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스피릿 항공 신용등급 두 단계 추가 강등…정크 등급 심화

뉴욕=인베스팅닷컴—미국 저비용 항공사 스피릿 항공(티커: SAVEQ)이 신용평가사 무디스(Moody’s Ratings)로부터 정크(Junk) 등급 구간에서 두 단계 추가 강등을 받았다. 이는 회사가 지난 3월 파산 보호 절차에서 벗어난 이후 재무 건전성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재확인하는 조치다.

2025년 8월 22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무디스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스피릿 항공의 예상 현금 소진(cash burn) 규모가 자사 기존 전망을 크게 상회한다고 지적하며 등급을 두 노치(notch) 낮췄다. 무디스 애널리스트들은 “2025년 스피릿 항공의 현금 유출이 5억 달러를 웃돌 것”이라며

1“국내 레저 수요 둔화, 항공 좌석 공급 과잉, 가격 경쟁 심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할 것”

이라고 설명했다.

무디스의 결정은 불과 일주일 전 피치(Fitch Ratings)가 스피릿 항공 신용등급을 한 단계 낮추며 “단기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한 데 이어 나온 것이다. 두 대형 신용평가사의 연쇄 강등은 스피릿 항공이 회계·법률적으로 지속기업(going concern) 가정에 의문을 던진 직후 발생했다.


‘현금 소진’과 ‘정크 등급’이 의미하는 것

일반 투자자에게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정크 등급’이란, 신용평가사 기준으로 투자적격(BBB- 이상)보다 낮은 BB+ 이하 등급을 가리킨다. 이 구간 기업들은 디폴트 위험이 높아 채권 발행 시 고금리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현금 소진(cash burn)’은 기업이 영업·투자 활동으로 유입되는 현금보다 유출이 더 많아 보유 현금이 줄어드는 상황을 뜻한다.

무디스 보고서에 따르면 스피릿 항공은 2분기 말 $4억800만달러의 자유 재원을 보유했으나, 총 2억7,500만 달러 규모리볼빙 크레딧(단기 대출 한도)을 전액 사용해버렸다. 해당 리볼버는 2028년 3월 만기로, 장기적 유동성 확보 여력이 제한적임이 드러났다.


시장·산업 환경의 복합적 악재

무디스 애널리스트들은 스피릿 항공이 주력으로 삼는 국내 레저 여객 수요가 팬데믹 이후 회복세를 나타냈으나, 2024년 하반기부터 ‘가격 민감형 고객’이 지출을 줄이면서 항공권 평균 운임이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미국 항공업계 전반의 기단 확대—특히 델타, 아메리칸, 유나이티드 등 대형사들의 국내선 증편—로 공급 과잉이 가속화돼 티켓 가격 경쟁이 격화되는 모습이다.

또한 스피릿 항공은 연료 헤지 전략 부재로 유가 변동성에 취약하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90달러 선을 넘나드는 가운데, 연료비 상승은 영업마진을 추가로 압박해 현금흐름 개선을 어렵게 만든다.


전문가 시각과 향후 전망

무디스는 재무 부담 완화 방안으로 비핵심 자산 매각, 노선 구조조정, 운임 전략 재검토 등을 제언했으나, 단기간에 가시적 효과를 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피치 또한 스피릿 항공이 2025~2026년까지 현금흐름이 계속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필자 견해로는, 스피릿 항공이 현재의 ‘울트라 LCC(초저가 항공사)’ 모델만으로는 수익성 회복이 쉽지 않아 보인다. 향후 고정비 절감과 기단 최적화 외에도 부가수익(수하물·좌석 지정료·기내 판매) 다각화를 통해 REV/PAX(승객당 평균수익) 제고에 주력해야 한다. 다만 거시 환경—특히 미국 소비자 지출 둔화—이 반전되지 않는 한, 신용등급 상향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무디스는 “등급 전망은 부정적(Negative)”이라며 추가 강등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는 스피릿 항공이 추가 자본 조달에 나설 때 더 높은 이자 비용을 부담하게 됨을 뜻한다.


투자자·채권단 체크포인트

단기 유동성: $4억 달러 초반의 현금 및 리볼버 전액 사용으로, 예기치 못한 비용 발생 시 대응 여력이 낮다.
차입구조: 2028년 만기 리볼버 이후 2030년 전후 대규모 채권 만기가 몰려 있다.
운임 추세: 미국 내 항공권 평균가 회복 여부가 관건이다.

투자자는 단기 트레이딩보다 장기 리스크 모니터링이 필수적이며, 채권단 역시 리파이낸싱 조건 재협상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