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르나, 뉴욕증시 데뷔전 52달러 시초가…공모가 대비 30% 급등

스웨덴 핀테크 기업 클라르나(Klarna Holding AB)가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한 첫날인 10일(현지시간) 시초가 52달러를 기록하며 공모가(40달러) 대비 30%가량 급등했다. 베스트셀러 결제 서비스 ‘선구매·후결제(BNPL·Buy Now, Pay Later)’를 앞세운 이 회사는 이번 기업공개(IPO)를 통해 회사와 구주주들이 총 13억7천만 달러를 조달했다.

2025년 9월 10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클라르나의 주식 발행가는 당초 제시한 밴드(37~39달러)를 넘어선 40달러1로 최종 확정됐다. 이에 따라 기업가치는 약 150억 달러로 산정됐으며, 시초가 기준 시가총액은 이를 크게 웃돌 전망이다.

Klarna CEO Sebastian Siemiatkowski on NYSE floor
상장식 현장에서 세바스티안 시에미아트코프스키(Sebastian Siemiatkowski) 최고경영자(CEO) 겸 공동 창업자는 “오늘은 결혼식 같은 이정표일 뿐이며, 진짜 결혼생활(경영)은 이제부터”라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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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시장 회복 조짐
올해 들어 클라르나를 포함한 기술기업 대형 상장이 잇따르며 월가의 새내기주 수요가 회복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서클(Circle)과 디자인 소프트웨어 플랫폼 피그마(Figma)도 상장 직후 급등했으며, 암호화폐 거래소 제미니(Gemini) 역시 이번 주 안에 증시 입성을 예고했다.

BNPL에서 리테일 뱅킹으로
클라르나는 최근 미국 시장에서 직불카드(데빗카드)와 예금계좌를 출시하며 리테일 뱅크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시에미아트코프스키 CEO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에서 이미 70만 명이 카드를 사용 중이며, 대기자만 500만 명”이라고 밝혔다. 그는 “경쟁사 어펌(Affirm)의 카드 가입자가 2백만 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우리 카드가 다른 고객층을 끌어들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Klarna banner on NYSE
BNPL 서비스는 온라인·모바일 쇼핑 시 결제 금액을 4~6회로 분할해 무이자로 상환할 수 있는 모델이다. 국내의 ‘네이버페이 3개월 후 결제’와 유사하지만, 해외에서는 신용카드 문화의 틈새를 파고든 대안금융으로 자리 잡았다.

규제 리스크도 상존
그러나 영국 정부는 BNPL 대출을 감독 대상에 포함하는 규제안을 예고하며 과다 차입·채무불이행 우려를 제기했다. 업계는 규제가 도입되면 기업별 실적과 밸류에이션에 직접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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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주주 수익 실현
이번 IPO로 장기 투자자 다수가 막대한 차익을 거뒀다. 세쿼이아 캐피털은 2010년 첫 투자 이후 5억 달러를 투입해 총 7천9백만 주를 보유했는데, 그중 2백만 주를 매각해 약 2.65억 달러의 회수 수익을 실현했다. 반면, 2021년 46억 달러 밸류에이션에 참여한 소프트뱅크는 지분 가치가 크게 하락하며 손실을 떠안았다.

“100만 개 상점, 1천억 달러 거래액, 1억 명 고객까지… 15년간의 성장 스토리가 놀랍다” — 세쿼이아 파트너 앤드루 리드(Andrew Reed)

리드는 “대학생이던 시절 처음 스톡홀름에서 ‘대안결제 스타트업’에 투자했는데, 이제 뉴욕에서 상장식을 지켜보니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전문가 시각과 전망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리테일 뱅킹 다각화가 IPO 이후 주가 흐름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지목한다. BNPL 성장세가 둔화될 경우, 예금·카드·대출 등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 확장해 안정적 수익원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규제 불확실성경쟁 심화를 감안할 때, 해외 시장별 맞춤 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IPO 시장에서는 클라르나의 성공이 다른 유니콘들의 상장 타이밍과 밸류에이션에 직접적인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기술기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된 가운데, 투자자들은 수익 모델의 지속 가능성과 현금흐름 확보 능력에 더욱 주목하고 있다.

1 밴드 상단 초과 발행가는 투자 수요가 공모 물량을 크게 웃돌았음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