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약
2025년 9월 초 30년 만기 미국 국채수익률이 5% 선을 돌파했다. 팬데믹 직후 1.2%까지 추락했던 금리가 불과 4년 만에 400bp(베이시스포인트) 넘게 치솟은 것이다. 이는 일시적 변동이 아닌 구조적 전환일 가능성이 높다. 본 기사는 장기금리 상시 고점화가 수익률 곡선, 기업 밸류에이션, 주택시장, 연준 통화정책, 재정·외교 전략에 미칠 10년 이상의 파급효과를 심층적으로 조망한다.
1. 금리 체제의 구조적 전환, 왜 시작됐나
1) 거시 환경 변화
- 재정적자 상시화: 2024 회계연도 연방적자는 1조9,000억 달러(GDP 대비 7.1%). CBO는 2034년 적자를 3조 달러로 전망한다.
- 국채 순공급 급증: 2025~2030년 미 재무부 순발행 규모는 연평균 1조7,000억 달러로 추정된다. 표 1 참조.
- 연준의 QT(양적 긴축): 2024년 하반기부터 월 600억 달러 규모 국채 만기분을 재투자 없이 축소. Fed 보유 비중은 팬데믹 고점(25%) → 2025년 19%로 하락.
- 글로벌 저축·투자 균형 붕괴: 독일·일본 고령화, 중동 경제 다각화로 과잉저축이 둔화되고, 미국 인프라·국방·친환경 투자 수요가 급등.
2) 정치·제도 리스크
트럼프 행정부는 2025년 들어 연준 인사 교체, 관세 전면 재검토, 국채 금리상한제 검토 등을 공론화했다. “정책 예측 불확실성”이 위험프리미엄을 상시적으로 가중시키는 배경이다.
2. 수익률 곡선의 ‘새로운 정상’
구간 | 2020 저점 | 2025 9월 | 2030 전망* |
---|---|---|---|
3M | 0.05% | 4.90% | 3.50% |
2Y | 0.10% | 4.60% | 3.80% |
10Y | 0.51% | 4.45% | 4.20% |
30Y | 1.20% | 5.05% | 4.70% |
*記者 추정: 재정·인구·인플레이션 시나리오 중간값 기준.
곡선은 ‘역전 → 평탄화 → 가파른 정배열’ 3단계를 거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중립금리(r*) 상향과 인플레이션 기대 하방 경직이 동시 진행되는 전형적 고금리 균형 구도다.
3. 자산 클래스별 장기 파급효과
3.1 주식시장
- 할인율 상승: 10년 만기 무위험이자율이 2%p 높아지면 S&P 500 합리적 PER는 21배→16배로 하락.
- 팩터 리턴 재편: 저금리 시절 효자였던 모멘텀·그로스 프리미엄이 축소되고, 밸류·퀄리티·캐시플로우 팩터가 상대 강세를 보일 전망. 구루리서치(Validea) 데이터에 따르면 PER 15배 이하·순현금 기업 포트폴리오는 4%p 초과수익 예상.
- 섹터 로테이션: IT·커뮤니케이션 비중은 2025년 38%에서 2030년 32%로 완만히 낮아지고, 에너지·금융·산업재 비중이 확대될 가능성.
3.2 주택시장
30년 고정 모기지 평균금리가 6% 중반에 안착할 경우, 주택가격-소득비율(HAPI)은 역사적 평균 대비 20% 고평가 상태를 유지한다. 가격 급락 대신 ‘거래절벽+정체’가 장기화될 공산이 크다.
3.3 기업 부채·신용시장
- IG(투자등급) 스프레드는 중립 시나리오에서 170bp 내외, HY(하이일드)는 550bp 내외로 상승 예상.
- ‘이자보상배율<2배’ 기업 비중은 2024년 13%→2026년 22%로 증가 전망. 좀비기업 솎아내기 효과와 실업률 상승 리스크가 동시 노출.
3.4 은행·보험·연금
HTM(만기보유) 자산평가 손실이 2024년 4,460억 달러→2025년 5,800억 달러로 확대될 수 있다. 그러나 신규 자산 재투자 수익률은 상승해 2027년 이후 순이익 반등 여지가 존재한다.
