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인사 책임자 줄리아 비야그라, 8월 23일 퇴사…AI 인재 확보 경쟁이 불러온 또 하나의 인사 지각변동

오픈AI(OpenAI)인사 총괄(Chief People Officer)줄리아 비야그라(Julia Villagra)가 회사에서 물러난다.

2025년 8월 22일(현지시간), CNBC 뉴스 보도에 따르면 비야그라는 8월 23일 금요일을 끝으로 회사를 떠난다. 이는 구글·메타·앤스로픽(Anthropic) 등과의 치열한 인재 영입 경쟁 속에서 발생한 또 한 번의 고위급 변동이다.

비야그라는 2024년 입사해 인재 채용 및 조직 문화 구축을 총괄해 왔으며, 2025년 3월 샘 올트먼(Sam Altman) CEO의 발표로 최고인사책임자(CPO)로 승진했다. 그러나 승진 5개월 만에 사임 소식이 전해졌고, 최초 보도는 로이터(Reuters)가 했으며 오픈AI 측은 CNBC에 해당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이번 퇴사는 AI 인재 쟁탈전의 후폭풍으로 해석된다. 최근 메타(Meta)가 오픈AI 직원을 향해 최대 1억 달러 규모의 입사 보너스(sign-on bonus)를 제시하며 ‘스카우트 전쟁’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메타 최고기술책임자(CTO) 앤드루 보스워스(Andrew Bosworth)는 “오픈AI도 맞대응(카운터 오퍼)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비야그라의 공백은 불과 몇 달 전 영입된 전(前) 인스타카트 Instacart CEO이자 메타 초기 임원피지 시모(Fidji Simo)가 일정 부분 메울 것으로 보인다. 시모는 소비자용 애플리케이션과 제품 전략을 주도하며 존재감을 키우는 중이다.

기업 구조 개편·40억 달러 자금 조달

오픈AI는 ‘챗GPT(ChatGPT)’를 넘어 B2B·엔터프라이즈 영역으로 사업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동시에 소프트뱅크(SoftBank) 주도 400억 달러(약 54조 원) 규모 자금 유치 조건으로 공익법인(Public Benefit Corporation) 전환 절차를 진행 중이다. *공익법인: 영리 활동을 하되 사회적 공익을 1차적 목적으로 삼는 법인 형태

전문가들은 “공익법인 체제에서는 경영진이 주주의 이익뿐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고려해야 한다”면서, “AI 안전성·윤리성 논란이 커지는 시점에 오픈AI가 규제 당국과 투자자 모두를 설득하려는 포석”이라고 분석한다.

샘 올트먼 CEO는 2025년 6월 인터뷰에서 “메타가 1억 달러 규모의 보너스로 우리 직원을 빼가려 했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하며, “우리는 업계 최고 수준의 보상을 제공해 인재를 지켜냈다”고 강조했다.

한편, 오픈AI 최고재무책임자(CFO) 사라 프라이어(Sarah Friar)는 CNBC 프로그램 ‘스쿼크 박스(Squawk Box)’ 영상 인터뷰(8월 20일)에서 “현재 가장 큰 문제는 끊임없는 컴퓨트 부족(under-compute)”이라고 토로했다. 이는 복잡한 AI 모델을 학습·배포하기 위해 막대한 연산 자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의미한다.

OpenAI CFO Sarah Friar 인터뷰 화면

AI 인사 변동의 시사점

비야그라의 퇴사는 단순한 개인적 이동이 아닌, ‘초(超)거대 AI 시대’에 접어든 빅테크 기업 간 인력 경쟁이라는 거시적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

첫째, AI 핵심 인재의 교섭력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거액의 보너스·스톡옵션·원격 근무가 기본 패키지로 제시되며, 기업 간 ‘몸값 인플레’ 현상은 계속될 전망이다.

둘째, 조직문화와 기업가치 정립이 더욱 중요해졌다. 고급 인재일수록 자신의 가치관과 맞는 조직을 찾는 경향이 강해, 공익법인 전환은 오픈AI에 ‘가치 지향성’을 부여해 채용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카드가 될 수 있다.

셋째, 기술·규제 리스크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AI 거버넌스, 데이터 프라이버시, 콘텐츠 저작권 등 문제가 확대되는 국면에서 인사·법무·정책 부서 간 협업이 필수적이다.

넷째, ‘챗GPT 그 이상’으로 사업포트폴리오를 확대하려면 다학제적 인재가 필요하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뿐 아니라, 반도체·HPC(고성능컴퓨팅)·디자인·윤리 분야 전문가까지 영입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줄리아 비야그라의 퇴사는 오픈AI가 직면한 인재 확보·유지라는 최대 과제를 드러낸 사건이다. 향후 오픈AI가 어떤 인물을 후임으로 앉히고, 메타·구글 등 경쟁사의 공세에 어떻게 대응할지가 AI 산업 지형도를 가늠할 핵심 변수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