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29일(현지시간) 기술주 중심의 매도세에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S&P500지수(SPX)는 ‑0.64% 내렸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DOWI)는 ‑0.20% 하락했으며, 나스닥100지수(IUXX)는 ‑1.22% 급락했다. 동시에 9월물 E-미니 S&P 선물(ESU25)은 ‑0.68%, 9월물 E-미니 나스닥 선물(NQU25)은 ‑1.31% 떨어졌다.
2025년 8월 31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기술주 약세가 증시 전반을 압박했다. 특히 마벨 테크놀로지 주가가 18% 넘게 급락하며 반도체 업종 전반을 끌어내렸고, 델 테크놀로지스 역시 AI 서버 수익성 악화 우려로 8% 이상 하락해 컴퓨터 하드웨어 종목의 낙폭을 키웠다.
투자 심리는 경제 지표 부진으로 추가 얼어붙었다. 8월 MNI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예상을 하회했고, 미시간대 소비심리지수도 하향 수정됐다. 여기에 연방준비제도(Fed)가 선호하는 물가 지표인 7월 근원 PCE 물가상승률이 5개월 만에 최고치(연 2.9%)로 올라 인플레이션 고착화 우려가 부각됐다.
다만 소비 지출은 견조했다. 7월 개인소비지출은 전월 대비 0.5% 늘어 4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세를 보였고, 7월 개인소득도 0.4% 증가하며 시장 예상과 일치했다. 미시간대 1년·5~10년 기대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하향 조정된 점, 그리고 크리스토퍼 월러 Fed 이사와 매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가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점은 주가 하락을 일부 제한했다.
주요 경제 지표 및 통화정책 발언
• 7월 근원 PCE 물가상승률: 연 2.9%(전월 2.8%)
• 8월 시카고 PMI: 41.5(전월 대비 –5.6p, 예상 46.0)
• 미시간대 8월 소비심리지수(확정치): 58.2(예상 58.6)
“기준금리를 지금 인하해야 한다.” – 월러 Fed 이사
월러 이사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25bp(0.25%포인트) 인하를 지지한다고 밝혔고, 데일리 총재 역시 “조만간 정책을 재조정할 시점”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연방기금선물(FF) 시장은 9월 회의에서 25bp 인하 가능성을 88%로 반영했고, 10월 추가 인하 가능성도 55%로 가격에 반영했다.
관세 리스크 재부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디지털세를 부과하는 국가에 맞대응해 첨단기술·반도체 제품에 추가 관세와 수출 제한을 검토하겠다고 경고했다. 앞서 철강·알루미늄 관세 확대와 인도산 제품 관세 인상(25%→50%)까지 더해지며 평균 관세율은 2024년 2.3% → 2025년 15.2%로 급등할 전망이다.
해외 증시·채권 시장 동향
유럽 Stoxx50 지수는 2주 만에 최저치로 -0.83% 하락했고, 일본 니케이는 ‑0.26% 마감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0.37% 상승하며 선방했다. 같은 날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4.227%(+2.4bp)로 올랐다. 독일 10년물 국채 금리도 독일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을 웃돌면서 2.724%(+2.9bp)로 상승했다.
시장 관심이 높은 근원 PCE는 소비자물가지수(CPI)보다도 Fed가 정책 판단 기준으로 삼는 지표다. 음식·에너지처럼 변동성이 큰 품목을 제외해 경기 흐름을 더 잘 반영한다는 이유에서다.
종목별 등락 현황
반도체주는 마벨 테크놀로지가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149억 달러·예상 152억 달러)을 내놓으며 18% 폭락한 데 따라 전반적으로 약세였다. 엔비디아·AMD·브로드컴이 3% 이상, ASML·인텔·마이크론이 2% 이상 밀렸다.
컴퓨터 장비주에서는 델 테크놀로지스가 2분기 영업이익(22.8억 달러·예상 23억 달러) 부진으로 8% 넘게 빠졌고, 슈퍼마이크로컴퓨터와 HP 엔터프라이즈 역시 동반 하락했다. 울타 뷰티는 소비 둔화 경고로 7% 미끄러졌으며, 캐터필러는 관세 비용이 18억 달러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밝히며 3% 넘게 하락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7주 최저치까지 밀리자 코인베이스·갤럭시디지털·마이크로스트래티지 등 가상자산 관련주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반면 오토데스크는 분기 매출(17.6억 달러)이 예상(17.2억 달러)을 웃돌고 3분기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해 9% 급등했다. 암바렐라(+16%), 어펌 홀딩스(+10%) 등은 실적 서프라이즈로 강세를 보였고, 보건관리(HMO) 업종도 전체적으로 올랐다.
향후 실적 일정(2025년 9월 2일)
아카데미 스포츠&아웃도어스(ASO), 헬스이퀴티(HQY), 사인넷 주얼러스(SIG), 지스케일러(ZS) 등이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리치 애스플런드 기자는 “해당 기사 작성 시점에 언급된 종목에 대해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아무런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본 기사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조언이 아니다.
용어 해설 및 기자 시각
• 시카고 PMI: 전미구매관리협회(NAPM) 시카고 지부가 발표하는 제조업 경기 선행 지표로 50 이상이면 경기 확장, 50 미만이면 수축을 의미한다.
• 근원 PCE: 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PCE)에서 음식·에너지를 제외한 값으로, Fed가 물가 목표(2%) 달성 여부를 판단할 때 가장 중시한다.
• FOMC: 연방공개시장위원회로 미국의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기구다.
• 연방기금선물(FF 선물): 시장이 예상하는 향후 Fed 정책금리를 수치화한 파생상품으로, 금리 인하·인상 가능성을 미리 가늠할 수 있다.
전문가 분석: 기술주 급락에도 불구하고 소비 지출이 견조하다는 점은 경기 연착륙 기대를 유지시킨다. 그러나 근원 PCE·관세 리스크·노동시장 강세가 맞물리며 인플레이션이 다시 고착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Fed가 9월에 실제로 금리를 인하한다면 주가에는 단기 호재가 될 수 있으나, 인플레가 재차 상승한다면 정책 신뢰도가 타격을 받을 위험도 상존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