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마감 후 변동폭 컸던 주요 종목 — 인튜이트·워크데이·로스 스토어스 등

[애프터마켓 집중 진단] 미국 증시 정규장이 끝난 뒤 진행되는 애프터마켓(After-hours trading)에서 인튜이트(Intuit), 워크데이(Workday), 로스 스토어스(Ross Stores), 줌 커뮤니케이션스(Zoom Communications) 등이 두드러진 주가 변동을 기록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해당 기업들이 발표한 분기 실적과 향후 가이던스에 주목하며 빠르게 주식 가격을 재조정했다.

2025년 8월 21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인튜이트 주가는 실적 호조에도 약 6% 하락했고, 워크데이는 구독 매출 전망이 무난했음에도 비슷한 폭으로 밀렸다. 반면 로스 스토어스와 줌 커뮤니케이션스는 양호한 실적 덕분에 각각 2%, 5% 상승했다. 이러한 흐름은 투자자들이 단순한 ‘실적 발표’뿐만 아니라 향후 수익성·성장 여력을 복합적으로 평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① 인튜이트 — 예상 상회한 실적에도 주가 6% 하락

재무·세무 소프트웨어 ‘터보택스(TurboTax)’와 중소기업 회계 서비스 ‘퀵북스(QuickBooks)’로 잘 알려진 인튜이트는 2025회계연도 4분기(6월 결산)조정 EPS 2.75달러, 매출 38억3,000만 달러를 보고했다. LSEG(구 리피니티브) 컨센서스 1) EPS 2.66달러, 매출 37억5,000만 달러를 모두 상회한 수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프터마켓에서 주가가 밀린 것은,

“세무 시즌 종료 이후 둔화될 수익 성장률”

에 대한 우려와, 연말까지의 비용 증가 가능성이 부각된 영향이라는 해석이 제기된다.

② 워크데이 — 3분기 전망이 ‘컨센서스 수준’… 실망 매물 출회

인사(HR)·재무(Finance) 클라우드 SaaS 기업 워크데이는 3분기 구독 매출을 22억4,000만 달러로 예상했다. 이는 StreetAccount 기준 시장 전망치와 동일하지만, 일부 기관투자가들은 ‘상향 조정이 없었다’는 점에 실망하며 주가를 6%가량 낮췄다. 같은 분기 조정 영업마진 가이던스 28.0%도 컨센서스(28.1%)를 0.1%p 밑돌며 보수적으로 평가됐다.

③ 로스 스토어스 — EPS 호조 불구, 매출 부진

미국 오프프라이스(off-price) 의류 체인 로스 스토어스는 2분기 조정 EPS 1.56달러로 컨센서스(1.54달러)를 상회했으나, 매출 52억3,000만 달러가 예상치(55억7,000만 달러)에 못 미쳤다. 그럼에도 할인 유통 업태 특유의 방어적 성격이 부각되며 주가는 애프터마켓에서 2% 올랐다.

④ 줌 커뮤니케이션스 — 성장 둔화 우려 속 ‘어닝 서프라이즈’

화상회의 플랫폼 줌은 2분기 조정 EPS 1.53달러, 매출 12억2,000만 달러를 기록해 LSEG 예상치(각각 1.37달러, 12억 달러)를 모두 뛰어넘었다. 재택·원격 근무 수요가 팬데믹 이후 안정 단계에 접어든 상황에서 거둔 성과라는 점이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자극하며,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5% 상승했다.


용어·배경 해설

애프터마켓은 뉴욕증권거래소(NYSE)·나스닥(Nasdaq) 정규장(09:30~16:00, 동부표준시) 이후 약 16:00~20:00 사이에 전자거래로만 열리는 시간 외 거래를 의미한다. 이 구간에서는 거래량이 상대적으로 적어 주가 변동 폭이 확대되기 쉬우므로, 발표 직후 실적이 기대치를 상회하거나 하회할 때 주가가 과격하게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조정 EPS(Adjusted Earnings per Share)는 일회성 비용·수익을 제외해 기업의 지속 가능 이익력을 더 정확히 보여 주도록 설계된 지표다. 회계기준에 따른 순이익(GAAP EPS)보다 실제 영업성과를 가늠하기 용이하다.


기자 시각·시장 의미

이번 애프터마켓 흐름은 ‘호실적이 곧바로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시장의 복합성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 인튜이트와 워크데이 사례처럼, 실적 발표 이상의 서프라이즈가 없으면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질 수 있음을 경고한다. 반면 로스 스토어스와 줌은 매출이나 성장률이 다소 둔화됐음에도 수익성 방어비용 효율화가 돋보여 투자자의 신뢰를 얻었다.

특히 인튜이트·워크데이처럼 연환산 매출이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비용 구조 개선에 초점을 맞추지 못하면, 긴축 통화 환경에서 밸류에이션 압력이 커질 수 있다. 반대로 로스 스토어스·줌처럼 현금흐름이 안정적이면서 자사주 매입·배당 여력이 있는 기업에는 방어적 수요가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

향후 수 주간 투자자들은 9월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와 소비 지표를 주시하면서, ‘고금리 지속’ 시나리오에 맞춰 정보기술(IT)·소매·필수소비재 전반의 실적·현금흐름 대비 밸류에이션을 재평가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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