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Alphabet)과 메타(Meta)가 6년간 100억 달러 이상 규모의 클라우드 인프라 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메타는 자사 인공지능(AI) 개발을 가속화할 기반을 확보했고, 구글은 아마존웹서비스(AWS)·마이크로소프트 애저(Microsoft Azure)를 추격할 대형 고객을 추가하게 됐다.
2025년 8월 22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복수의 익명 관계자는 “계약 기간은 6년이며, 총액은 100억 달러를 상회한다”고 전했다. 해당 계약은 기술 전문 매체 더인포메이션(The Information)이 가장 먼저 보도했다.
이번 계약은 메타가 AI 인프라 확장을 위해 선택한 또 하나의 대규모 파트너십이다. 메타는 2025 회계연도 총지출을 1,140억~1,180억 달러로 전망한 바 있으며, 그중 상당 부분을 AI 인력·장비·데이터센터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자체 생성형 AI 모델 ‘Llama’ 계열을 고도화해 페이스북·인스타그램·왓츠앱 등 서비스 전반에 AI 기능을 통합하고자 한다.
구글 클라우드(Google Cloud)는 올해 2분기 매출 136억 달러, 영업이익 28억 3,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32% 성장했다. 이는 알파벳(Alphabet) 전체 성장률(13.8%)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구글은 오픈AI(OpenAI) 등 굵직한 고객사를 연이어 확보하며 클라우드 점유율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메타와 구글은 온라인 광고 시장에서 오랫동안 경쟁 관계였지만, 메타 입장에서는 대규모 AI 학습·추론 작업에 필요한 컴퓨팅 자원을 다각도로 확보하는 것이 시급하다. 메타는 이미 AWS 및 Azure와 전략적 클라우드 이용 계약을 맺었으며, 자사 데이터센터도 운영 중이다. 이번 계약은 ‘멀티 클라우드’ 전략을 강화해 장애·보안 위험을 분산하려는 목적도 담고 있다.
클라우드 인프라란 무엇인가?
클라우드 인프라(Cloud Infrastructure)는 물리적·가상화된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운영·관리 소프트웨어 등으로 구성된 대규모 컴퓨팅 환경을 말한다. 기업이 자체 데이터센터를 구축하지 않고도 필요할 때 즉시 자원을 확장·축소할 수 있어 비용 효율성과 확장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특히 AI 학습에는 수천~수만 개의 GPU가 필요한데, 이처럼 막대한 자원을 단기간에 확보하려면 클라우드 서비스가 사실상 유일한 해법이다.
전문가 시각
“메타가 구글·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를 동시에 활용하겠다는 전략은 특정 공급자에 대한 종속을 최소화하고, 각 사의 최신 AI 전용칩·네트워크 기술을 모두 테스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클라우드 간 호환성과 데이터 이동 비용이 커질 수 있어 세밀한 비용·성능 관리가 핵심이 될 것” – 국내 대형 증권사 AI 담당 애널리스트
이번 계약으로 구글은 ‘수익성이 높은 대형 AI 워크로드’를 추가 확보해 실적 개선을 이어갈 전망이다. 메타 역시 AI 플랫폼 경쟁력 강화를 통해 광고·커머스·콘텐츠 추천 알고리즘의 정밀도를 높이고, 차세대 제품·서비스(예: 메타버스, 혼합현실 기기)에 AI 기능을 통합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미국 법무부(DOJ)의 반독점 소송 결과에 따라 구글의 260억 달러 규모 기본 검색엔진 계약의 존속 여부가 불투명해졌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AI 인프라 수요 폭증이 구글 클라우드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평가한다.
이처럼 IT 거대 기업들이 AI 주도권을 둘러싸고 대규모 클라우드 계약을 맺는 추세는 향후 수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기업·기관들도 글로벌 hyperscaler(초대형 클라우드 사업자)의 최신 AI 인프라 활용 전략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