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하락과 고배당이 만나는 지점에서 가치 투자자의 기회가 열린다. 전통적인 수익원인 배당이 S&P500 지수의 1.2% 수준까지 떨어진 가운데, 미국 개인투자자 커뮤니티에서는 더 높은 현금흐름을 제공하는 종목으로 시선이 옮겨지고 있다.
2025년 9월 7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펩시코(PEP), 코노코필립스(COP), 왓스코(WSO) 등 세 종목이 ‘급락 고배당주’로 주목받고 있다. 이들 종목은 주가 조정 국면에도 불구하고 각각 3.0%~3.8%의 상대적으로 높은 시가배당률을 제공한다.
1. 펩시코 – 행동주의 펀드의 40억 달러 베팅
“펩시는 좋은 패를 갖고 있지만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 엘리엇 매니지먼트
글로벌 스낵·음료 기업 펩시코는 2일 행동주의 투자펀드 엘리엇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가 약 40억 달러(지분 2%)를 매입했다는 소식으로 이목을 끌었다. 75쪽에 달하는 발표 자료에서 엘리엇은 펩시코가 보유한 브랜드 파워와 국제 다각화에 비해 주가가 과도하게 저평가됐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펩시코의 순이익 전망을 반영한 2026년 선행 PER 18.5배는 지난 10년 평균(26.2배)에 크게 못 미친다. 그 결과 최근 5년간 주가는 제자리걸음을 했고, 같은 기간 소비재 섹터 ETF는 20% 넘게 올랐다. 엘리엇은 경영진에 대해 주주가치 극대화를 촉구할 가능성이 높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두 갈래 선택지가 존재한다. 첫째, 엘리엇의 관여를 ‘촉매제’로 보고 지금 매수해 배당수익률 3.8%과 53년 연속 배당 인상 기록을 누릴 수 있다. 둘째, 실적 개선이 가시화될 때까지 관망하는 전략이다. 다만 행동주의 펀드의 개입은 단기간에 경영 불확실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2. 코노코필립스 – 유가 하락이 만든 역설적 기회
미국 최대 독립 탐·개·생산(E&P) 기업 코노코필립스는 지난 1년간 주가가 13% 하락했다. 같은 기간 서부텍사스유(WTI) 가격이 10.7% 떨어진 점을 감안하면 에너지주 특유의 가격 연동성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다.
그러나 경영진은 2025년 세제 혜택과 투자 지출 축소에 힘입어 2H25 자유현금흐름(FCF) 반등을 자신하고 있다. 월가 컨센서스 역시 2025년 약 80억 달러, 이후 추가적인 FCF 확대를 전망한다. 특히 최근 5년 평균 배당성향 42.3%는 저유가 국면에서도 안정적 배당 지속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TIP: 자유현금흐름(Free Cash Flow)이란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에서 설비투자(CapEx)를 차감한 값으로, 배당·자사주 매입의 재원이다.
현재 코노코필립스의 선행 배당수익률 3.2%는 동종 ‘슈퍼메이저’ 대비 매력적이다. 유가 변동성에 대한 위험 허용도가 있다면, 주가 조정을 분할매수 기회로 삼을 수 있다.
3. 왓스코 – HVACR 시장 대표주가 받은 일시적 역풍
왓스코는 북미 최대 HVACR(냉난방·냉동) 부품 유통사다. 2025년 들어 주가가 16.6% 하락하면서 배당수익률은 3%대로 상승했다. 조정 배경은 ▲신규 주택 건설 둔화 ▲국제 시장 약세 ▲봄철 저온(교체 수요 악화) ▲미국 A2L 냉매 전환으로 인한 공급망 혼선 등이다.
그러나 동사는 고도로 분산된 유통 시장에서 지속적 인수·합병(M&A)으로 성장해 왔다. 소형 업체를 흡수해 규모의 경제, 제품 다변화, 디지털 플랫폼을 제공하면서 ‘네트워크 효과’를 극대화한다.
전문가 시각: “수년간 이어진 인수 전략과 재무 건전성을 고려할 때, 현 조정은 장기 투자자에게 드문 매수 구간” – 산업 애널리스트 의견
냉매 전환 교체주기가 본격화되고, 주택 시장이 회복될 경우 매출 레버리지 효과가 두드러질 전망이다. 2026~2027년 실적 개선이 가시화되면 배당 성장 스토리도 재조명될 수 있다.
기자가 본 투자 포인트
세 종목 모두 “주가 조정 + 고배당”이라는 공통분모를 갖는다. 다만 위험 요인은 각기 다르다. 펩시코는 경영 효율화와 브랜드 프리미엄 회복, 코노코필립스는 유가 사이클, 왓스코는 산업수요 회복이 관건이다. 필자는 현금흐름 안전성과 배당 지속성을 중시하는 투자자라면 코노코필립스를, 리테일 소비 트렌드 반등을 기대한다면 펩시코를, 건설·리모델링 업황 회복을 선제적으로 담고 싶다면 왓스코를 제안한다.
결론적으로, 9월 시장 변동성이 커질수록 장기 배당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기회가 확대된다. 다만 배당만을 보고 진입하기보다는 실적·현금흐름·산업 사이클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