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ICE 7월물 코코아 선물(CCN25)은 1일(현지시간) 전일 대비 ‑156달러(-1.76%) 하락한 8,677달러, 런던 ICE 5월물 코코아 선물(CAK25)은 ‑98파운드(-1.52%) 떨어진 6,372파운드에 거래되고 있다.
2025년 9월 2일, 나스닥닷컴이 인용한 Barchart 보고서에 따르면, 코코아 가격은 전반적인 약세 흐름을 보였으나 아직 주중 기록한 1주일 최저치 위에서 버티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소비 둔화와 관세 부담이 겹치면서 기존의 공급 타이트 현상이 무뎌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Hershey Co.는 이날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동시에 2분기에만 1,500만~2,000만 달러의 관세 비용이 추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보며 “가격 전가가 불가피해 소비 위축이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4월 30일 Mondelez International도 1분기 실적이 기대를 밑돌았다고 밝혔고, “경제 불확실성과 고가의 초콜릿 가격 때문에 간식류 구매를 줄이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수급을 둘러싼 변수도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블룸버그가 4월 28일 전한 바에 따르면, 나이지리아의 3월 코코아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24% 증가한 27,564톤을 기록했다. 나이지리아는 세계 5위의 코코아 생산국으로, 동 수치가 공급 압력을 키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내 ICE 인증 창고의 코코아 재고는 1월 24일 21년 만의 최저치(1,263,493포대)까지 줄어든 뒤, 4월 30일 기준 2,036,303포대로 반등해 6개월 반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재고 회복은 단기적으로 가격에 하방 압력을 가하는 재료다.
한편 최대 생산국인 코트디부아르의 수출 속도는 다소 둔화되는 모양새다. 현지 정부 자료에 따르면 10월 1일~4월 27일 누계 수출량은 150만 톤으로 전년 대비 12% 증가했으나, 지난해 12월까지 기록한 35% 증가율보다는 크게 낮아졌다.
“늦게 시작된 우기(雨期)로 중간 수확(mid-crop) 작황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Rabobank의 분석이 나오면서, 투자자들은 코트디부아르·가나 산지 여건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코트디부아르 중간 수확량은 40만 톤으로 작년(44만 톤) 대비 9% 감소할 것이라는 평균 전망치가 제시됐다. 중간 수확은 두 차례 연중 수확 가운데 규모가 작은 편이지만, 공급 균형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
수요 측면에서는 예상보다 양호한 분쇄(그라인딩) 데이터가 눈길을 끈다. 1분기 북미 분쇄량은 110,278톤(-2.5% y/y)으로, 시장이 우려했던 ‑5% 감소보다 낙폭이 작았다. 유럽(353,522톤, ‑3.7% y/y), 아시아(213,898톤, ‑3.4% y/y)도 마찬가지로 ‘덜 나쁜’ 성적표를 내놨다. 이는 가격 폭락을 일정 부분 제한하는 완충재 역할을 했다.
그러나 고율 관세와 지정학적 리스크가 결합되면서, 4월 초 뉴욕·런던 코코아 가격은 각각 1개월·5개월 최저치를 기록한 바 있다. 4월 10일에는 글로벌 초콜릿 제조 대기업 Barry Callebaut AG가 “코코아 가격 급등과 관세 불확실성 때문에 연간 매출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국제코코아기구(ICCO)*1는 2월 28일 발표에서 2024/25 시즌 세계 코코아 시장이 14만2,000톤 규모의 흑자(공급 초과)를 기록, 4년 만에 처음으로 균형이 ‘플러스’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보고서는 올해 세계 코코아 생산이 전년 대비 7.8% 증가한 484만 톤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가나는 코코아 규제기관 Cocobod가 12월 두 번째로 생산 전망을 하향 조정하며 2024/25 시즌 수확량을 617,500톤으로 제시했다(8월 추정치 65만 톤 대비 ‑5%). 공급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점에서 시장은 ‘팽팽한 줄다리기’ 상황에 놓여 있다.
ICCO는 2023/24 시즌 세계 코코아 적자가 44만1,000톤에 달해 60년 만의 최대였다고 집계했다. 같은 해 생산은 ‑13.1% 감소한 438만 톤, 재고/분쇄 비율은 27.0%로 46년 만의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개념 정리 및 시장 전망
ICE(Intercontinental Exchange)는 뉴욕·런던·싱가포르 등 세계 주요 지역에 선물 거래소를 운영하는 글로벌 파생상품 거래소다. 코코아·커피·설탕 같은 소프트 상품(soft commodities) 선물은 ICE에서 가장 활발히 거래된다. ICCO는 생산·소비국 간의 정보 교류 및 가격 안정을 위해 1973년 설립된 정부 간 기구로, 분기별 보고서를 통해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친다.
글로벌 무역 전쟁이 길어질 경우 코코아 가격은 고가 부담으로 인한 수요 위축과 주요 산지의 기상·병충해 리스크가 상쇄되는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관세가 초콜릿 가격을 밀어 올리면 소비 감소가 불가피하나, 동시에 산지의 생산 차질이 예상보다 심화될 경우 가격이 다시 급등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시장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재고 회복과 소비 둔화가 하방 요인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엘니뇨·라니냐 같은 기후 변수와 농가 투자 부족이 공급 사이클을 압박할 수 있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이에 따라 포지션 관리 시 가격 변동성 확대에 대비한 위험 관리 전략이 필수적이다.
*1 국제코코아기구(International Cocoa Organization). 52개 회원국(생산국 23, 소비국 29)으로 구성돼 있으며,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