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해상초계력 강화를 위해 보잉 P-8A 포세이돈 4대 도입 결정

싱가포르 국방부(MINDEF)는 보잉 P-8A 포세이돈(Boeing P-8A Poseidon) 해상초계기 4대를 신규 도입해 노후 Fokker 50 초계기를 대체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싱가포르군(SAF)은 1993년부터 운용해 온 Fokker 50을 30여 년 만에 교체하며 해양 감시·대잠수함 작전 능력을 전면 재편하게 됐다.

2025년 9월 10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주문은 SAF 해양 안보 능력 현대화 사업의 1단계에 해당하며, 향후 추가 물량을 발주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다만 계약 금액은 양측 합의에 따라 비공개로 유지됐다.

보잉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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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가 자사 P-8A 플랫폼을 채택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고 확인하며, 해당 기체가 이미 미 해군·호주·영국·인도 등 9개국에서 운용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보잉은 또 “P-8A는 고고도·고속 순항이 가능해 대규모 해역을 신속히 감시할 수 있으며 합동작전 네트워크에 최적화된 센서 통합 능력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 P-8A 포세이돈이란?
상업용 여객기 B737-800ERX를 기반으로 제작된 다목적 해양 초계기로, 대잠수함 작전(ASW), 대수상함 작전(ASuW) 및 해상 수색·구조(SAR) 임무를 수행한다. 내부 무장창과 날개 하부 하드포인트에 어뢰·대함미사일·기뢰 투하 장비 등을 탑재할 수 있으며, 최신 합성개구레이더(SAR), 전자광학·적외선(EO/IR) 센서, 신형 음향 탐지 부표를 운용한다. 무장·센서 통합 수준이 높아 주기적인 성능개량 없이도 동남아 해역의 다양한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싱가포르 국방부는 “P-8A 도입으로 말라카 해협·남중국해 등 전략 거점 해역에서의 상시 감시 체계를 한층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최신 링크 16 데이터 링크 체계를 통해 미군 및 역내 파트너국과의 공조가 용이해지면서, 해상 도메인 인식(MDA) 능력이 대폭 향상될 전망이다.

기존 Fokker 50 초계기는 최고속도·항속거리·탑재 중량 제약이 큰 데다, 기체 노후화로 정비 소요 증가와 부품 수급 지연이 빈번히 발생해 전력 공백 우려가 제기돼 왔다. SAF는 2010년대 중반부터 대체 기종을 물색해 왔으며, 2022년 최종 평가 끝에 P-8A를 우선협상대상으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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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별도로 찬춘싱(Chan Chun Sing) 싱가포르 국방장관은 “록히드마틴 F-35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 20대의 제작이 이미 시작됐으며, 2026년 말부터 인도 일정이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F-35A 12대·F-35B(STOVL) 8대의 혼합 편성으로 전환한 SAF 공군은 향후 노후 F-16C/D를 단계적으로 퇴역시킬 계획이다.

찬 장관은 이날 미 국방부 펜타곤에서 피트 헤그세스(Pete Hegseth) 미 국방장관과 회담을 가졌다. 헤그세스 장관은 “싱가포르가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에 기여하는 핵심 파트너”라며 P-8A 및 F-35 도입 결정을 환영했다. 또한 그는 찬 장관을 “새로 명명된 국방(Department of War) 청사”에 초청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당시)은 국방부 명칭을 “Department of War”로 변경하라고 지시했으나, 이는 미 의회의 법률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어서 실제 적용 여부는 불확실한 상태다.


전문가 시각
국제 방산 분석가들은 “싱가포르가 중형 해상초계기를 확보함으로써, 역내 잠수함 전력 증가에 대응할 수 있는 억지력을 크게 높였다”고 평가한다. 특히 인도네시아·베트남·필리핀 등 주변국이 신규 잠수함을 잇달아 도입하는 상황에서, 장시간 체공하며 음향 탐지 능력을 갖춘 P-8A는 효율적인 대잠전 자산으로 손꼽힌다.

또한 P-8A는 고도 9,100m 이상의 고고도에서 작전할 수 있어, 열대기후의 난기류를 피한 안정적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 SAF는 해당 기체를 통해 해적 행위·불법 어업 단속, 인도적 지원 및 재난 구호(HADR) 임무까지 다목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동남아 각국이 해상초계·대잠 능력을 강화하면서, 보잉·에어버스·가와사키중공업 등이 경쟁 구도를 형성해 왔다”고 전했다. 실제로 최근 호주·뉴질랜드·한국 등이 P-8A를 잇달아 도입했고, 말레이시아·태국도 예산 범위 내에서 후보 기종을 검토 중이다. 이 같은 보잉 P-8A 포세이돈의 글로벌 수요 확대 추세는 향후 최소 15년간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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