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과 투자, 두 축의 균형이 부(富)를 만든다
개인 재무 관리를 할 때 가장 먼저 부딪히는 두 개념은 저축과 투자다. 언뜻 비슷해 보이지만, 목적·시간·위험이 전혀 다르다. 둘을 혼동하거나 한쪽에 지나치게 치우치면 장기적인 자산 형성에 큰 비용을 치를 수 있다.
2025년 9월 8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미국 미시간주 기반 재무설계사 프리퍼드 파이낸셜 그룹(Preferred Financial Group)의 컨너 보서먼(Connor Bauserman·ChFC)은 “사람들은 돈을 쓰지 않고 모은다는 점에서 두 개념을 같은 것으로 여긴다”면서도 “저축은 보존, 투자는 증식”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고뱅킹레이트(GOBankingRates)의 ‘톱 100 머니 전문가’ 시리즈 인터뷰에서 “안전성과 유동성이 필요한 단기 목표 자금은 저축이 맞지만, 성장·복리가 필요한 장기 목표 자금은 투자로 돌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저축은 ‘씨앗 보관’, 투자는 ‘씨앗 심기’
보서먼은 농부의 비유를 들었다. “농부가 씨앗을 헛간에 쌓아두는 행위가 저축이라면, 땅에 심어 물을 주고 기다리는 것은 투자”라는 설명이다. 씨앗을 심지 않으면 아무리 오래 두어도 수확은 없다. 자산도 마찬가지로, 낮은 이자율의 예·적금만 고집하면 인플레이션에 가치가 잠식될 뿐이다.
“안전하다는 이유로 장기 자금을 전부 저축계좌에 두면 결국 실질 구매력이 줄어든다.” — 컨너 보서먼
이어 그는 “리스크는 피할 수 없는 요소지만, 시장에 노출돼야 복리 효과를 얻는다”고 덧붙였다.
저축만으로 장기 목표를 준비하면 생기는 ‘기회비용’
보서먼이 실제 상담에서 자주 겪는 사례는 장기간에 걸친 목표(퇴직·자녀 학비·별장 구입 등)를 모두 저축으로 해결하려는 모습이다. 그는 “5년·10년·20년 후 사용할 돈을 예금에만 두면 인플레이션에 잠식돼 목표 달성이 어려워진다”며 529플랜*1과 같은 교육비 전용 투자 계좌를 활용하라고 권고했다.
*1 529플랜은 미국 세법상 대학 등록금·교육비를 위해 조성된 세제혜택 투자 계좌로, 운용 수익이 면세된다.
물론 단기적 필요 자금(비상자금·3년 내 자동차 구입·유럽 여행 등)은 위험을 피하기 위해 저축이 적절하다. 그러나 비상자금이 충분하다면, 초과 현금은 시장에 ‘일하도록’ 배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그의 기본 원칙이다.
‘타임라인’ 기반 자산 배분 전략
보서먼은 “가장 단순하면서 강력한 방법은 ‘돈을 언제 쓸 것인지’에 따라 자산을 배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 3년 이하단기: 예·적금 혹은 머니마켓펀드
● 3~10년중기: 채권·혼합형 펀드로 위험을 낮춘 투자
● 10년 이상장기: 주식·지수펀드 등 성장형 자산
그는 이를 ‘화려하지 않지만 의도적인 전략’이라고 표현했다. 즉, 단기는 저축, 장기는 투자라는 원칙을 지키면서도 적립식 투자(Dollar-Cost Averaging)로 시장 변동성을 완화할 것을 권한다.
적립식 투자란 일정 금액을 정기적으로 투입해 매입 단가를 평균화하는 기법이다. 시장 타이밍을 맞추기 어렵다는 점을 전제로, 장기적으로 심리적 부담과 가격 변동 리스크를 줄여 준다.
기자 관점: ‘균형’은 숫자가 아니라 행동
필자 역시 한국 투자자들이 자주 범하는 오류로 ‘투자=위험’이라는 이진적 사고를 꼽는다. 예·적금 금리가 3%대인 반면, 최근 30년간 S&P 500의 연평균 총수익률은 약 10%※자료: Bloomberg였다. 복리 효과를 고려하면 시간 자체가 가장 강력한 자산이 된다.
따라서 ‘저축과 투자 어느 쪽이 옳은가’라는 질문보다는 ‘목표·기간·리스크 허용도’를 고려한 행동 계획을 세우는 것이 핵심이다. 위험 분산, 세제 혜택 활용, 리밸런싱 등 구체적 실행이 균형을 만든다.
결론
비상자금을 마련했다면, 장기 목표 자금은 투자로 돌려 복리 성장을 기대할 필요가 있다. 반대로 3년 이내 사용할 돈이라면 원금 손실 위험을 최소화하는 저축이 적합하다. ‘단기는 저축, 장기는 투자’라는 원칙만 지켜도 자산 형성의 속도와 안전성을 모두 확보할 수 있다.
본 기사는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투자에는 원금 손실 위험이 따른다. 투자 결정을 내리기 전에는 개인 상황을 고려하고, 필요 시 전문가와 상담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