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WS 점유율 흔들리나…오라클 AI 약진에 아마존 주가 3% 하락

아마존·오라클 주가 희비…AI 주도권 경쟁 격화

Investing.com이 전한 바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간) 미국 증시 개장 초반 아마존닷컴(NASDAQ: AMZN) 주가는 장중 한때 3% 가까이 밀려 약세를 보였다. 반면, 오라클(NYSE: ORCL) 주가는 자사 분기 실적 발표 후 무려 40% 급등하며 희비가 갈렸다.

2025년 9월 10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AI(인공지능) 시장 내 점유율 이동이 두 기업의 주가 흐름을 갈랐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가 견조한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AWS(아마존 웹서비스)가 AI 클라우드 부문에서 주도권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아마존 주가는 단기 조정을 받았다.


오라클의 ‘중립 전략’이 만든 협업의 생태계

오라클은 자체 초거대 AI 모델을 개발하지 않는 ‘중립적 포지션’을 앞세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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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거대 AI 모델은 수십억~수천억 개의 매개변수(parameter)를 학습해 인간 수준의 언어·이미지 이해 능력을 갖춘 모델을 말한다.

이 같은 전략 덕분에 오라클은 마이크로소프트(NASDAQ: MSFT), 구글(NASDAQ: GOOGL), 그리고 아마존 자체와도 손을 잡고 있다. 해당 빅테크 기업들은 자사 클라우드 환경에서 오라클 데이터베이스를 구동할 수 있도록 허용해, 경쟁사임에도 불구하고 ‘윈윈’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특히 오라클의 고객사 명단에는 메타 플랫폼스(NASDAQ: META)일론 머스크가 새로 설립한 AI 스타트업 xAI가 포함된다. 두 기업 모두 AI 생태계에서 기존 강자를 위협할 ‘대항마’로 지목되는 만큼, 오라클의 중립성은 잠재적 고객 확대의 지렛대가 되고 있다.


AI 산업, ‘모델 학습’에서 ‘추론’ 단계로 전환

AI 시스템은 크게 모델 학습(training)추론(inference) 단계로 구분된다. 학습은 방대한 데이터를 투입해 모델의 매개변수를 최적화하는 과정이며, 추론은 이미 학습된 모델로부터 실제 결과물을 생성하는 단계다.

오라클은 최근 출시한 차세대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여러 AI 모델과 기업의 민감한 프라이빗 데이터를 연결해 준다고 강조한다. 시장이 학습 중심 투자에서 추론 활용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국면에서, 오라클의 솔루션은 ‘맞춤형 AI 서비스’를 원하는 기업 수요에 최적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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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블랜드 리서치 “점유율 판도, MSFT·GOOG·ORCL에 우호적”

시장조사업체 클리블랜드 리서치는 최근 메모에서

“시장 점유율 흐름은 MSFT, GOOG, ORCL 쪽에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으며, AMZN은 상대적으로 부진해 보인다”

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이어 “오라클은 대규모 AI 학습 환경 및 각국의 ‘소버린 클라우드(주권 보호형 클라우드)’ 구축 수요를 흡수할 최적의 위치”라며 “아마존 파트너들은 목표 대비 ‘보합’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참고로 소버린 클라우드는 국가·지역별 규제를 준수하면서 데이터를 해당 영토 내에 보관·처리하도록 설계된 클라우드 서비스를 말한다. 최근 유럽연합(EU) 등에서 데이터 주권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져, 관련 수주가 빅테크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다.


AWS 부진 요인 3가지…멀티클라우드·AI 격차·기존 인프라에 집중

클리블랜드 리서치는 AWS의 상대적 부진 배경으로 멀티클라우드 전략 확산, AI 분야 경쟁사 대비 후행, 그리고 기존 인프라 현대화 프로젝트에 치중 등을 꼽았다.

멀티클라우드는 기업이 특정 클라우드 업체에 종속되지 않도록 두 개 이상의 서비스를 병행하는 전략이다. 이는 비용 절감·성능 최적화·리스크 분산 측면에서 각광받고 있지만, AWS 입장에선 ‘독점적 성장’ 동력을 제약하는 변수로 작용한다.

또한 AWS는 AI 전용 칩(트레이닝·추론 가속기)과 ‘베드록(Bedrock)’ 같은 생성형 AI 플랫폼을 확대하고 있으나, 이미 빙(Bing) 챗GPT와 파트너십을 가속한 MSFT, 오픈AI 지분 투자를 늘린 GOOGL, 그리고 중립 전략으로 시장을 선점한 ORCL에 비해 속도에서 한 발 늦었다는 평가다.


전문가 시각…“AI 수요 급증, 승자는 유연성이 좌우”

취재진이 만난 월가 트레이더 A 씨는 “생성형 AI 붐이 계속되는 가운데, 특정 모델·플랫폼에 얽매이지 않고 고객 선택권을 넓혀 주는 사업자가 중장기 승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라클이 보여 준 중립성은 대규모 기업 고객이 요구하는 규모의 경제규정 준수를 동시에 충족시킨다”는 분석을 내놨다.

반면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 B 씨는 “AWS가 이미 30% 내외 글로벌 클라우드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으므로, 단기 주가 조정이 장기 트렌드 변화로 이어진다고 속단하긴 이르다”면서도 “멀티클라우드 바람이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인 만큼, 전략 다각화 없이는 성장 모멘텀 유실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헷갈리기 쉬운 용어 풀이

Inference(추론)은 학습된 AI 모델이 실제 데이터를 받아 결과를 도출하는 과정을 뜻한다. 이는 ‘학습(training)’ 단계와 구별되며, 서비스 현장에서 사용자가 체감하는 응답 속도·비용 효율성을 좌우한다.

멀티클라우드는 기업이 AWS·MS Azure·Google Cloud 등 복수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혼합 운영하는 전략을 의미한다. 단일 벤더 종속 위험을 줄이고, 각 서비스의 강점을 선택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소버린 클라우드는 데이터가 국경을 넘어 이동하지 않도록 물리적·법적 경계를 두는 설계다. 정부·공공기관이 민감 데이터를 클라우드에 올릴 때 요구되는 핵심 요건 중 하나다.


마켓 전망 및 투자자 과제

시장 참여자들은 단기적으로 오라클 주가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욕구, 그리고 아마존 조정폭의 저점 매수(딥바잉) 기회를 저울질하고 있다. 동시에 AI와 클라우드가 결합한 ‘하이브리드 성장 스토리’가 어느 기업의 실적에 더 크게 기여할지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AI 경쟁은 마라톤”이라며, 단일 호재·악재보다 생태계 구축 능력, 인프라 투자 규모, 그리고 데이터 거버넌스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결국 ‘중립성’과 ‘유연성’을 확보한 업체가 AI 시대의 명실상부한 플랫폼 리더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