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연준의 완화적 기조 신호에 일제히 상승
미국 S&P500 지수($SPX)은 1.52% 급등하며 5,500선에 근접했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DOWI)은 1.89% 올라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100 지수($IUXX) 역시 1.54% 오르며 동반 랠리를 연출했다. 같은 날 9월물 E-미니 S&P 선물(ESU25)과 9월물 E-미니 나스닥 선물(NQU25)도 각각 1.52%, 1.55%가량 뛰었다.
2025년 8월 22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발언에서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포착하며 위험 자산을 대거 매수했다. 파월 의장은 “고용시장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어 통화정책 조정이 필요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10년물 미 국채금리는 1주일 만에 4.24%까지 떨어졌고, 연방기금선물시장이 반영하는 9월 16~17일 FOMC의 기준금리 25bp 인하 확률은 종전 71%에서 81%로 급등했다.
반면 보스턴 연은 총재 수전 콜린스는 “미국 경제 성장세는 둔화 조짐을 보이지만, 물가 상승 압력이 여전히 남아 있다”며 다소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견해를 유지했다. 그럼에도 시장은 파월 의장의 언급을 정책 방향의 공식 신호로 받아들이며 주식·채권 동반 강세를 연출했다.
정책·지정학 변수
미국 정부의 외교 행보 또한 주목받았다. 빈스 부통령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평화협상에서 우크라이나 안보 보장과 러시아가 사실상 점령하지 못한 지역의 영토권 문제를 핵심 의제로 다루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 회담을 추진 중이며, 회담이 성사될 경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3자 정상회담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무역정책 측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400여 개 소비재로 확대 적용하기 시작했다. 오토바이, 자동차 부품, 가구 부품, 식탁용품까지 포함되며, 이미 운송 중인 화물도 예외 없이 적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반도체·칩에도 최대 10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으며, 미국 내 생산 이전 기업에는 관세를 면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중국과의 90일 관세 휴전 연장, 인도산 수입품 관세를 50%로 두 배 인상(러시아산 원유 구매 이유) 등 보호무역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채권·금리 시장 동향
채권 시장에서는 9월물 10년 만기 미 국채선물(ZNU5)이 19틱 상승하며 1주 최고가를 기록했다. 10년물 실질 물가 기대를 반영하는 브레이크이븐 인플레이션율은 2.421%로 3주 최고치까지 올랐지만, 파월 의장의 완화적 메시지가 금리 하락(가격 상승)을 압도했다.
유럽 국채 역시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독일 10년물 분트 금리는 2.722%로 3.5bp 하락했고, 영국 10년물 길트 금리도 2.75개월 만의 고점(4.759%)에서 4.693%로 떨어졌다. 다만 시장 스왑은 9월 11일 예정된 ECB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25bp 인하될 확률을 2%로만 반영하며, 유럽 중앙은행의 조기 완화 가능성은 미미하다는 평가다.
실적 시즌: S&P500, 4년 만의 최고 성장률
Bloomberg Intelligence 집계에 따르면, 8월 22일 기준 S&P500 기업의 2분기 순익은 전년 대비 9.1% 증가해 실적 시즌 직전 전망치(2.8%)를 크게 상회했다. 94%의 기업이 이미 실적을 발표했으며, 그중 82%가 예상치를 웃돌았다. 이는 4년 만에 가장 높은 분기 성장률로 기록될 전망이다.
섹터·종목별 움직임
1) 반도체주 랠리
ON세미컨덕터(ON) 6%↑, 글로벌파운드리스(GFS)·인텔(INTC) 5%↑, NXP(NXPI)·마이크로칩(MCHP) 4%↑, ARM 3% 이상 상승. AMD, 텍사스인스트루먼츠(TXN), 마벨(MRVL), ASML, 퀄컴(QCOM)도 2~3%대 오름세를 보였다.
2) ‘매그니피센트 7’ 기술 대장주
테슬라(TSLA) 6%↑, 알파벳(GOOGL)·아마존(AMZN) 3%↑, 메타(META) 2%↑, 애플(AAPL)·엔비디아(NVDA) 1%↑, 마이크로소프트(MSFT) 0.59%↑로 동반 강세.
3) 소비·레저
노르웨이 크루즈(NCLH), 아메리칸 항공(AAL), 알래스카 항공(ALK) 7%↑, 카니발(CCL), 델타(DAL), 로열 캐리비안(RCL) 6%↑, 유나이티드(UAL)·사우스웨스트 항공(LUV) 5%↑.
4) 주택·건자재
10년물 금리 하락 효과로 빌더스퍼스트소스(BLDR) 8%↑, 모호크(MHK) 7%↑. 레너(LEN), 퓰티(PHM), DR호튼(DHI), 톨브라더스(TOL)는 5% 이상 상승.
5) 호재‧악재 종목
유비쿼티(UI) 4분기 매출 7억5,920만 달러(컨센서스 6억2,100만 달러)를 발표하며 29% 폭등. 줌(ZM)은 2분기 매출 12억2,000만 달러로 예상을 넘고 2026년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하며 12% 급등. 반면 인튜이트(INTU)는 2026 회계연도 영업이익 전망이 기대를 밑돌아 5% 하락했고, CSX는 BNSF와 공동 서비스 발표 후 3% 하락. 워크데이(WDAY)는 전문서비스 부분의 예기치 못한 손실을 발표하며 2% 이상 밀렸다. 통신주 AT&T(T), T-모바일(TMUS)는 2%대, 버라이즌(VZ)은 1%대 약세를 기록했다.
전문가 관점 및 용어 해설
① 비둘기파(Dovish): 중앙은행 내에서 완화적 통화정책을 상대적으로 선호하는 인사를 지칭한다. 금리 인하나 채권 매입 확대 등 경기부양적 조치를 지지하는 성향이다.
② 브레이크이븐 인플레이션율: 국채 물가연동채(TIPS) 금리와 명목 국채 금리 차이로, 시장이 기대하는 향후 물가상승률을 의미한다.
③ E-미니 선물: S&P500·나스닥100 등 주요 주가지수를 기반으로 시카고상업거래소(CME)가 상장한 소형(‘Electronic Mini’) 선물 계약을 뜻한다. 개인투자자도 접근이 쉬워 글로벌 방향성을 가늠할 때 자주 인용된다.
향후 체크 포인트
연방기금선물은 10월 28~29일 FOMC에서 추가 25bp 인하 확률을 55% 반영한다. 독일 2분기 GDP가 전기 대비 -0.3%, 전년 대비 -0.2%로 하향 수정되는 등 글로벌 성장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어, 연준뿐 아니라 ECB·BOE 등 주요 중앙은행의 정책 스탠스가 4분기 시장 방향성을 결정할 전망이다.
또한 미국의 연이은 관세 확대는 공급망 재편과 기업 실적에 중장기적 변동성을 초래할 수 있다. 반도체 업계는 미국 내 투자 확대 유인책으로 해석될 여지가 크지만, 원가 부담이 커질 경우 결국 소비자 가격 인상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결론: 파월 의장의 완화적 발언과 견조한 2분기 실적, 그리고 채권금리 하락이 맞물리며 뉴욕증시는 다우지수 사상 최고치라는 기록적 상승세를 연출했다. 그러나 물가 기대 상승, 보호무역 강화, 유럽·아시아의 성장 둔화 등 잠재 변수도 상존해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