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그(Chegg Inc., 티커: CHGG)가 인공지능(AI)을 전면에 내세워 사업 모델을 재구성하며 위기 극복에 나서고 있다. 2분기 실적에서 매출·가입자 수가 동반 급락했음에도, 경영진은 AI 기반 효율성 제고와 제품 혁신으로 반등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2025년 9월 1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체그는 2025 회계연도 2분기 매출 1억 5,100만 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36% 감소했다. 핵심 수익원인 구독 서비스 매출은 39% 줄어든 8,970만 달러로 집계됐고, 총 가입자는 40% 급감한 260만 명에 그쳤다. 회사 측은 구글 ‘AI 오버뷰(Overviews)’ 도입으로 검색 트래픽이 감소한 점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AI는 체그가 선택한 생존 해법이다. 회사는 Chegg Study 플랫폼 전반에 AI를 심층적으로 탑재해 Solution Scout, AI 자동 플래시카드 생성기 등 신기능을 출시했다. 경영진은 “사용자 체류 시간·재등록률·만족도가 모두 개선됐다”고 밝혔다. 동시에 AI를 활용한 업무 자동화로 비용 구조가 대폭 개선돼, 2분기 Non-GAAP 운영비용이 33% 감축됐다. 그 결과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조정 기준 EBITDA 2,310만 달러를 기록했다.
버수(Busuu)·스킬스(Skills): 미래 성장 동력
체그가 2021년 인수한 버수는 AI 기반 언어 학습 플랫폼으로, 2분기 매출이 15% 늘어났다. 특히 B2B(기업 간 거래) 부문 매출이 39% 급증하며 외형 성장을 견인했다. 직무역량 학습 서비스 스킬스 역시 전분기 대비 수강 등록이 16% 증가하며 고무적인 흐름을 보였다. 회사는 두 사업 부문을 ‘장기적 성장 엔진’으로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AI가 비용을 줄이는 단계를 넘어 실질적 매출 성장을 창출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 체그 경영진
치열해지는 에듀테크 경쟁
체그의 고민은 경쟁사 전략과도 맞물린다. 코세라(Coursera, 티커: COUR)는 AI 맞춤형 학습·기업 파트너십을 무기로 전문역량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이는 체그가 집중 육성 중인 스킬스 사업과 직접 겹친다. 한편 듀오링고(Duolingo, 티커: DUOL)는 글로벌 7,400만 MAU(月간활성이용자)를 보유한 언어 학습 강자로, AI를 적극 도입해 수학·리터러시(문해) 영역까지 확장 중이다. 체그의 버수가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듀오링고의 브랜드 파워와 자본력을 고려할 때 AI 주도 학습 시장은 이미 ‘레드오션’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주가·밸류에이션 동향
체그 주가는 최근 3개월간 41.3% 급등하며 새 국면을 맞았다. 그러나 선행 12개월 P/S(주가매출비율) 0.42배로 업계 평균 대비 여전히 할인 거래되고 있다.*1 투자심리는 비용 절감 효과와 AI 신규 서비스에 대한 기대를 반영했으나, 가입자 감소 추세가 반전되지 않을 경우 밸류에이션 재조정 위험도 상존한다.
Zacks Investment Research는 체그에 대해 Zacks 랭크 #1(Strong Buy) 등급을 부여했다. 시장 예상치도 긍정적으로 바뀌어, 2025 회계연도 주당순손실(EPS) 컨센서스 전망치는 최근 30일간 0.40달러 손실에서 0.11달러 손실로 대폭 축소됐다. 동시에 2025년 매출 전망치는 전년 대비 33.8%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용어 해설
EBITDA란 ‘이자·세금·감가상각·무형자산상각 차감 전 영업이익’을 의미해, 기업의 현금창출력을 가늠하는 지표다. P/S 비율은 시가총액을 연매출로 나눈 값으로, 수치가 낮을수록 ‘저평가’로 해석된다. Zacks Rank는 미국 증권정보업체 잭스(Zacks)가 실적 추정치 변화·모멘텀 등을 종합해 매기는 1~5단계 주식 등급 체계다.
전문가 시각과 향후 관전 포인트
AI 도입은 분명 비용 효율성과 서비스 혁신을 동시에 촉발하고 있다. 그러나 ‘검색 트래픽 감소→가입자 감소’ 현상이 구조적일 가능성을 간과해선 안 된다. 일단 체그는 단기적으로 EBITDA 마진을 방어해 투자심리를 유지하고 있지만, 완만한 매출 반등 없이는 주가 재평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업계 판도 역시 빠르게 바뀌고 있다. 코세라는 ‘대학 강의-기업 교육-자격증’으로 이어지는 수직 통합형 생태계를 구축 중이며, 듀오링고는 데이터 규모를 이용해 AI 모델 학습 정확도를 높이고 있다. 이에 따라 체그가 ‘차별화된 학습 경험’을 제시하지 못하면, 비용 절감만으로는 시장 지위를 방어하기 어렵다.
시장에선 3분기 가이던스(매출 7,500만~7,700만 달러)를 ‘보수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전략적 검토(Strategic Review)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인수·합병, 자산 매각, 신규 파트너십 등 모든 옵션이 열려 있다는 점에서, 향후 1~2개 분기는 체그의 체질 개선 여부를 가늠할 결정적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1 동일 업종 평균 P/S는 약 2.1배(잭스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