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증시 동향] 유럽 주요 주가지수 선물이 22일 개장 전 약세를 예고하고 있다. 장을 앞둔 투자자들은 최근 공개된 미·EU 무역협정의 상세 내용을 재차 점검하며 위험자산 노출을 줄이는 모습이다.
2025년 8월 22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런던 FTSE 100 지수 선물은 보합권을, 독일 DAX 선물은 0.3% 하락, 프랑스 CAC 40 선물은 0.2% 떨어져 거래되고 있다. 이는 하루 전 발표된 협정 세부 조항이 투자 심리를 압박한 결과로 풀이된다.
무역협정 주요 내용은 지난달 말 워싱턴과 브뤼셀 간 합의로 윤곽이 드러났다. EU는 향후 미국산 에너지를 7,500억 달러 규모로 구매하고, 최소 6,000억 달러를 미국 내에 직접 투자하기로 했다. 그 대가로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했던 30%의 ‘전면 관세’가 15%로 낮춰졌다.
“이번 합의는 양측 모두에게 실질적 이익을 제공하지만, 세부 조건을 봐야 진정한 승자를 가늠할 수 있다.”
라는 시장 관계자의 평가가 나오지만, 투자자들은 여전히 ‘조건부’라는 단어에 주목하고 있다.
가장 큰 관심사는 제약·바이오와 자동차 두 산업이다. 21일(현지시간) 오후, EU 집행위원회는 의약품이 적용받을 관세 상한을 15%로 명시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때 거론한 최대 250% 관세 가능성을 크게 완화한 수치다. 발표 직후 Stoxx Europe Pharmaceuticals & Biotechnology 지수는 0.6% 상승 마감했다.
반면 자동차 업종은 ‘조건부 인하’ 조항 탓에 약세를 면치 못했다. 미국 측 관세가 현재 수준에서 즉시 인하되지 않고, EU가 자체 산업용 관세를 추가로 낮출 때에만 인하된다는 단서가 붙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BMW·폭스바겐 등 독일 완성차주는 장 마감까지 내림세를 이어갔다.
거래 용어 설명
선물(Futures)은 특정 자산을 미리 정한 가격에 미래 시점에 사고파는 파생상품이다. 지수 선물은 현물지수의 향후 방향에 대한 투자자들의 전망을 반영하므로, 장전 분위기를 가늠하는 선행지표로 활용된다.
관세(Tariff)란 국경을 넘어 수입되는 물품에 부과되는 세금이다. 전면 관세는 상품 종류와 관계없이 모든 수입품에 동일한 세율을 적용하는 고율 관세 체계를 의미한다.
경제 지표 일정
투자자들은 이날 프랑스 기업신뢰지수, 독일 GDP 속보치, 그리고 영국 GfK 소비자신뢰지수 발표도 주시하고 있다. 각 지표는 유럽 경기 체력을 가늠할 핵심 변수로 꼽히며, 결과에 따라 유럽 증시는 추가 변동성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독일 GDP는 유로존 최대 경제의 성장 동력을 가늠하는 척도다. 최근 제조업·수출 둔화 우려 속에서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어 발표 전후로 국채 금리와 유로화 환율이 요동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영국 GfK 소비자신뢰지수는 브렉시트 이후 가계 심리 변화를 보여준다. 소비가 국내총생산(GDP)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영국 경제 특성상 해당 지표는 소비·소매 섹터 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시장 반응 및 전망
애널리스트들은 단기적으로는 무역협정의 ‘조건부 조항’이 유럽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 장기적으로는 EU의 대규모 미국 투자가 에너지·인프라 분야 수혜를 낳을 수 있지만, 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는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한다.
또한 일부 전문가들은 “협상 카드로 남겨둔 자동차 관세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향후 추가 협상 과정에서 긴장이 재점화될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위험 요인을 반영해 방어주(Defensive Stocks)와 고배당주로 자금이 이동하는 흐름이 포착되고 있다. 동시에 미국 증시의 높은 밸류에이션을 의식한 기관투자가들은 글로벌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가능성을 시사하며, 단기적으로 현금 비중 확대 전략을 검토 중이다.
(기사 작성: 김O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