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 3대 지수 일제히 약세
현지 시각으로 8월 30일(금) 미국 증시는 S&P500 지수가 전장 대비 0.64% 하락한 5,112.42포인트에,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20% 떨어진 39,071.72포인트에, 나스닥 100 지수는 1.22% 내린 17,617.35포인트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같은 날 9월물 E-미니 S&P500 선물은 0.68%, 9월물 E-미니 나스닥 선물은 1.31% 각각 밀리며 정규장에서의 약세 흐름을 반영했다.
2025년 8월 31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하락은 기술주 전반의 급격한 매도세가 직접적인 요인으로 지적된다. 특히 마벨 테크놀로지가 2분기 데이터센터 매출 부진을 이유로 18% 넘게 폭락하며 반도체 업종 전반의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또한 델 테크놀로지스 역시 AI 서버 부문의 마진 압박을 인정한 뒤 8% 넘게 급락, 컴퓨터 하드웨어 섹터 전반에 충격을 줬다.
경제 지표 악화·물가 경고음
투자 심리를 더욱 짓눌렀던 것은 경기 선행지표와 물가지표의 엇갈린 결과다. 8월 MNI 시카고 PMI*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는 41.5로 전월 대비 5.6포인트 급락하며 예상치(46.0)를 크게 밑돌았다. 같은 날 발표된 미시간대 소비심리지수(8월 잠정)는 0.4포인트 하향 조정된 58.2로 집계돼 소비자 심리가 추가적으로 위축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반면 연준(미국 중앙은행)이 선호하는 7월 근원 PCE 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2.9% 상승해 5개월 만에 최고치에 올라 물가 압력이 여전함을 보여줬다. 이는 연준의 목표치(2%)를 여전히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긍정적 요인도 상존
부정적인 신호 속에서도 일부 지표는 경기의 하방 경직성을 확인시켰다. 7월 개인소비지출(Personal Spending)은 전달 대비 0.5% 증가해 4개월 만에 최대폭을 기록했으며, 개인소득도 예상치에 부합하는 0.4% 증가세를 이어갔다. 아울러 미시간대의 1년·5~10년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각각 4.8%, 3.5%로 예상치를 밑돌며 장기 물가 기대가 다소 완화됐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연준 인사들의 완화적 발언
시장에 단기적 안도감을 준 요인도 존재한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9월 FOMC 회의에서 25bp(0.25%p) 금리 인하를 지지한다고 밝혔으며, 3~6개월 내 추가 인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어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도 “조만간 통화정책을 재조정할 시점”이라고 언급하며 완화적 스탠스를 드러냈다. 이에 따라 연방기금선물(FF) 시장은 9월 회의에서의 25bp 인하 가능성을 88%로, 10월 회의에서의 추가 인하 가능성을 55%로 각각 반영하고 있다.
관세 불확실성 확대
무역 정책 측면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디지털 서비스세를 이유로 첨단기술 및 반도체에 대한 신규 관세와 수출 제한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점이 증시에 추가 압력으로 작용했다. 더불어 지난주에는 철강·알루미늄 관세 대상 품목을 오토바이·자동차 부품·가구 부품 등 400여 개 소비재로 확대했으며,인도산 제품에도 두 배에 달하는 관세를 부과할 방침을 시사하는 등 글로벌 무역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해외 증시·채권시장 동향
같은 날 유럽 증시는 유로 Stoxx 50이 0.83% 하락하며 2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37% 상승했고, 일본 니케이225는 0.26% 하락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근원 PCE 지표 발표 후 2.4bp 상승한 4.227%에 마감됐다. 독일 10년물 국채금리는 2.9bp 오른 2.724%, 영국 10년물 금리는 2.2bp 상승한 4.722%를 각각 기록했다.
주요 업종·종목 흐름
“반도체·컴퓨터 하드웨어株 일제히 급락… AI 기대효과보다 실적·마진 우려가 앞섰다.”
마벨(-18%), 램리서치(-4% 이상), 브로드컴·엔비디아·AMD(각 -3% 이상) 등 대형 반도체주가 크게 후퇴했다. ARM, ASML,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KLA, 인텔, 온세미컨덕터, 마이크론도 2% 이상씩 동반 하락했다.
델 테크놀로지스(-8%대), 슈퍼마이크로(-5%대), HPE(-2%대) 등 하드웨어 업체들도 마진 축소 전망에 약세를 면치 못했다. 화장품 소매업체 울타뷰티는 소비 둔화 경고로 7% 넘게 밀렸다. 캐터필러는 연간 18억 달러 규모의 관세 부담 전망을 내놓으며 3% 이상 하락, 다우 지수 하락에 기여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7주 최저치로 밀리자 갤럭시 디지털(-4%대), 코인베이스·마이크로스트래티지(각 -1%대) 등 암호화폐 관련주도 동반 약세를 기록했다.
강세 종목
반면 오토데스크(+9%대)는 2분기 매출(17.6억 달러)과 3분기 가이던스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며 급등했다. 앰배렐라(+16%대)는 실적 서프라이즈와 함께 2026년 매출 성장 전망을 상향 조정하며 급등했다. 어펌 홀딩스(+10%대), 센티넬원(+6%대), 셀시어스 홀딩스(+5%대) 등도 호실적·지분 확대 소식 등에 힘입어 상승 마감했다. 특히 셀시어스는 펩시코의 지분 확대(약 11%) 및 추가 이사 선임 소식이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실적 시즌 총평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집계에 따르면, S&P500 지수 편입 기업의 2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1% 증가해 애초 시장 예상치(2.8%)를 크게 상회했으며, 4년 만에 최대폭 성장세를 나타냈다. 이미 95% 이상이 실적 발표를 마무리한 가운데, 82%의 기업이 이익 전망을 상회한 것으로 집계된다.
향후 일정 및 주목 포인트
연준의 9월 FOMC 회의(16~17일)가 불과 보름 남짓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시장은 추가 물가·고용 지표 발표와 연준 인사들의 발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9월 2일에는 아카데미 스포츠&아웃도어스, 헬스이쿼티, 시그넷 주얼러즈, 지스케일러 등이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MNI 시카고 PMI: 미국 중서부 제조업체들을 대상으로 조사하는 경기 선행지표로, 50을 기준으로 경기 확장·수축을 가늠한다.
*PCE(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 미국 상무부가 발표하며 연준이 통화정책 결정 시 가장 중시하는 물가지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