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 크커넥티비티(TEL) 정량 분석】
글로벌 투자 리서치 플랫폼 발리디아(Validea)가 공개한 ‘마틴 즈웨이그 성장 투자 모델’ 평가 결과, 전자 계측·제어 장비 업종의 대형 성장주인 TE 커넥티비티 PLC(NYSE: TEL)가 62%의 총점을 기록하며 해당 전략이 요구하는 핵심 지표 상당수를 충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9월 2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발리디아는 현재 22가지 ‘구루(legendary investor)’ 전략을 추종하고 있으며, 그 가운데 마틴 즈웨이그 모델은 지속적이고 가속화되는 실적 성장에 가장 높은 가중치를 두는 것으로 유명하다. 일반적으로 동 모델에서 80% 이상이면 매수 관심, 90% 이상이면 강한 매수 관심으로 간주되지만, 62% 역시 대형주 가운데서는 견조한 평가로 해석된다.
■ 평가 세부 항목과 통과 여부
마틴 즈웨이그 전략은 ①P/E(주가수익비율), ②매출·EPS(주당순이익) 성장률, ③부채비율 등 13개 세부 항목을 점검한다. TEL은 다음과 같이 8개 항목 ‘패스(PASS)’, 5개 항목 ‘실패(FAIL)’ 판정을 받았다.
P/E 비율: PASS
매출 증가율 대비 EPS 증가율: FAIL
매출 성장률: PASS
현 분기 EPS: PASS
전년 동기 EPS: PASS
현 분기 EPS 증가율(+): PASS
최근 분기별 EPS 성장 추세: FAIL
현 분기 EPS 증가율 > 직전 3분기 평균: PASS
현 분기 EPS 증가율 > 장기 평균: PASS
EPS 지속성: FAIL
장기 EPS 성장률: FAIL
총부채/자기자본비율: PASS
내부자 거래 추세: PASS
특히 총부채/자기자본비율이 모델 기준을 통과해 재무 건전성이 확인됐으며, 직전 3개 분기 대비 가속화된 EPS 성장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다만 EPS 지속성과 장기 EPS 성장률 항목을 채우지 못해 ‘완벽한 성장 곡선’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 마틴 즈웨이그 모델이란?
마틴 즈웨이그(1942~2013)는 15년간 발간한 투자 추천 뉴스레터에서 연평균 15.9%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헐버트 파이낸셜 다이제스트’가 뽑은 위험조정 수익률 1위에 올랐다. 그는 “‘이익이 계속 빨라질수록 주가는 빨라진다’”는 철학 아래 성장 모멘텀, 적정 밸류에이션, 낮은 부채를 동시에 갖춘 기업 발굴에 집중했다. 실제로 그는 뮤추얼펀드·헤지펀드를 동시에 운용하며 뉴욕 피에르 호텔 최상층 7,000만 달러 펜트하우스를 소유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그의 모델은 △가속화된 분기별 EPS 성장 △매출 대비 EPS 성장률 우위 △낮은 레버리지를 핵심 잣대로 삼는다. 밸류 traps(저평가 함정)과 성장 traps(과대평가 성장주)를 피하려는 투자자에게 유용한 접근법으로 평가된다.
■ TEL, ‘대형 성장주’로서의 의미
TE 커넥티비티는 커넥터, 센서, 전장 부품 등을 제조·공급하는 글로벌 1위권 기업이다. 시가총액은 대형주(Large-Cap)로 분류되는 400억 달러(약 54조 원) 선이다. 대형주 중에서도 성장성을 유지하기란 쉽지 않지만, TEL은 최근 몇 년간 전기차·산업자동화 수요를 바탕으로 매출과 이익을 꾸준히 확장해 왔다.
이번 62% 평가는 ‘지금 당장 적극 매수’ 시그널은 아니더라도, “고평가 리스크는 크지 않으면서 성장 모멘텀은 유지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특히 높은 부채비율에 취약한 동종 업계 다른 기업과 달리, TEL은 안정적 부채 구조가 돋보인다.
■ 투자자 관점에서의 체크포인트
첫째, 80% 이상을 기록하지 못했다는 점은 ‘모멘텀 강도’가 완벽하지 않음을 시사한다. 매 분기 EPS 성장률이 고르게 유지되는지 추가 관찰이 필요하다.
둘째, 성장 대비 밸류에이션 지표로 활용되는 PEG(주가/이익성장률) 수치가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도 변수다. PEG가 1.0 이하라면 저평가, 1.5 이상이면 고평가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PEG 확인은 필수 과제다.
셋째, 2024~2025 회계연도 산업 전반에 불고 있는 AI 및 전장화 투자 사이클이 TEL 매출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 전문가 의견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은 대체로 “성장 안전판이 있는 ‘퀄리티 성장주’”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다만 최근 미국 장기금리 상승과 지정학적 불확실성 탓에 대형 성장주 전반에 대한 밸류에이션 압박이 심화되는 만큼, 현금흐름 추정치와 프리캐시플로(FCF)를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일반 투자자라면 ‘부분 매수 후 분기 실적 확인 → 추가 매수 여부 결정’과 같은 단계적 접근이 위험 관리 측면에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알아두면 좋은 용어
Large-Cap: 보통 시가총액 100억 달러 이상 기업을 의미한다.
P/E(주가수익비율): 주가를 주당순이익(EPS)으로 나눈 값. 숫자가 낮을수록 이익 대비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는 뜻이다.
EPS 지속성: 분기별 이익 증가가 몇 분기 연속 유지되는지를 평가하는 지표.
총부채/자기자본비율: 자본 구조 안정성을 나타내는 대표 지표로, 낮을수록 재무 부담이 적다.
■ 결론
TE 커넥티비티는 마틴 즈웨이그 모델 기준으로 ‘합격’과 ‘불합격’이 혼재돼 있지만, 대형 성장주로서 성장성·밸류에이션·재무 안정성 사이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돋보인다. 향후 몇 분기 실적이 가속 성장 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면, 모델 점수 80% 상향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