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연준 이사 리사 쿡 해임 금지 명령에 즉각 항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D.C. 성경박물관에서 열린 종교 자유 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이사 리사 쿡(Lisa Cook)의 해임을 막은 연방법원 판결에 불복해 항소장을 제출했다.

2025년 9월 10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측은 전날 지아 콥(Jia Cobb) 워싱턴 D.C. 연방지방법원 판사의 임시 복직 결정에 대해 항소심 재판을 요청했다. 해당 결정은 쿡 이사가 제기한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대통령이 그녀를 해임하지 못하도록 명령했다.

연준의 독립성을 보호하는 공익이 쿡 이사의 즉각적 복직을 정당화한다.” — 지아 콥 판사

콥 판사는 판결문에서 연준 이사는 ‘정당한 사유(cause)’가 있을 때만 해임할 수 있도록 규정한 연방준비제도법(Federal Reserve Act)을 언급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조치는 해당 법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적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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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8월 25일 “리사 쿡을 해임한다”고 공식 발표했으며, 미국 최초의 흑인 여성 연준 이사로 기록된 그녀의 임기 잔여 11년을 일방적으로 중단시키려 했다. 대통령은 해임 사유로 연방주택금융청(FHFA) 국장 빌 풀테(Bill Pulte)가 제기한 ‘주택담보대출 사기’ 의혹을 들었다.

그러나 쿡 이사“어떠한 불법 행위도 없었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한다. 그녀의 법률대리인은 법정에서 “대통령이 금리 인하 압박을 위해 허위 의혹을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7명의 연준 이사 중 2명을 이미 임명했으며, 공개적으로 “연준이 기준금리를 더 빨리 내려야 한다”고 수차례 압박해 왔다.

연준 독립성은 왜 중요한가?
연방준비제도는 통화정책을 담당하는 미국의 중앙은행으로, 정치적 간섭으로부터의 독립성을 핵심 가치로 삼는다. 이사가 대통령의 일방적 결정으로 교체된다면 시장은 통화정책의 중립성을 의심하게 되고, 이는 달러 가치·국채 금리·세계 금융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런 배경에서 미국 의회는 연준 이사의 임기를 14년으로 길게 설정하고,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해임을 금지하고 있다.


항소가 제기된 같은 날, 상원 은행위원회는 지난달 돌연 사임한 아드리아나 쿠글러(Adriana Kugler) 이사가 남긴 공석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스티븐 미란(Stephen Miran) 후보를 정당 — 야당 간 1표 차로 본회의 인준에 회부하기로 했다. 만약 쿡 이사까지 최종 해임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 7인 중 4명을 지명하게 되어 사상 첫 ‘대통령 임명 절반 이상’ 구도가 형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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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본부 전경

시장과 정책 전망
현재 연준은 높아진 인플레이션 압박과 성장 둔화 우려 사이에서 기준금리 동결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이사회 과반을 사실상 친정(親政) 인사로 채운다면, ‘정치화된 통화정책’이라는 비판과 함께 장기 금리·달러 지수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신흥국 통화위험자산은 연준의 예상 밖 정책 변화에 취약한 만큼, 국내 투자자들도 주의가 요구된다.

전문가 시각
국제금융센터의 한 연구위원은 “연준 이사의 교체가 단순한 ‘자리 다툼’으로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글로벌 달러 유동성 결정권이 대통령 손에 더 가까워졌다는 의미”라며 “2026년으로 예상되는 차기 금리 인하 사이클이 예정보다 앞당겨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일부 법학자들은 “연방법원이 최종적으로 대통령 패소를 확정할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며 법적 절차의 ‘속도전’에 주목하고 있다.


향후 일정
연방항소법원(Columbia Circuit)은 신속심리 절차에 따라 몇 주 내로 트럼프 행정부의 항소를 다룰 전망이다. 만약 항소가 기각되면 대통령 측은 대법원에 긴급중지 가처분(stay)을 신청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항소가 인용될 경우, 쿡 이사는 다시 직무 정지 상태에 놓이고, 연준 내부 의결권 분포가 즉시 변하게 된다.

※ CNBC는 “속보 상황이므로 추가 업데이트가 있을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