4. 연준 통화전략의 재정립
4.1 ‘고금리·저실업’ 역설
8월 비농업 고용 2.2만 명 증가는 연준이 “소프트패치”로 규정했다. Fed 내부 중립금리 추정(Laubach-Williams 모델)은 2020년 0.3%→2025년 1.1%로 상향. 즉 정책금리를 3%대로 인하해도 통화긴축 효과가 유지되는 구조다.
4.2 정책 도구 가능성
- 가다나 비율(Gadana Rule) 도입: 장단기 금리차가 -100bp 미만이면 QT 속도를 자동 감속.
- 스텝다운 QT: 월 600억→300억 달러로 점진 완화 후 2027년 종료.
- 선제적 MMLR(대형은행 총레버리지비율) 완화: 은행 채권소화 능력 회복 유도.
5. 연방 재정과 정치경제
관심의 핵심은 이자지출/세입 비율이다. CBO 기준 2025년 14%, 2030년 18%, 2035년 23%에 도달한다. 국방·사회보장·의료를 제외한 ‘가변비용’ 여지가 사실상 소멸한다.
5.1 정책 시나리오
- 세수 확충: 법인세율 21%→25% 회귀 시 10년간 1.3조 달러 확보.
- 지출 절감: 메디케어 약가협상 확대 시 10년간 4,200억 달러 절감.
- 국채 발행구조 다변화: 50년·100년 초장기물 상시 발행 검토.
- 부분적 YCC(수익률곡선관리): BOJ 모델을 착안, 30년물 4.5% 상단 캡 고려.
6. 글로벌 파급효과
6.1 달러·외환시장
고금리-고성장 조합이 달러 인덱스(DXY)를 110~115 레인지로 견인. 신흥국 통화는 ‘부채·수입 의존도’에 따라 이분화.
6.2 국제 자본흐름
미 국채 5% 수익률은 리스크프리미엄 0.7%p 증가와 같아, 글로벌 포트폴리오에서 미국 채권 비중이 35%→40% 안팎으로 상승 가능. 이는 유럽·EM 주식에 상대적 자금 유출 압력.
7. 투자·포트폴리오 전략
7.1 자산배분 원칙
① 듀레이션 바벨: 1년 미만 초단기 T-Bill + 7~10년 TIPS(물가연동채).
② 팩터 균형: 저평가·고현금흐름 대형주 40%, 고성장 AI 인프라 20%, 배당 성장 20%, 실물자산 20%.
7.2 ETF·인덱스 아이디어
- 채권: VGSH(초단기), TIP(중장기 물가연동).
- 주식: XLV(헬스케어 저변동), RYT(동일비중 기술), VTV(밸류 대형주).
- 리츠·인프라: VNQ·UGI.
7.3 위험관리 체크리스트
- 채권·주식 상관계수 ≥0.3 시 CTA(상품추세추종) 비중 5% 이상 확대.
- 30년 수익률 5.5% 돌파 시 포트폴리오 듀레이션 2년 미만으로 축소.
- 미 연준 대차대조표가 6조 달러 하회 시 금 ETF(IAU) 10% 전략적 편입.
8. 결론
고금리 패러다임은 “일시적 고비용”이 아니라, 향후 10년 미국 경제지형을 재설계하는 “구조적 디스럽터”다. 투자자는 ① 할인율 상승에 따른 밸류에이션 컴프레션, ② 정부·민간의 자본조달 재편, ③ 연준·재정정책의 협조 필요성을 동시에 점검해야 한다. 역사적으로 고금리 시기에 혁신의 씨앗도 함께 뿌려졌다. 필자가 제시한 ‘듀레이션 바벨+팩터 균형’ 전략은 변동성을 기회로 전환하는 실전 해법이 될 것이다.
장기금리 5% 시대, 투자의 첫 관문은 위험을 이해하고 가격에 반영하는 일이다. 답은 숫자와 행동의 일치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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