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BS, 최근 랠리에도 글로벌 주식 비중 ‘중립’ 유지…실적 성장에 방점

UBS가 최근 주식시장 랠리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주식에 대해 중립(neutral) 의견을 유지했다. 이는 무역 갈등 완화, 2분기 실적 호조,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가능성 확대 등에 힘입어 지수가 상승했음에도 밸류에이션 부담이 적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2025년 8월 22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스위스 투자은행 UBS는 “향후 12개월 동안 지수 자체는 상승하겠지만, 이는 밸류에이션(주가수익비율‧PER) 추가 확대가 아니라 기업의 이익 증가가 견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UBS는 올해와 내년 전 세계 기업의 순이익 성장률 예상치를 mid-to-high single digits로 상향 조정했다. 즉 한 자릿수 중·후반(대략 5~9%) 수준의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는 뜻이다.

UBS 전략가 파비안 데리아츠(Fabian Deriaz)울리케 호프만-부르카르디(Ulrike Hoffmann-Burchardi)는 보고서에서 “최근 상승 랠리 이후 단기적으로는 촉매가 부족하다”면서 “현재 밸류에이션에는 이미 높은 낙관론이 반영돼 있다”고 지적했다.


무역 관세 리스크 완화…그러나 ‘가격에 반영’

UBS는 8월 1일부로 예정됐던 관세(타리프) 데드라인이 무난히 지나갔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는 위험자산 심리에 우호적이었다. 동시에 2분기 실적 시즌에서는 다수 기업이 컨센서스를 웃도는 실적(EPS)을 발표했고, 연준 금리 인하 기대가 재부각되면서 투자자 신뢰도 강화됐다. UBS는 “그러나 이러한 호재가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된 만큼, 향후 조정 시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변동성이 확대되거나 시장이 되돌림을 보일 때를 활용해 TRIO(Transformational Innovation Opportunities) 테마에 대한 노출을 늘리는 전략이 유효하다.” – UBS 보고서

TRIO인공지능(AI), 전력·자원(Power & Resources), 장수·헬스케어(Longevity) 세 영역을 가리킨다. UBS는 ‘구조적 혁신’이 장기 주가 상승을 이끈다고 보고 해당 섹터를 집중 추천했다.


거시 환경: 경기침체 위험 낮고 금융 여건 우호

UBS는 “글로벌 경기침체(Recession) 리스크가 낮다”고 진단했다. 실업률이 안정적이고, 기업·소비자 신뢰 지표가 팽창 국면에 있으며, 연준의 완화적 스탠스가 금융 여건(Financial Conditions)을 개선할 것이란 설명이다. UBS는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면 위험자산 환경이 더욱 친화적으로 변할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미국 2분기 실적 시즌에서 기업이익(EPS)이 예상치를 상회했고, 향후 가이던스도 상향 조정되며 ‘기업 회복력(corporate resilience)’을 보여줬다. UBS는 이를 바탕으로 미국 증시의 실적 모멘텀이 유지될 것으로 판단했다.


섹터·지역별 전략

UBS는 ‘기술주 비중 확대’를 전 지역 공통 전략으로 제시했다. 미국 시장에서는 친(親)성장(pro-growth) 정책 및 규제 완화가 금융 섹터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럽의 경우 UBS는 ‘퀄리티(안정적 현금흐름을 가진 우량주)’, ‘산업재(Industrials)’, 그리고 자사가 제시한 테마 ‘Six ways to invest in Europe’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아시아에서는 인도(India)가장 선호하는 시장으로 꼽았다.


지수 시나리오: 상·하단 폭은?

UBS는 낙관적(업사이드) 시나리오에서 MSCI ACWI 지수가 2026년 6월 1,300pt에 도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여기에는 AI 투자가 지속되고, 무역협상이 신속히 타결되며, 견조한 경제성장이 전제된다.

반대로 비관적(다운사이드) 시나리오는 820pt를 제시했다. 이는 관세 충격 또는 지정학적 긴장 고조가 세계 성장을 둔화시킬 경우다.


전문가 해설: 용어와 맥락

MSCI ACW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올컨트리월드인덱스의 약자로, 선진국과 신흥국 23,000여 개 종목을 추종하는 글로벌 벤치마크 지수다. 기관투자자들이 ‘세계 주식시장 온도계’로 활용한다.

Federal Reserve(Fed)는 미국 중앙은행 제도를 의미한다. Fed가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달러 유동성이 늘어나 위험자산(주식·원자재 등)으로 자금이 유입되기 쉬워진다.

TRIO라는 신조어는 UBS가 만든 합성 개념이다. Transformational Innovation Opportunities의 두문자어로, 1) 인공지능, 2) 에너지·자원, 3) 장수·헬스케어를 포괄한다. UBS는 이들 영역이 향후 10년간 구조적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본다.


기자 관전평

이번 UBS 보고서는 ‘실적 모멘텀’을 시장의 핵심 동력으로 명확히 규정했다. 밸류에이션 부담과 매크로 불확실성이 공존하는 국면에서, 실적 개선이 동반되지 않는 주가 상승은 지속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진단이다. 또한 시장 조정 시 매수라는 전략은 변동성을 친구로 삼으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필자는 밸류에이션 확장 여력이 제한적이라는 UBS의 견해에 공감한다. 다만 AI 투자 붐이 생산성 향상→실적 상향이라는 피드백 루프를 만들어낸다면, 상단 시나리오(ACWI 1,300pt)도 결코 지나친 낙관은 아닐 수 있다. 결국 변수는 정책지정학이다. 미국 대선, 미·중 관계, 유럽의 재정정책 등이 어느 방향으로 선회하느냐에 따라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이 재평가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라면 UBS가 제시한 ‘TRIO’ 섹터를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AI 칩, 재생에너지 인프라, 고령화 대응 헬스케어 기업들이 실제로 실적 가시성을 보여줄 때 변동성 속 알파를 확보할 기회가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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