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만1000명 증발…美 노동시장 통계 대수술이 의미하는 것
이중석 경제전문 칼럼니스트·데이터 분석가
1. 사건 개요 ― 2002년 이후 최대폭 하향
미 노동통계국(BLS)은 2024년 3월~2025년 3월 비농업부문 고용(NFP)을 –91만1,000명 하향 조정했다. 월평균으로 환산하면 –7만6,000명이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 직후 벤치마크 수정(–89만 명)을 넘어서는 규모다.
수정 연도 | 증감(만 명) | 전년 대비 |
---|---|---|
2021 | –16.8 | 팬데믹 기저효과 |
2022 | –36.3 | |
2023 | –60.0 | 통계 정상화 |
2024 | –81.8 | 서비스 회복 둔화 |
2025* | –91.1 |
*2025년 수치는 예비치
BLS는 분기별 고용·임금 센서스(QCEW)와 국세청(IRS) 원천징수 자료를 대조해 샘플조사 오차를 수정한다. 서비스업 일자리 46%, 소매 14%가 사라지며 하향 폭을 키웠다.
2. 구조적 원인 ― ‘착시 회복’이 끝난 세 가지 근본 변수
- ① 인구역학 디스카운트 : 베이비붐 세대(1955~1964년생)가 매달 10만~12만 명 은퇴한다. 생산가능인구(16~64세)는 2023년 +0.2%→2025년 –0.1%로 역성장 전환.
- ② 이민 유량의 불균형 : 2022~2023년 불법 체류·난민 유입이 급증했으나, 고숙련 H-1B·STEM 인재 비자 발급은 팬데믹 이전 대비 –28%.
- ③ 피봇 조기 기대의 후유증 : 투자은행·테크 기업들이 ‘하반기 회복’ 가정으로 신규채용을 앞당겼다가, 수주·광고·소비 회복 지연으로 계약직 해지·펑크 고용을 단행. 통계엔 고용으로 잡혔으나 6~12개월 내 이탈.
3. 연준(Fed) 파이프라인 ― 장기 금리·정책 금리·유동성의 삼중 효과
3-1) 장기금리: 曲선 평탄화 재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수정 발표 당일 4.04%→4.07%로 반등했으나, 글로벌 채권운용사 네트웨스트는 “Q1 2026까지 3.40%대”로 전망한다. 노동약화→디스인플레이션 →실질금리 하락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3-2) 정책금리: ‘데이터 디펜던트’에서 ‘리스크 관리’ 모드
- FOMC 9월 : 25bp 인하(사실상 확정)
- FOMC 10월 : 추가 25bp 인하 확률 80%
- 2026년 상반기 : 중립금리 r* 재추정(기존 2.75%→2.25%로 다운)
장기 시사점 : 짧은 인하→스탑→재인하가 아닌, 완만한 장기 완화 경로 형성이 유력하다.
3-3) 유동성: RRP 잔고 붕괴 vs 재정적자 상쇄
연준 역레포(RRP)가 2024년 연말 4,000억달러→2025년 9월 650억달러로 고갈 단계. 노동약화는 FIMA Repo¹ 재가동 필요성을 증폭, ‘세 번째 유동성 트릴레마’로 이어진다.
¹ FIMA Repo : 외국중앙은행·국부펀드가 미 국채 담보로 달러를 빌리는 스왑성 유동성 창구
4. 국채·달러·골드의 방향성
국채
- 상반기 ‘공급 충격’ 프리미엄 소멸 → 투자등급 크레디트 스프레드 25~30bp 확대 예상
- 듀레이션 7~9년 구간이 실적개선 최대 수혜
달러
- DXY 104→12개월 98 전망(摩根大通)
- 日 엔화(USD/JPY 147→136)·스위스프랑 강세
골드
- 실질금리↓ + 지정학 리스크 → 온스당 2,450달러 로드맵
- 중앙은행 순매수 연 +400t 유지
5. 주식시장 3단계 시나리오
구분 | 매출성장 YoY | EPS Re-rating | 지수 밸류 | 섹터 수혜·피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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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스(60%) | +2.5% | 15→17배 | S&P 6,450 | 필수소비·헬스케어 ↑ / IT 성장률 둔화 |
약세(25%) | +0.5% | 15→14배 | S&P 5,800 | 소매·레저 ↓ |
강세(15%) | +3.5% | 15→18배 | S&P 6,800 | 장기채 금리 급락 → 리츠·유틸리티 급등 |
6. 섹터·산업별 장기 영향
6-1) 정보기술(IT)
AI 캡엑스 사이클 지속 vs 소비자 IT 수요 둔화.
투자 체크포인트 : 반도체 CapEx → 2H 2026 피크아웃 가능성.
6-2) 금융
- 은행 : 순이자마진(NIM) 압력 + 대손비용 상향 → 지역은행 통합 가속
- 보험 : 채권평가익 반등으로 ROE +80bp
6-3) 부동산·리츠
장기금리 3%대 진입 시 모기지 리파이낸싱 수요 부활 → 멀티패밀리·데이터센터 리츠 우위.
7. 실전 포트폴리오 전략 ― ‘고용 쇼크’ 시대의 4단계 방어
- 듀레이션 늘리기 : 7~10년 중장기물 채권 ETF (TLT·IEI) 20~25%
- 리츠 바스켓 : 멀티패밀리 + 데이터센터 + 셀타워 중심 15%
- 품질주(퀄리티) 로테이션 : FCF 마진 >10%·부채비율 <1배 기업 집중
- 골드·비금속배당 : 금·은·구리 광산 + 3% 이상 배당 ETF 10%
특히 커버드콜 인컴 ETF는 ‘15% 배당’을 표방하나, 변동성 ≥20 구간에서 프리미엄 감소·콜인 불가 위험이 커진다. 장기 자본차익 증폭을 위해선 배당+듀레이션 바벨 전략이 유효하다.
8. 정책 제언 ― 노동·통계·산업정책 3각 축 보완
① 통계 정합성 강화 : “실시간 QCEW” 도입해 분기→월 단축필요.
② 근로시간·생산성 체계 개혁 : 주당 평균 노동시간 34.4h → 디지털 스킬 업스케일링으로 36h 복귀 목표.
③ 이민정책 리세팅 : 고숙련 비자 쿼터 +10만, STEM 그린카드 패스트트랙.
9. 결론 ― ‘소프트랜딩 vs 슬로번’ 갈림길
91만 명 하향 수정은 단순 통계 조정이 아니다. 수요 둔화·물가 완화·정책 피봇·시장 밸류에이션이 한데 얽힌 장기 방향성의 나침반이다. 연준이 “데이터를 보며 간다”는 말은 이제 “데이터 자체를 다시 본다”로 바뀌었다. 투자자는 단기 팩트에 휘둘리기보다, 인구·생산성·정책 연쇄효과를 읽어내는 적산(積算) 시각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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