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NG KONG ─ 미국 커피 체인 스타벅스(Starbucks Corp.)가 중국 사업 지분 매각을 위한 절차를 본격화했다. 회사는 사모펀드와 전략적 투자자 등 예비 후보군에 속한 잠재 인수자들에게 비구속(non-binding) 형태의 첫 번째 제안서를 2주 이내에 제출해 달라고 요청했다.
2025년 8월 22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이번 매각 작업을 위해 최대 10곳의 후보를 추려 기밀유지계약(NDA)을 체결했으며, 곧 상세 실적 자료를 열람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후보 명단에는 글로벌 사모펀드 칼라일(Carlyle), EQT, 힐하우스 인베스트먼트(Hillhouse Investment), 프리마베라 캐피털(Primavera Capital)이 포함돼 있다. 또한 베인캐피털(Bain Capital), KKR & Co., 중국 빅테크 텐센트(Tencent)도 인수 검토에 참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벅스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다양한 잠재 매수자와 비공식 회동을 진행해 왔고, 5년 전 34%였던 중국 내 시장 점유율이 2024년 14%로 급락한 상황에서 신규 파트너 영입을 통해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 한다.
“중국 비즈니스에 대한 지분을 유의미하게 남기면서도, 거래가 회사에 도움이 될 때만 실행하겠다”라고 브라이언 니콜(Brian Niccol) 최고경영자(CEO)는 7월 실적 발표 콜에서 말했다.
스타벅스는 이미 올해 5월 예비 실사 문서(RFI)를 배포하며 매각 절차를 시작했다. 당시 전면 매각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으며, CNBC는 예상 기업가치를 최대 100억 달러로 추정했다.
매각 구조·지분율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회사 측은 연내 거래 성사를 목표로 하지만, 시장 환경과 투자자 수요에 따라 세부 조건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2024회계연도 3분기(4~6월) 스타벅스 글로벌 순매출은 94억6,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3.8% 증가해 시장 예상치를 소폭 상회했다. 다만 동일점포 매출은 6분기 연속 감소하며 2% 하락했고, 중국 시장도 성장 둔화 압박을 받고 있다.
중국에서는 경기 둔화와 루이싱커피(Luckin Coffee) 등 현지 저가 브랜드의 급성장이 겹치며, 스타벅스의 시장 지위가 약화됐다. 루이싱은 낮은 가격과 3·4선 도시 확장 전략으로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이에 스타벅스는 중국에서 일부 논커피 음료 가격을 인하하고, 중국 소비자 맞춤형 제품 출시 속도를 높이는 등 방어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6월 29일 종료 분기 중국 동일점포 매출은 2% 증가로 전 분기 제로 성장에서 회복세를 보였다.
스타벅스는 6월 말 기준 중국 내 7,828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다만 중국 세부 수익 지표는 공개하지 않았다.
전문 용어 해설
• 비구속 입찰(non-binding bid): 본입찰 전 단계에서 가격과 조건을 대략 제시하되, 법적 구속력은 없어 추후 협상·조정이 가능하다.
• 사모펀드(Private Equity): 비상장·상장 기업 지분을 매입해 기업가치를 높인 뒤 재매각·상장으로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회사다.
전문가 시각에 따르면, 스타벅스가 “지분 일부만 매각” 방침을 고수하는 것은 글로벌 브랜드 통제권을 유지하면서도, 현지 파트너 자본과 네트워크를 활용해 비용 효율화·로컬 경쟁력 강화를 동시에 달성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텐센트가 인수전에 뛰어들 경우, 결제·멤버십·배달 플랫폼과의 디지털 시너지 가능성이 부각된다.
시장 관계자들은 중국 내 소비 회복 속도가 더딘 가운데 글로벌 투자자들이 가격 협상력을 확보했다고 평가한다. 반면 스타벅스는 높은 브랜드 충성도를 앞세워 프리미엄 밸류에이션을 고수할 전망이어서, 거래 성사까지 상당한 줄다리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