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나일람 파마슈티컬스(Alnylam Pharmaceuticals Inc., 이하 알나일람)이 2028년 만기 0.00% 전환우선무담보 선순위 채권(convertible senior notes, 이하 전환사채)의 총 발행 규모를 종전 5억 달러에서 5억7,500만 달러(원화 약 7,700억 원)*1로 확대해 사모 형태로 발행한다고 10일(현지시각) 밝혔다.
2025년 9월 10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전환사채는 연이자율이 0%로 설정됐으며, 표면이자(payment-in-kind)나 원금 가산(accretion)도 붙지 않는 구조다. 채권은 2028년 9월 15일에 만기를 맞지만, 그 이전에도 전환·상환·조기매입이 가능하다.
알나일람은 또한 초도 인수사(Initial Purchasers)에게 발행일로부터 13일 안에 8,625만 달러 상당 채권을 추가 매입할 수 있는 옵션을 부여했다. 이 옵션이 전부 행사될 경우 전체 조달 규모는 6억4,590만 달러로 늘어난다.
✔ 전환사채·캡드콜(Capped Call) 설명
전환사채는 일정 기간 이후 발행사가 지정한 전환가에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채권이다. 이중 선순위(convertible senior notes)는 회사 파산 시 일반 무담보사채보다 우선 상환을 받으나, 담보가 없다는 점에서 은행대출·담보사채보다는 후순위다.
한편 ‘캡드콜 거래’는 콜옵션을 활용해 전환가 초과 주가 상승분을 헤지하는 구조다. 간단히 말해, 주가가 크게 오를 때 기존 주주에 대한 희석을 억제하고 전환가 조정 부담을 줄이기 위해 발행사가 옵션 딜러와 체결하는 헤지 전략이다.
🗂 거래 세부 내용
- 발행 총액(기본) : 5억7,500만 달러
- 옵션 발행분 : 8,625만 달러(13일 이내 행사 가능)
- 만기일 : 2028년 9월 15일
- 이자율 : 0.00%(표면이자 없음)
- 예상 순조달액 : 5억6,160만 달러(옵션 전부 행사 시 6억4,590만 달러)
알나일람은 순조달액 가운데 약 3,070만 달러를 캡드콜 거래 비용에 사용하며, 옵션이 행사될 경우 별도 콜옵션 계약을 추가 체결할 계획이다.
잔여 자금 및 회사 보유 현금은 2027년 만기 1.00% 전환사채(총 6억3,780만 달러) 재매입*2에 투입된다. 회사는 본 전환사채 발행과 동시에 사적으로 협상한 거래를 통해 2027년물 채권을 현금으로 사들일 방침이다.
📊 재무적·전략적 의미
무이자 전환사채는 금리 비용을 최소화하면서도 주가 상승 시 자본 전환을 통한 자본 확충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특히 바이오테크 기업 특유의 현금흐름 변동성을 고려할 때, 이자 비용 부담을 0%로 설정한 것은 약 3년간의 임상·상업화 투자 여력을 확대한 셈이다.
캡드콜은 주가 급등 시 발생 가능한 희석을 완화해 기존 주주 가치를 방어한다. 전환가가 시장가 대비 일정 상단(‘캡’)까지만 적용되므로, 기업은 주가가 캡 이상 상승해도 추가 발행(희석)이 제한될 수 있다.
또한 2027년물 1% 전환사채 조기 상환은 만기 구조 장벽을 1년 이상 뒤로 미루어 재무 일정에 여유를 주며, 동시에 새로운 채권의 만기를 2028년으로 설정해 부채 만기 스태거링(만기 분산) 효과를 높였다.
💬 시장·투자자 반응 및 시사점
무이자·선순위 구조가 신용등급에 미치는 긍정적 함의와 더불어, 바이오 의약품 부문 R&D 파이프라인 확대를 위한 현금 확보 전략으로 해석된다. 다만 전환사채 특성상 주가 변동성 확대 시 희석 가능성은 일정 부분 상존한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고점 유지 국면에서 무이자 채권 발행은 상대적 매력을 높일 수 있다. 이와 함께 사전적 전환가 헤지를 채택한 점은 기술·바이오 기업들이 자주 활용하는 ‘저이자+옵션 헤지’ 조달 수단이라는 흐름을 재확인시킨다.
*1 달러-원 환율 1,340원 가정
*2 재매입 대상: 알나일람 2027년 만기 1.00% 전환사채(총 6억3,780만 달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