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베스트, 슈타다 과반 지분 인수
영국계 사모펀드 캡베스트 파트너스(CapVest Partners LLP)가 독일 제약사 슈타다 아르츠나이미텔(Stada Arzneimittel AG)의 과반 지분을 사들인다. 종전 최대주주였던 베인 캐피탈(Bain Capital)과 신벤(Cinven)은 이번 거래를 통해 경영권을 넘기고, 소수지분만 보유한 채로 물러나게 된다.
2025년 9월 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세 당사자는 공동 성명을 내고 거래가 2026년 상반기 중 마무리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거래 금액을 포함한 세부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베인 캐피탈과 신벤은 2017년 75억 유로 규모의 인수·합병(M&A)을 통해 슈타다를 비상장사로 전환한 뒤 8년간 기업가치를 키워 왔다. 2017년 당시 슈타다는 주로 제네릭(복제약) 생산에 집중했으나, 두 투자사는 공격적인 M&A를 통해 소비자 건강관리(Consumer Healthcare), 제네릭, 전문의약품(Specialty Pharmaceuticals) 부문을 아우르는 다각화된 헬스케어 플랫폼으로 변모시켰다.
실적 측면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 회사 측에 따르면 2024회계연도 매출은 40억6,000만 유로를 기록했으며, 조정 EBITDA는 8억8,600만 유로에 달했다. *EBITDA는 감가상각·무형자산상각·이자·세금 차감 전 이익을 의미한다. 전 세계 임직원 수는 약 1만1,600명이다.
베인·신벤은 8년간 25건 이상의 굵직한 인수를 성사시켰다. 대표적으로 존슨앤드존슨의 니조랄(Nizoral) 브랜드, 체코 건강기능식품 기업 월마크(Walmark), 그리고 GSK·사노피로부터의 소비자 건강 부문 포트폴리오를 들 수 있다.
슈타다의 최고경영자(CEO) 피터 골트슈미트(Peter Goldschmidt)는 성명에서 “베인과 신벤의 지원 덕분에 국제적 입지를 강화하고 혁신 역량을 대폭 높일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베인 캐피탈 파트너 미하엘 지프케(Dr. Michael Siefke)는 “우리는 소비자 헬스케어·제네릭·전문의약품 세 축을 동시에 강화했다”고 자평했다. 신벤 공동관리 파트너 수프라즈 라자고팔란(Supraj Rajagopalan) 역시 “디지털 전환, 운영 효율화, 지배구조 개선에 집중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용어 해설
• 제네릭 의약품(Generic)은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약물과 동일 성분·동등 효능을 지닌 복제약으로, 연구개발 비용이 적어 가격 경쟁력이 높다.
• 소비자 헬스케어(Consumer Healthcare)는 일반의약품(OTC), 영양제, 위생용품 등 일상 건강 관리 제품을 포괄한다.
• 전문의약품(Specialty Pharmaceuticals)은 희귀질환 치료제·바이오의약품처럼 고부가가치가 높은 맞춤 치료제를 가리킨다.
캡베스트는 헬스케어 분야 투자에 특화된 런던 소재 사모펀드다. 이번 거래가 종결되면 슈타다의 새 최대주주가 되지만, 베인과 신벤도 소수지분을 유지하며 일정 부분 경영 참여를 이어갈 전망이다.
M&A 자문은 제프리스(Jefferies)와 로스차일드(Rothschild & Co)가 공동으로 맡고 있다. 거래 금액, 지분율 등 구체적인 조건은 아직 비공개다.
전문가 시각
필자는 이번 거래를 유럽 제약·헬스케어 시장 재편의 신호탄으로 해석한다. 미·중 자본이 대규모로 유입되던 최근 추세 속에서, 유럽계 사모펀드가 헬스케어 자산을 서로 매각·인수하며 내부 생태계를 강화하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슈타다는 확실한 현금흐름(OTC·제네릭)과 성장 잠재력(스페셜티)을 모두 갖춘 ‘안정형 성장 스토리’로 평가받는다. 향후 캡베스트의 R&D 투자, 추가적 지역 확장이 구체화되면 기업가치가 한 단계 더 레벨업될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2026년 이후 재상장(IPO) 가능성도 점친다. 다만 기업공개가 성사되려면 추가적인 매출·수익성 증대와 ESG·규제 컴플라이언스 강화가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