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자문가가 밝힌 백만장자 고객의 4대 투자 불변 원칙

부(富)를 축적‧유지해 온 고액자산가들은 과연 어떤 원칙으로 투자 전략을 세울까. 미 금융 전문 매체 GOBankingRates는 전략적 자본(Strategic Capital)의 공동 창립 파트너 크리스 에르난데스(Chris Hernandez)와, 크릴로지(Krilogy)의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이자 CFP(공인재무설계사)인 라이언 자브로스키(Ryan Zabrowski)를 인터뷰해, 억만장자·백만장자 고객들이 절대 깨지 않는 네 가지 핵심 투자 규율을 정리했다.

2025년 8월 23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이들 전문가가 강조한 원칙은 ①유동성 확보, ②시장 타이밍보다 ‘시장에 머무는 시간’ 중시, ③저위험‧안정적 상품 활용, ④검증된 자산군 고수 등 네 가지다. 각 원칙은 크게 보면 ‘리스크 관리’와 ‘장기 복리 효과 극대화’라는 두 축으로 귀결된다.

다음은 인터뷰 내용을 중심으로 정리한 구체적 해설이다. 투자 전문 용어가 다소 생소할 수 있어, 본문 곳곳에 추가 설명을 덧붙였다.


유동성(Liquidity) 확보

에르난데스 파트너는 “백만장자 고객 상당수는 우선 질권 자산 신용한도(Pledged Asset Line of Credit)를 신청한다”고 말했다. 이는 담보(질권) 설정된 투자계좌를 근거로 은행 혹은 증권사가 대출 한도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예컨대 총 250만 달러(약 33억 원) 규모의 비과세 대상이 아닌 일반 브로커리지 계좌가 있다면, 약 140만 달러까지 신용한도를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주식을 현금화해 세금을 내느니, 신용한도를 통해 필요한 금액만 빌리고 이자만 납부한다. 기존 자본은 계속 투자 수익을 낸다” — 크리스 에르난데스

즉 기업가적 성향이 강한 부유층은 증권 계좌를 담보로 유동성을 즉시 확보해, 스타트업 투자·부동산 매입·사모펀드 참여 등 ‘시장 밖’ 기회를 선점한다. 투자 회수가 이뤄지면 신용한도를 상환해 다시 여유 자금을 확보하는 선순환 구조다.

용어 설명
‒ Pledged Asset Line: 보유 증권을 담보로 설정해 대출받는 일종의 마이너스 통장. 신용등급과 별개로 포트폴리오 가치에 따라 한도가 결정된다.
‒ Nonqualified Brokerage Account: 은퇴계좌(IRA, 401(k)) 등 세제혜택 계좌가 아닌 일반 과세 대상 투자계좌를 의미한다.


‘타이밍’보다 ‘시간’을 중시

시장 등락을 맞히려는 ‘타이밍 전략’은 장기 복리 효과를 희생할 수 있다. 에르난데스는 “고액자산가들은 꾸준한 정기적립·재투자를 철칙으로 삼는다”며 “시장이 급락하더라도 예정된 금액을 계속 투입해 평균매입단가를 낮추고, 급등기에는 기존 자산이 불어나 복리 효과를 극대화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예기치 못한 기회나 위기가 닥치더라도 이미 자본이 축적돼 있기 때문에, 선제적(proactive) 대응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는 ‘시장에 오래 머무는 자가 승리한다’는 전통적인 투자 격언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킨다.


저위험·안정적 투자전략: 채권 래더‧재정거래

자브로스키 CFP는 “미국 최상위 자산가 가계는 채권 래더(Bond Ladder)재정거래(Arbitrage)라는 두 가지 도구로 자산을 방어하고 성장시킨다”고 밝혔다. 그는 “‘노-리스크에 가까운 수익’을 올리려는 목적이기 때문에, 절차가 복잡하더라도 기꺼이 실행한다”고 강조했다.

용어 설명
‒ Bond Ladder: 만기가 다른 채권을 일정 간격으로 배열해 현금 흐름·이자·원금 상환을 균등화하는 전략. 금리 변동 위험을 감소시키면서 만기 재투자 기회를 확보한다.
‒ Arbitrage: 두 시장의 가격 차이를 이용해 무위험 수익을 얻는 거래. 예컨대 환율‧선물‧현물 가격 차이를 동시 매매해 차익을 실현한다.

대부분의 일반 투자자는 ‘어려운 개념’이라 생각하지만, 자브로스키는 “사실 구조는 단순하다”면서도 “실행‧관리의 노동 강도가 높아 평균 재무설계사조차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검증된 자산군 고수: 부동산

자브로스키는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17%를 차지하는 부동산은 역사적으로 대규모 부 창출 수단이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가치를 예측(감가·상승)해 베팅하기보다는 순현금흐름을 중시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부동산은 채권 래더처럼 ‘완전 무위험’ 자산은 아니지만, 임대수익·세제 혜택·레버리지·가격 상승·현금흐름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거대한 부를 만든다.” — 라이언 자브로스키, 『Time Ahead』(출간 예정) 중

레버리지(차입) 효과를 극대화하되, 순이익이 보유비용(금리·세금·관리비)을 초과하는 물건만 매입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는 “현금 흐름이 잉여를 만들어야 한다”는 오랜 부동산 투자 불변 법칙을 재확인하는 대목이다.


투자 원칙의 핵심 교훈

위 네 가지 원칙은 각기 다른 수단처럼 보이나, 근본 철학은 동일하다.

첫째, 리스크(위험)를 구조적으로 관리한다. 신용한도 확보로 현금 유동성을 극대화하고, 채권 래더·재정거래로 변동성을 최소화하며, 실물자산 가운데에서도 현금흐름 중심의 부동산만 취한다.

둘째, 복리(compounding)의 시간을 늘린다. 시장을 떠나 있는 기간을 최소화하면서도, 급전 필요 시 ‘자산 청산’ 대신 신용한도를 활용해 과세 이연 효과까지 얻는다.

셋째, 기회를 선점할 준비가 돼 있다. 안정적 현금흐름과 유동성은 위기 상황에서 자산을 헐값에 매입하거나, 초기 단계 스타트업·대체투자에 투자할 ‘총알’을 제공한다.

투자는 본질적으로 위험을 내포한다. 그러나 충분한 정보와 검증된 전략을 바탕으로, 리스크 조정 후 성과(risk-adjusted return)를 극대화하는 것이 백만장자들이 공유하는 투자 철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