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빅 스테이(Big Stay)’ 시대 개막… 냉각되는 노동시장과 장기 경제 패러다임 전환 심층 분석

■ 서론 : 왜 ‘빅 스테이’가 주목받는가

코로나 팬데믹 이후 미국 경제를 달궜던 ‘대규모 퇴사(Great Resignation)’ 열풍이 급속히 식어가고 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9월 8일 발표한 소비자기대 설문조사에서 3개월 내 재취업 확률 전망치는 44.9%로 추락해 2013년 집계 시작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월가와 학계는 현 노동시장을 ‘빅 스테이(Big Stay)’—해고도 채용도 줄어 고용 이동성이 얼어붙은 국면—로 규정하기 시작했다. 본 기사는 ▲노동·소비·물가·정책 사이클에 미칠 장기적 파장 ▲투자자·기업·정책당국의 대응 시나리오 ▲위험 및 기회 요인을 총체적으로 점검한다.


1. 현황 점검 : 수치로 본 ‘노동시장 냉각’

지표 최근치 직전 대비 장기 평균(10년)
NY연준 3개월 재취업 확률 44.9% –5.8%p 55.7%
7월 퇴사율(Quit Rate, JOLTS) 2.1% –0.3%p 2.4%
8월 비농업 신규고용 +2.2만 명 예상치(7.5만 명) 훨씬 하회 +17.8만 명
실업률(U-3) 4.3% +0.4%p 4.7%
광의실업률(U-6) 8.1% +0.6%p 8.6%

표에서 보듯 재취업 자신감·퇴사율·신규고용이 동반하락하고 있다. 이는 ① 고용주가 임금 인상과 신규채용에 신중해졌고 ② 근로자는 경직된 채용 시장을 의식해 현 직장에 머무르는 경향이 강화됐다는 뜻이다.

주목

2. 구조적 원인 : 팬데믹 후유증·금리·자동화 삼중 압력

  1. 재정·통화 부양의 후퇴 – 2020~2021년 초저금리와 막대한 재정지출이 수요 측 초과열을 낳았으나, 2023년 이후 재정브릿지가 제거되고 연준의 누적 525bp 긴축이 가계·기업의 자금 사정을 급격히 죄고 있다.
  2. 자동화·생성형 AI 확산 – 사무직·백오피스에서 AI 파일럿 프로젝트가 대량 전개되며 초급·중간관리 일자리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 뉴욕대 스턴스쿨 추산에 따르면 2024~2030년 중 AI 대체 위험 직무 비중은 전체 고용의 11.3%로, 팬데믹 이전 전망(4.6%)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3. 고용비용 상승 대비 기업의 ROI(투자수익률) 재검토 – 팬데믹 기간 20% 넘게 뛰었던 평균 시급 상승률은 최근 3%대로 둔화됐으나, 여전히 생산성 증가율(2% 내외)을 상회해 기업은 비용 구조 조정을 병행하고 있다.

3. 장기 파장 : 2025~2027년 거시·시장 전망

3-1. 소비 및 성장

소비 여력 위축 – 노동소득 증가세 둔화+재취업 불안→저축률 방어적 축적 전환. 2024년 3.9%까지 떨어졌던 가계 저축률이 2026년 6%까지 복귀할 것이란 CBO 시나리오가 우세하다. 이는 가처분소득 대비 소비 탄력성을 20%P가량 낮춰, 실질 GDP 성장률 경로를 0.3~0.4%p 끌어내리는 효과가 있다.

3-2. 물가

서비스 물가→완만한 둔화 – 임금이 핵심 투입요소인 서비스 CPI는 노동시장 냉각이 본격화돼야 하락 속도가 가팔라진다. 필자는 2026년 말까지 근원 CPI가 연 2.5% 안착, Fed 목표치(2%)는 2027년 초에나 달성될 것으로 본다.

3-3. 연준 정책

  • 2025년 9월 FOMC – 첫 25bp 인하 유력
  • 2026년 상반기 – 총 75bp 추가 인하, 정책금리 3.25% 도달
  • 그러나 완화 속도는 기대보다 더딜 것. 이유: 서비스·주거 물가 점착성, 정치적 압력(트럼프 행정부의 재정확장)→“중립금리 상향 고착” 시나리오

4. 자산시장 영향·투자전략

① 채권단기물은 연준 인하 선반영으로 수익률 피크아웃, 장기물은 재정적자·공급 부담으로 변동성 지속. 10년물 금리 2026년 평균 3.50% 전망. 포트폴리오 제언: 1–3년 국채 ETF 비중 확대, 장단기 바벨 전략.

② 주식 – 경기둔화+완만한 금리 하락→이익 성장률 차별화.

주목
  • 고품질 배당주·방어적 섹터(헬스케어·필수소비재) 리레이팅 여지.
  • AI 자동화 수혜 세미·클라우드 인프라는 사실상 노동집약 대체제로 구조적 성장.

③ 부동산·REITs – 고용 둔화는 오피스 공실률 추가 상승 압력. 다만 주거·데이터센터 REITs는 견조. 캡레이트 스프레드(10Y 국채 대비 NOI 수익률)가 2.8%p 이상으로 벌어질 때 선택적 저가 매수 가능.

④ 달러·원자재 – 연준·ECB 동시 인하로 달러 인덱스는 2026년 95선까지 완만한 하락세 복귀. 경기 둔화 국면에서 금은 안전자산 역할 강화, 산업용 금속은 부진.


5. 기업·정책 대응 시나리오

기업 – ‘채용 대신 자동화’ 가속. ① AI-RPA 도입 ROI 검증 단계에서 대규모 전사 확대 단계로 전환 예상. ② 인력 구조조정은 물가-정책 변수를 지켜보며 점진 실시.

정책 – 트럼프 정부는 제조업 리쇼어링 인센티브+이민 단속 강화라는 상충 정책을 병행. 이는 일시적 인력난→임금 재상승→스태그플레이션 리스크를 증폭시킬 수 있다. 필자는 “고급기술 인력 이민 쿼터 확대 + 저숙련 불법고용 단속”으로 투트랙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6. 리스크 체크리스트

  • 노동시장 급경사 후퇴 – 실업률 5% 돌파 시 ‘침체 시그널’ 점등.
  • 임금-물가 나선 – 노동공급 감소가 되레 임금 재상승을 자극할 경우, 연준이 긴축 재개할 가능성.
  • 정책 불확실성 – 관세 소송·예산 교착 등 정치 변수.
  • AI 윤리·규제 – 자동화 확산 속도가 규제에 막힐 경우 생산성 기대 미달.

7. 기자의 전문적 통찰

노동시장의 냉각은 단순 경기사이클 요인이 아니다. ① 기술 대체, ② 인구학적 구조, ③ 정책 혼선이 얽힌 ‘3D 구조적 전환’이 진행 중이다. 고용 탄성적 회복(채용 확대 기반 회복)이 아닌, 생산성 중심 회복에 대비해야 한다. 즉 기업·투자자·정책당국 모두 ‘고용 없는 성장’ 시나리오를 기본값으로 설정하고, 생산성·기술·재교육·세이프티넷 확충에 주력해야 한다. 2020년대 후반 미국 경제는 ‘느린 성장+완만한 디스인플레이션+고금리 평형’에 안착할 공산이 크다.

투자 관점에서 이는 “퀄리티, 현금흐름, 구조적 성장” 키워드가 장기 초과수익을 결정짓는 환경이다. 변동성은 기회며, ‘빅 스테이’가 야기할 소비·주거 패턴 변화를 선제적으로 포착하는 자가 향후 5년 알파를 누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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