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슨홀 연설 나선 파월 의장, 금리 인하 시사…시장 촉각

[속보]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리는 연례 심포지엄에서 시장이 주목하는 기조연설을 시작했다.

2025년 8월 22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이번 연설은 향후 1년간 글로벌 통화정책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자리로 꼽히며, 전 세계 투자자와 정책 당국이 실시간으로 연설 내용을 분석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위험 균형이 이동하고 있다”며 연방기금금리 조정 가능성을 공식 언급했다. 그는 “노동시장이 균형을 이루고 있지만, 공급과 수요 모두 눈에 띄게 둔화된 독특한 균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같은 상황은 고용 측면의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음을 시사하며, 위험이 현실화될 경우 해고 급증·실업률 상승이 급격히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발언 직후 시카고상품거래소(CME) FedWatch에 따르면 트레이더들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25bp(0.25%p) 인하 가능성에 대한 베팅을 대폭 늘렸다.


금리 인하 신호의 배경

“위험 균형이 이동하고 있다.” — 제롬 파월, 2025년 8월 22일 잭슨홀 연설 중

이번 언급은 현 정책금리 4.25~4.50%를 1년 넘게 유지해 온 연준이 완화(테이퍼링) 사이클로 전환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준은 동시에 2020년 도입한 ‘유연평균물가목표제(FAIT)’를 공식적으로 폐기한다고 밝혔다. FAIT는 평균 인플레이션을 2%로 맞추되, 일시적 목표 초과를 용인했던 정책이지만, 고물가 우려와 고용 둔화가 동시에 나타난 현 시점엔 적합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FAIT 용어가 낯선 투자자를 위해 정리하면, 이는 ‘Flexible Average Inflation Targeting’의 약자로, 팬데믹 이후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으로 2%를 넘어서는 것을 허용해 평균적으로 2%를 유지하려 했던 목표 체계다. 그러나 물가가 장기간 2%를 웃돈 데다 성장세가 둔화하며 양립이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압박과 정치적 배경

최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금리 인하를 공개적으로 촉구하며, 특히 연준 이사 리사 쿡의 사퇴를 요구하는 등 정치적 압박을 강화했다. 트럼프 측 인사는 쿡 이사를 ‘주택담보대출 사기 의혹’과 연계해 비난했으나, 연준은 정치적 압력과 거리를 두고 기준금리를 동결해 왔다.

UBS의 마크 헤이펠리는 “잭슨홀 연설은 역사적으로 연준 의장이 통화정책 변화를 예고하는 자리”라며 “작년 파월 의장이 ‘정책 조정의 때가 왔다’고 발언한 뒤 완화 사이클이 열린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헤이펠리는 “이번 연설은 작년보다 완화적이지만, 절대적으론 매우 비둘기파(dovish)로 보긴 어렵다”고 평가했다.

Vital Knowledge의 애덤 크리사풀리도 플래시 노트에서 “파월 의장은 7월 발언보다 다소 비둘기파로 돌아섰지만, 인플레이션에 여전히 신경 쓰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고 분석했다.


시장 반응 및 전망

연설 직전 연방기금선물시장은 9월 25bp 인하 가능성을 70% 미만으로 가격에 반영했으나, 연설이 진행되면서 확률이 빠르게 상승했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노동시장 악화 속도가 가속화될 경우 연준이 9월뿐 아니라 12월까지 연속적인 완화에 나설 수 있다고 내다본다.

다만 인플레이션 리스크는 여전히 상존한다. 최근 수입물가·주택임대료 상승이 이어지며, 근원 PCE(개인소비지출) 물가가 목표 수준인 2%대를 웃돌고 있기 때문이다. 파월 의장도 “물가 안정은 최우선 과제”임을 재확인하며 ‘데이터 의존적(data-dependent)’ 접근을 강조했다.


기술적 해설: “균형 잡힌 노동시장”이 의미하는 것

파월이 언급한 “호황과 불황이 동시에 존재하는 기형적 균형”은 노동시장 내 매치 퀄리티 저하, 즉 구인·구직 미스매치를 시사한다. 이는 기술 변화·임금 경직성·산업 구조조정 등 구조적 요인이 겹친 결과로, 단기간 내 고용 수치가 급격히 악화될 위험을 내포한다. 가령 경기순환적 충격 없이도 기업이 대규모 해고를 단행할 수 있어, 통화당국이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논리가 힘을 받는다.

또한 연준이 FAIT를 폐기함으로써, 향후 정책 목표는 전통적 2% 물가안정 목표에 다시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높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각종 비상조치가 점차 정상화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음을 시사한다.


전문가 진단과 투자 전략

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잭슨홀 발언을 ‘매우 신중하지만 분명한 방향 제시’로 해석하고 있다. 채권시장에선 단기물 금리가 하락하며 수익률 곡선이 장·단기 모두 평탄화되는 반응이 나타났다. 주식시장에서는 기술주와 고배당 방어주가 동반 강세를 보였으나, 금융주는 순이자마진 축소 우려로 약세를 보였다.

경제학자들은 “노동시장 둔화와 물가 압력이 동시에 존재하는 불편한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언급하며, 통화·재정 정책 간 조율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 다각화현금 비중 확충을 병행하며 변동성 확대 국면에 대비하고 있다.


향후 일정

연방준비제도는 9월 FOMC 회의를 앞두고 8월 말 나오는 JOLTS(구인·이직 보고서), 9월 초 비농업부문 고용지표, 9월 중순 소비자물가지수(CPI) 등 핵심 데이터를 집중적으로 분석할 예정이다. 데이터가 노동시장 약화를 재확인할 경우, 9월 금리 인하는 ‘사실상 기정사실’이 될 수 있다.

반대로 물가 상승 압력이 재차 고개를 들면, 연준은 ‘동결 후 관망’ 전략으로 다시 선회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믹스 신호가 혼재하는 만큼, 시장은 한동안 ‘데이터 트레이딩’에 집중할 전망이다.


결론적으로, 파월 의장의 이번 잭슨홀 연설은 노동시장 둔화→금리 인하 신호라는 핵심 메시지를 던졌으며, 동시에 인플레이션 경계를 늦추지 않겠다는 의지도 함께 표출했다. 연준의 결정은 향후 몇 주간 발표될 경제 지표에 달려 있지만, 시장은 이미 완화 방향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