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3대 지수가 기술주 매도세에 밀려 동반 하락했다. 30일(현지시간) S&P500지수(SPY)는 전일 대비 -0.64% 내린 5,127.34포인트에,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DIA)는 -0.20% 떨어진 39,021.12포인트에, 기술주 비중이 큰 나스닥100지수(QQQ)는 -1.22% 급락한 18,032.73포인트에 각각 장을 마쳤다.
2025년 8월 31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대표 주가지수 선물도 동반 약세를 나타냈다. 9월물 E-미니 S&P500 선물(ESU25)은 -0.68% 밀렸고, 9월물 E-미니 나스닥100 선물(NQU25)은 -1.31% 급락했다.
특히 반도체·컴퓨터 하드웨어 업종이 급락장을 주도했다. 마벨 테크놀로지(MRVL)는 2분기 데이터센터 부문의 매출이 시장 기대치(15억2,000만 달러)를 밑돌며 -18% 폭락했다. 델 테크놀로지(DELL)도 인공지능(AI) 서버 부문 마진 압박이 부각돼 -8% 이상 빠지며 하드웨어 업종 전반을 끌어내렸다.
지표 부진과 소비심리 둔화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8월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1.5로 전월 대비 5.6포인트 급락, 예상치(46.0)와 확연한 격차를 보였다.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8월 확정치)도 58.2로 하향 수정돼 시장 기대(58.6)를 밑돌았다.
인플레이션 압력도 재부각됐다. 미 연준(Fed)이 선호하는 물가 지표인 7월 근원 PCE(개인소비지출) 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2.9%로 5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Fed의 중장기 목표(2%)를 여전히 웃돌아, 시장은 물가 안정을 위한 통화정책 경로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다만 소비 지표는 선전했다. 7월 개인소비지출은 전월 대비 0.5% 증가해 4개월 만에 최대폭을 기록했고, 개인소득도 0.4% 늘어나 시장 예상과 일치했다. 같은 달 근원 PCE 물가가 높았음에도, 견조한 소비가 경기 연착륙 기대를 뒷받침한다는 평가다.
연준 위원들의 비둘기파(완화적) 성향 발언도 주목된다. 크리스토퍼 월러 Fed 이사는 “노동시장 위험을 고려해 9월 FOMC에서 25bp(0.25%p) 금리 인하를 지지한다”고 밝혔고,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 역시 “머지않아 정책금리를 재조정할 시점”이라며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다.
“근원 인플레이션이 2% 부근으로 안정됐고, 시장 기대도 단단히 고정돼 있다면, 지연은 노동시장에 불필요한 부담을 줄 수 있다” — 월러 이사
연준의 완화 기조에도 관세 리스크는 상존한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전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디지털세와 중국 관세 공방을 이어가며 첨단 기술·반도체에 추가 관세를 경고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발효 시 미국 평균 관세율이 2024년 2.3%에서 2025년 15.2%로 뛰어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금리 시장에서는 9월 FOMC에서 25bp 인하 가능성을 88%, 10월 추가 인하 가능성을 55% 반영했다. 같은 날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2.4bp 상승한 4.227%에 마감했다. 독일·영국 국채도 물가 지표 상회를 반영해 동반 상승(가격 하락)했다.
근원 PCE란? 근원 PCE 물가 지수는 식품·에너지처럼 변동성이 큰 품목을 제외한 개인소비지출 가격 변동을 측정한다. CPI(소비자물가지수)보다 품목 가중치가 소비 패턴을 반영해 연준이 중시하는 지표다.
유럽·아시아 증시도 혼조였다. 유로스톡스50지수는 -0.83% 하락해 2주 최저치를 찍었으나,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37% 올랐다. 일본 닛케이225는 -0.26% 하락했다.
7월 ECB(유럽중앙은행) 소비자물가 기대가 1년·3년 모두 전월 대비 상승했다. 독일 8월 CPI는 전년비 2.1%로 예상치(2.0%)를 상회했고, 독일 실업은 오히려 9,000명 감소해 노동시장 견조함을 확인시켰다.
종목별로는 반도체주가 직격탄을 맞았다. 마벨(-18%) 외에도 램리서치(-4% 이상), 브로드컴·엔비디아·AMD가 -3% 이상 하락했다. ARM, ASML,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인텔, 온세미, 마이크론도 2% 넘게 밀렸다.
하드웨어 섹터에서는 델(-8% 이상) 외에 슈퍼마이크로컴퓨터(-5% 이상)와 휴렛팩커드엔터프라이즈(-2% 이상)가 동반 하락했다.
소비재에서는 울타뷰티(-7% 이상)가 실적 서프라이즈에도 “소비 둔화 가능성” 경고로 타격을 입었다. 캐터필러는 관세 리스크로 최대 18억 달러 역풍을 우려하며 -3% 하락, 다우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암호화폐 관련주도 약세였다. 비트코인 가격이 7주 만에 최저치를 찍으며 갤럭시디지털(-4% 이상), 코인베이스·마이크로스트래티지(-1% 이상)가 하락했다.
반면, 개별 호재가 있는 종목은 상승세를 보였다. 오토데스크(+9% 이상)는 2분기 매출(17억6,000만 달러)과 3분기 가이던스(18억~18억1,000만 달러)가 컨센서스를 상회했다. 암바렐라(+16% 이상)는 2분기 조정 EPS가 시장 예상을 세 배 이상 웃돌고, 2026년 성장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어펌(+10% 이상), 센티넬원(+6% 이상), 펩시코의 지분 확대 수혜를 입은 셀시어스(+5% 이상)도 상승했다.
관리형 헬스케어주는 방어주 성격에 힘입어 강세를 보였다. 몰리나헬스(+3% 이상), 엘러번스헬스·센틴(+2% 이상), 유나이티드헬스(+2% 이상) 등이 상승했고 휴마나·CVS헬스도 1% 넘게 올랐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S&P500 2분기 순이익 증가율은 9.1%로 시즌 개막 전 예상치(2.8%)를 크게 상회, 4년 만에 최대폭을 기록 중이다. 이미 95% 이상의 기업이 실적 발표를 마쳤으며, 그중 82%가 시장 기대치를 넘어섰다.
향후 일정: 9월 2일에는 아카데미 스포츠&아웃도어즈(ASO), 헬스이퀴티(HQY), 시그넷주얼러리(SIG), 지스케일러(ZS) 등이 실적을 발표한다.
한편, 본 보도 작성 시 (공시) 기사 작성자 리치 애스플런드 및 관련 기관은 언급된 종목에 대한 직접·간접적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