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사이버비스트’ 가격 1만5천달러 인상… ‘럭스 패키지’ 도입

테슬라(NASDAQ: TSLA)가 자사의 전동 픽업트럭 ‘사이버트럭’ 최상위 트림인 ‘사이버비스트(Cyberbeast)’ 가격을 1만5,000달러 인상하며 전기차 시장의 가격 경쟁 구도에 다시 한번 변화를 예고했다.

2025년 8월 22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사이버비스트의 미국 내 기본 판매가는 종전 99,990달러에서 114,990달러로 상향 조정됐다.

이번 가격 조정의 핵심은 새로운 ‘럭스 패키지(Luxe Package)’ 도입이다. 해당 패키지는 ‘감독하의 완전 자율주행(Full Self-Driving, FSD)’ 기능 이용권과 미국 및 캐나다 전역에 구축된 테슬라 슈퍼차저 네트워크 무제한 무료 이용 혜택을 묶어 제공한다.


FSD는 고속도로 주행부터 도심 교차로 통과, 자동 차선 변경, 주차 보조까지 지원하는 고급 운전자 보조 시스템이다. 현재는 ‘감독하’에서만 사용이 허용되며, 운전자는 상황에 따라 개입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테슬라는 과거에도 소프트웨어 기능을 옵션 형태로 판매해 왔으나, 이번처럼 하드웨어와 충전 혜택을 묶은 통합 패키지 전략은 드문 사례다. 업계에서는 이를 통해 높은 마진을 확보하고, 장기적으로 구독형 소프트웨어 매출을 극대화하려는 의도로 분석한다.

미국 전기 픽업 시장은 리비안의 R1T, 포드의 F-150 라이트닝 등 경쟁 모델 출시에 따라 점점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완전 자율주행 기술과 충전 인프라를 핵심 차별화 지점으로 내세운 테슬라의 전략적 포지셔닝이 더욱 뚜렷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격 인상 폭이 크지만, 슈퍼차저 무제한과 FSD 조기 접근 권한을 포함할 경우 실질적인 가치는 소비자에 따라 충분히 상쇄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반면, 초기 진입 가격이 높아진 만큼 일부 잠재 고객이 중간 트림이나 경쟁사 모델로 이동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슈퍼차저 네트워크 무료 이용은 장거리 운행이 잦은 픽업트럭 고객층에 강한 유인을 제공한다. 현재 테슬라는 북미에 2만 개 이상의 고속 충전기를 운영 중이며, 최근 GM·포드 등 주요 완성차 업체도 해당 규격(NACS)을 채택하면서 슈퍼차저의 사실상 표준화가 진행되고 있다.

자율주행 기능과 관련해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과 각 주 정부는 실시간 데이터 제출 및 안전 보고를 요구하고 있다. 테슬라는 “설계 및 안전 규정을 준수하겠다”고 밝혔지만, 완전 무인 주행 상용화를 위해서는 추가적인 승인 절차가 남아 있다.

증권가에서는 하드웨어 판매보다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매출 확대가 테슬라의 중장기 주가 상승 동력이라는 데 대체로 의견이 일치한다. 사이버비스트 가격 인상은 이러한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oftware-Defined Vehicle)’ 전략을 실질적으로 증명하는 조치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정책 변경으로 사이버트럭 제품군 내 가격 간극이 커졌으나, 테슬라가 제시한 추가 가치가 소비자 선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출시 후 수개월간의 실적 지표를 통해 확인될 전망이다. 업계는 연말까지 사이버트럭 누적 인도량과 FSD 활성화율이 테슬라의 다음 행보를 가늠할 핵심 변수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