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엔비디아가 S&P500 지수 상승폭 100% 견인… PPI 둔화 속 시장은 ‘선반영’ 확인

[마이크 산톨리의 수요일 장 마감 노트] 미국 CNBC의 시니어 마켓 해설가 마이크 산톨리가 2025년 9월 10일(현지시각) 정리한 뉴욕증시 동향에 따르면,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 둔화와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붐이 결합하며 오라클(Oracle) 주가가 급등했고 이는 지수 전반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2025년 9월 10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PPI가 시장 예상보다 부드러운 흐름을 보이자 주식‧채권 시장 모두 ‘완만하지만 확고한’ 완화 기대를 반영했다. 채권시장에서는 수 주 전부터 금리 하락과 연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다수 차례 인하 가능성이 가격에 반영돼 왔으며, 금융·경기순환주가 견조한 리더십을 유지했다. 결국 이번 PPI 서프라이즈는 이미 내재화된 ‘좋은 뉴스성 금리 인하’ 시나리오를 재확인해준 셈이다.

오라클이 제시한 향후 수년간의 AI 데이터센터 수주·설비투자(Capex) 가이던스는 월가 전문가들의 ‘최상급 형용사’를 이끌어냈다. 그러나 AI 생태계 전체가 동반 상승한 것은 아니었다. 이날 오라클과 엔비디아(Nvidia)는 S&P500 지수 0.25% 상승분을 100% 이상 책임졌으나, 아마존(Amazon)메타 플랫폼스(Meta Platforms)는 약세를 주도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 전체로는 등락 종목 비율이 50 대 50으로 균형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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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오라클의 NYSE 상장 덕분에 나스닥 종합지수는 같은 날 오라클 주가가 35% 폭등했음에도 불구하고 보합권에 머물렀다. 이는 S&P500이 유통주식수 가중 방식을 적용하기 때문이다. 창업자 래리 엘리슨(Larry Ellison)이 약 40% 지분을 보유해 실제 지수에 반영되는 비중은 시가총액 대비 약 60%에 불과하다.

“오라클이 강조한 3천억 달러 규모의 선주문 가운데 상당 부분(약 3천억 달러)이 오픈AI(OpenAI)로부터 나온 것으로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하면서, 고객 집중·자금조달 리스크가 부각돼 장중 고점 대비 일부 되돌림이 나타났다.”

채권시장에서는 PPI 발표 직후 미 국채금리가 재차 하락해 연중 최저권을 재방문했다. 이는 시장이 지표 발표 전에 이미 비둘기파적(완화적) 인플레이션 데이터를 선반영했음을 시사한다. 시장 참가자들은 11일 소비자물가지수(CPI), 9월 말 개인소비지출(PCE) 지수까지 지켜본 뒤, 17~18일 열리는 FOMC 회의에서의 금리 결정에 집중할 전망이다. 다만 CPI와 PCE 간의 상관성은 완전 선형이 아니므로 단기적으로는 ‘불편한’ 인플레이션 수치를 만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7월 말 이후 40거래일 동안 S&P500은 1.6% 상승했다. 계절적으로 약세가 빈번한 8~9월에도 기술적 지지선과 고평가 논란, Fed 변수, 고용 둔화, AI 서사 재해석 등 복합 위험 요인을 ‘온건한 순환 조정’(rotational digestion)으로 소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요 지표·용어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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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PI: 생산자물가지수로, 도매단가 변동을 측정한다. CPI보다 한 단계 앞서 인플레이션 흐름을 가늠하는 선행지표로 간주된다.
CPI: 소비자물가지수. 소비자가격 변동을 반영하며 Fed 통화정책의 핵심 참고 자료다.
PCE: 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로, 서비스·재화 전반의 가격 움직임을 포괄한다.
Capex: 설비투자(Capital Expenditure)로, 기업이 장기간 사용될 자산에 투자하는 비용을 의미한다.


전망과 시장 평가

독일계 투자은행 도이체방크(Deutsche Bank)는 연말 S&P500 목표치를 기존 6,550에서 7,000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현재 지수 대비 약 8% 추가 상승 여지를 의미한다. 월가가 최근 잇달아 목표치를 올리고 있지만, S&P500 종목의 ‘중간값·평균’ 컨센서스는 여전히 6,500 부근에 머물러 ‘과열 경고’ 단계로 보기엔 이르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시장 내부에서는 ‘AI 데이터센터 투자 사이클이 정점에 다다르면 언제, 어떻게 실적 조정이 나타날지’가 핵심 논쟁으로 부각된다. 그러나 이번 오라클 실적·가이던스는 최소한 ‘정점 도달 시점’을 몇 분기 이상 지연시킬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이는 AI 반도체·서버·클라우드 업종 전반에 단기 모멘텀을 추가 공급하는 요인으로 해석된다.

한편 채권시장에서 장·단기 금리차가 축소되고 있다는 점은 경기 연착륙 시나리오를 지지한다는 시각도 있다. 다만 일자리 창출이 급격히 둔화하는 가운데 소비경기 역시 정점을 통과했다는 신호가 감지되는 만큼, 하반기 실적 시즌에서 ‘수요 현실화’ 여부가 주가 방향성을 가를 것이란 의견도 존재한다.


전문 기자 시각

현재 시장은 ‘Fed 선제 완화’와 ‘AI 인프라 연장 랠리’라는 두 축을 동력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두 축 모두 추정치 오류가 발생할 여지가 존재한다. 첫째, 인플레이션 둔화가 일시적일 경우 Fed가 매파적으로 되돌아설 가능성이 있다. 둘째, AI 인프라 투자가 일정 시점을 지나면 총수요 위축, 재고 부담으로 연결될 수 있다. 따라서 일부 기관투자가들은 단기적으로 이익 실현과 포트폴리오 방어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9월 중순 현재 시장은 ‘불확실성을 견뎌내는 완만한 상승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외형상 지수 강세 뒤에 도사린 밸류에이션 부담거시 경제 변수를 무시하긴 어렵다. 투자자들은 업종·자산 간 회전(rotation)을 활용해 위험을 분산하고, 향후 발표될 CPI·PCE 및 FOMC 회의 결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