 보유하고 있다. 첫 번째 계약은 알제리로부터 연간 약 10억 ㎥를, 두 번째 계약은 리비아 일부 물량을 포함해 연간 4.4억 ㎥를 들여오는 내용이다. 몬티 CEO는 “두 계약의 총 공급량을 감축하고, 이를 LNG로 대체해 시장 지리적 옵션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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셸·벤처글로벌과 잇단 계약 체결

Edison은 이번 전략의 일환으로 글로벌 메이저 Shell15년간 연간 약 70만 톤 규모의 미국산 LNG를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공급 개시는 2028년으로 예정돼 있다. 이는 지난해 체결한 Venture Global LNG와의 장기 계약에 이은 두 번째 대형 딜이다.

“우리는 LNG를 이용해 이탈리아는 물론 유럽 전역, 나아가 신흥 시장으로도 물량을 돌릴 수 있는 유연성을 확보하게 됐다.” — 니콜라 몬티 CEO


LNG란 무엇인가?

액화천연가스(LNG, Liquefied Natural Gas)는 천연가스를 영하 162℃ 이하로 냉각해 액체 상태로 만든 에너지 자원이다. 부피가 기체 대비 약 600분의 1로 줄어들어 배·트럭 등으로 대량 운송이 가능하며, 도착지에서는 기화 장치를 통해 다시 기체로 환원한다. 이처럼 운송·저장의 자유도가 높아 파이프라인 대비 거래 유연성이 큰 특징이 있다.

유럽 가스시장의 ‘유연성 경쟁’

러시아의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 각국은 파이프라인 의존도를 낮추고 LNG 스폿·장기 계약을 병행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Edison도 이러한 흐름 속에서 ‘수요가 낮을 땐 재판매, 높을 땐 자가소비’가 가능한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벤처글로벌과의 중재(arbitration) 분쟁

Edison은 2022년 말부터 공급을 약속했던 벤처글로벌이 제때 물량을 내놓지 못했다며 국제중재를 제기했다. 몬티 CEO는 “2025년 말까지 결론이 날 것으로 본다”고 전하며, 최근 벤처글로벌이 Shell과의 중재에서 승소했으나 “우리 사건은 다른 법정에서 진행되고, 계약 구조도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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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국제중재 (Arbitration)는 국가를 넘나드는 상사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제3의 기구가 판정을 내리는 절차다. 법원 소송보다 신속·비공개로 진행되며, 판정 결과는 법적 구속력을 가진다.

벤처글로벌은 BP·Galp 등 다수 LNG 바이어와도 유사한 공방을 벌이고 있지만 “모든 중재에서 승리할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전문가 관점 & 시장 파급효과

에너지 애널리스트들은 Edison의 결정이 ① 원가 구조 다변화 ② 탄력적 가격 책정 ③ 신흥 시장 진출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노린 전략적 포석이라고 평가한다. 특히 2030년 이후 탈탄소 정책 강화로 가스 수요 예측이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정량 계약’보다 ‘옵션성 계약’이 기업 가치를 높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탈리아 내에서는 LNG 터미널 수용 능력 확대가 선결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이탈리아 정부는 피아노마(Northern Adriatic) 해상 FSRU(부유식 저장·재기화 설비) 추가 배치를 검토 중이며, Edison도 참여 의향을 밝힌 상태다.

향후 과제

  • 인프라 확충: 터미널·송전망 병목 해소
  • 계약 포트폴리오 관리: 장단기·지리적 분산
  • 가격 위험 헤지: 파생상품·보험 활용

Edison은 이러한 과제를 충족할 경우, 유럽의 ‘LNG 트레이딩 허브’로 도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결론

Edison은 두 건의 파이프라인 계약 종료를 기점으로 LNG 중심의 ‘유연한 수급 체계’를 구축해 불확실한 가스 시장에서 기회와 리스크를 동시에 관리하려 한다. Shell·Venture Global과의 장기 계약, 그리고 중재 절차 진행 상황은 향후 유럽 가스 가격·공급 안정성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