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소재 사모펀드 캡베스트 파트너스(CapVest Partners)가 부채를 포함해 약 100억 유로(미화 117억 달러) 규모로 독일 제약업체 스타다 아르츠나이미텔(Stada Arzneimittel AG)을 인수하는 막바지 협상에 돌입했다.
2025년 9월 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거래 조건이 사실상 확정 단계에 이르렀으며, 최종 발표는 이르면 월요일(현지 시각)에도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협상 상황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은 “남은 변수만 해소되면 곧바로 공식 발표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캡베스트는 스타다의 기존 대주주인 베인캐피털(Bain Capital)과 신벤(Cinven)으로부터 지분 100%를 인수하는 구조를 추진 중이다. 베인과 신벤은 2017년 약 53억 유로에 스타다를 사들인 이후 8년 만에 엑시트(exit·투자금 회수)를 모색해 왔다.
앞서 진행된 매각 논의는 기업 가치 평가는 물론, 잠재적 법적 책임(소송·규제 리스크) 문제로 난항을 겪었다. 양측이 잠정 중단을 선언하자 베인·신벤은 기업공개(IPO) 카드까지 검토했으나, 캡베스트가 조건을 상향 조정하며 협상 테이블로 복귀하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이번 거래는 올해 유럽 사모펀드 업계 최대 규모 엑시트 중 하나가 될 전망”*업계 관계자 발언
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사모펀드 업계는 장기간 보유한 포트폴리오 자산을 매각해 투자자(LP)에게 자금을 환급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금리 상승기와 지정학적 불확실성으로 인수·합병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대형 딜 성사는 시장 심리 개선에 긍정적 신호를 줄 수 있다는 평가다.
스타다는 독일 바트빌벨에 본사를 둔 제약사로, 소비자 건강(Consumer Health) 제품과 제네릭(Generic Medicines), 전문치료제(Specialty Drugs)를 생산·판매한다. 1895년 협동조합 형태로 출범한 이 회사는 130개국 이상에 제품을 공급하며, 특히 감기약 ‘그리포스탄’, 두통약 ‘니물리드’ 등으로 독일·동유럽에서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구축했다.
용어 풀이 및 배경 설명reader’s note
• 바이아웃(Buyout)은 사모펀드가 기업 지분을 모두 또는 대부분 매입해 경영권을 확보하는 투자 방식이다.
• 사모펀드(Private Equity, PE)는 다수 투자자로부터 모은 자금을 비공개로 운용해 주식·부동산·채권 등을 매입한 뒤, 기업 가치 제고 후 되팔아 차익을 실현한다.
• IPO(Initial Public Offering)는 기업이 주식을 일반 투자자에게 최초로 공개해 자금을 조달하는 절차다.
시장 전문가는 “캡베스트가 스타다 인수에 성공하면 유럽 제약·헬스케어 섹터에서 공격적 확장 전략을 본격화할 것”이라며, 스타다가 보유한 브랜드·생산 네트워크·R&D 역량이 대규모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일각에서는 인수 후 차입 부담을 지적한다. 부채를 포함한 거래가 100억 유로에 달할 경우, 레버리지 비율(차입금/EBITDA) 관리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른다. 유럽중앙은행(ECB)의 긴축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금리 변동이 이자 비용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지켜봐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스타다의 경우 안정적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OTC(처방전 없는 일반의약품) 부문이 탄탄해, 금리 리스크를 일정 부분 상쇄할 여력이 있다”면서도 “경쟁 심화와 원가 상승이 실적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스타다를 인수한 뒤 상장 재추진 또는 부분 매각을 통한 회수 전략을 선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근 글로벌 사모펀드들은 3~5년 이내 ‘포트폴리오 기업을 재매각하거나 상장해 수익을 실현’하는 방향으로 전략 주기를 단축하는 추세다.
이번 거래가 실제로 마무리될 경우, 2025년 유럽 M&A 시장은 헬스케어와 소비재 융합 영역에서 대형 트렌드가 형성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IBK투자증권 유럽 담당 애널리스트는 “PE 자금이 몰리는 분야는 곧 중장기 투자 테마로 연결될 공산이 크다”고 분석했다.
시장 참여자들은 이제 캡베스트와 스타다, 그리고 베인·신벤의 최종 결정을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