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 구글이 100억 달러 이상 규모의 클라우드 컴퓨팅 계약을 메타 플랫폼스와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소식은 The Information이 내부 사정에 정통한 익명의 두 관계자를 인용해 2025년 8월 21일(현지시간) 보도하면서 처음 알려졌다.
2025년 8월 21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번 계약으로 메타는 구글 클라우드가 제공하는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킹 등 핵심 인프라 서비스를 활용하게 된다. 이는 메타가 자사 플랫폼 운영 및 인공지능(AI) 연구·개발 작업을 위해 외부 클라우드를 대규모로 이용하는 첫 사례 가운데 하나로 평가된다.
The Information은 “이번 계약 규모가 100억 달러(약 13조 4,000억 원)를 웃돌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로이터는 해당 보도를 즉시 독자적으로 검증하지는 못했다고 덧붙였다.
계약의 배경 및 의미
메타는 그동안 자사 데이터센터와 자체 설계한 AI 가속기 칩 ‘MTIA(Meta Training and Inference Accelerator)’를 통해 내부 워크로드 상당 부분을 해결해 왔다. 그럼에도 최근 챗봇 ‘메타AI’와 생성형 모델 ‘Llama’ 시리즈 등 AI 서비스 수요가 급증하면서, 외부 클라우드 자원을 병행 확보해 1 확장성을 담보할 필요성이 커진 것으로 해석된다.
구글 클라우드는 인프라 성능과 AI 생태계(텐서플로·빅쿼리 등)에서 시장의 긍정적 평가를 받아 왔다. 이번 계약으로 메타는 경쟁사 마이크로소프트 애저나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아닌 구글과 손잡음으로써, 다변화된 멀티 클라우드 전략을 가속할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메타가 Llama 3 이후 차세대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준비하며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며 “온프레미스(사내 구축)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퍼블릭 클라우드를 통한 ‘버스트(burst) 용량’ 확보가 필수”라고 설명했다.
클라우드 시장 경쟁 구도
시장조사업체 시너지리서치그룹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전 세계 클라우드 인프라(IaaS‧PaaS) 시장 점유율은 AWS 31%,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25%, 구글 클라우드 11% 순으로 집계됐다. 구글은 두 선두 사업자와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 대형 고객 유치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구글은 2023년 타이완의 대만반도체제조(TSMC), 2024년 미국의 게임 개발사 유니티(Unity) 등 굵직한 계약을 연달아 체결한 바 있다. 올해 메타와의 초대형 계약이 성사되면, 구글 클라우드는 AI 워크로드 전용 인프라 공급자로서 존재감을 한층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메타와 구글, 서로에게 주는 시너지
메타는 구글 클라우드의 TPU(텐서 프로세싱 유닛)와 고성능 GPU 클러스터를 활용해 자사 AI 모델 학습과 추론 속도를 대폭 향상할 수 있다. 반대로 구글은 FAANG(페이스북·아마존·애플·넷플릭스·구글) 중 한 축인 메타를 고객사로 확보함으로써 레퍼런스를 강화하게 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협력을 통해 구글 클라우드는 매출 다각화를, 메타는 AI 혁신 가속화를 각각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다만, 구체적인 계약 기간이나 비용 지불 구조 등 세부 조항은 양사 모두 공개하지 않고 있다.
주요 용어 설명
클라우드 컴퓨팅은 인터넷을 통해 서버, 스토리지, 데이터베이스, 네트워크, 소프트웨어 등 IT 자원을 필요에 따라 빌려 쓰는 서비스형 인프라(IaaS) 또는 플랫폼(PaaS)을 말한다. 기업은 초기 설비 투자(CAPEX)를 줄이고, 사용량 기반(OPEX)으로 유연하게 비용을 지불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멀티 클라우드는 특정 사업자 한 곳에만 의존하지 않고 두 곳 이상 퍼블릭 클라우드를 동시에 활용하는 전략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 장애 대응력(가용성)과 협상력(가격·서비스 품질)을 높일 수 있지만, 관리 복잡성이 증가한다.
TPU(Tensor Processing Unit)는 구글이 AI 모델 학습·추론 최적화를 위해 자체 설계한 반도체다. GPU보다 행렬 연산에 특화돼 대규모 신경망 처리 성능이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다.
향후 전망 및 함의
메타가 생성형 AI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외부 클라우드를 적극 도입함에 따라, 향후 빅테크 간 인프라 교차 협력 사례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된다. 동시에 자체 칩 개발과 퍼블릭 클라우드 활용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전략’이 업계 표준으로 자리잡을지 주목된다.
한편, 구글 클라우드는 메타와의 계약 건을 포함해 최근 발표한 대형 고객사 거래를 기반으로 내년 상반기 매출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할 것이란 관측도 있지만, 회사 측은 “개별 고객과의 거래 조건은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결국 메타와 구글의 맞손은 AI 워크로드 급증이라는 공통 과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양사 모두에게 ‘윈윈’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구체적 투자 규모와 기술적 성과가 공개될 때, 시장의 평가가 어떻게 달라질지 지켜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