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D.C.】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Truth Social 계정을 통해 수입 가구 전반에 대한 고율 관세를 예고하면서 글로벌 가구·홈 퍼니싱 시장에 긴장감이 번지고 있다.
2025년 8월 22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향후 50일 이내에 수입 가구 조사(Investigation)가 완료되며, 그 결과에 따라 미확정 비율의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고 밝혔고, 이를 통해 “가구 산업을 노스캐롤라이나·사우스캐롤라이나·미시간 등 미 국내 생산 거점으로 되돌려 놓겠다”고 주장했다.
“이번 관세는 미국 전역에 가구 제조업을 되살리는 계기가 될 것이며, 해외에서 들여오는 모든 가구에 적용될 것” – 도널드 트럼프, Truth Social(2025.8.22)*
트럼프의 게시 직후 뉴욕 증시 애프터마켓에서 주요 가구·홈 인테리어 기업의 주가가 요동쳤다. 웨이페어(Wayfair), RH(구 리스토레이션 하드웨어), 윌리엄스-소노마(Williams-Sonoma) 등 수입 비중이 높은 업체들은 급락세를 보였고, 반면 미국 내 생산 공장이 많은 라지보이(La-Z-Boy)는 주가가 상승했다.
웨이페어는 상당수 가구를 해외에서 조달해 판매하고 있으며, RH와 윌리엄스-소노마도 최근 몇 년간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해 왔으나 해외 의존도가 여전히 높다. 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이들 기업은 제품 원가 상승과 소비자 가격 인상 압박을 동시에 받을 가능성이 크다.
배경 및 맥락
트럼프 행정부(전) 시절 미국은 이미 자동차·철강·알루미늄에 고율 관세를 매긴 바 있으며, 최근에는 구리·의약품·반도체 등 전략 품목에도 추가 관세를 검토 중이다. 다만 가구 산업처럼 생활재 전반을 겨냥한 고율 관세는 이번이 처음이다. 관세율이 국가별 관세에 덧붙여 섹터별 관세로 누적 적용될지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한편, 트럼프 측은 EU·중국과의 양자 협의를 수개월째 진행하며 ▲무역 적자 축소 ▲지적 재산권 보호 ▲공정 경쟁 환경 조성을 요구해 왔다. 2025년 들어 일부 프레임워크 합의가 타결돼 시장 변동성이 완화되긴 했으나, 핵심 쟁점은 여전히 남아 있다.
미국 가구 시장 현황
현재 미국 가구 업계는 △주택 거래 감소 △고금리 장기화 △완만한 경기 둔화 등의 영향을 받고 있다. 웨이페어 등 전자상거래 기반 기업은 2024년 2분기부터 소파·식탁 세트 등 고가 가구 판매 부진을 겪고 있으며, 소비자는 임대 주택 거주 기간이 길어지면서 큰 가구 대신 소형 수납·인테리어 소품으로 소비 패턴을 전환하고 있다.
여기에 인플레이션 지속으로 외식·의류·여행·홈데코 전반의 소비 여력이 위축돼, 가구 업체들은 매출·재고·물류 모두에서 복합 압박을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관세가 현실화되면 소비자 가격이 최소 10~20% 추가 상승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용어·서비스 해설
Truth Social은 2022년 트럼프 미디어 앤드 테크놀로지 그룹이 출시한 소셜 미디어 플랫폼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식 메시지 창구로 활용되고 있다.
Tariff(관세)는 해외에서 수입되는 물품에 부과하는 세금으로, 자국 산업 보호·무역수지 개선·외교적 압박 등 다층적 목적을 갖는다. 일반적으로 관세율이 상승하면 수입품 가격이 올라 자국 내 대체재의 가격 경쟁력이 강화되지만, 소비자 물가가 오르는 부작용도 발생한다.
전문가 시각 및 전망
무역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이번 발언을 2026년 대선 국면을 앞둔 제조업 우호 공약의 일환으로 해석한다. 가구 생산 거점인 노스캐롤라이나·미시간 등 러스트 벨트 지역 표심을 자극함과 동시에, 무역 재균형이라는 명분을 강화하는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관세율이 10%에 그칠 경우 미국 생산 비중이 큰 라지보이와 소규모 지역 제조사는 단기 수혜를 볼 가능성이 있다. 반면 25% 이상으로 설정될 경우, 웨이페어·RH 등은 공급망을 베트남·멕시코 등지로 더 빠르게 이전하거나, 오프쇼어(Offshore) 생산과 니어쇼어(Near-shore) 생산 간 전략적 균형을 다시 잡아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과거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 후 세계무역기구(WTO) 제소가 잇따랐던 선례를 감안할 때, 이번 조치 역시 국제 무역 분쟁으로 비화할 여지가 있다. 실제로 EU와 아시아 주요 가구 수출국은 “일방적 관세 인상은 자유무역 원칙을 훼손한다”며 대응 카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종합 평가
결론적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카드가 현실화될 경우, 단기적으로는 국내 제조사 보호라는 긍정 효과가 기대되지만, 소비자 부담 증가·국제 무역 갈등이라는 역효과를 동반할 가능성도 크다. 가구 산업 특성상 원목·패브릭·금속 부자재까지 수입 의존도가 높아 밸류체인 전체에 영향이 파급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업계·투자자 모두 정책의 세부 윤곽과 WTO 차원의 대응 양상을 면밀히 주시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