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 감소·수요 회복 신호에 국제유가 2주 만에 최고치

국제 유가가 다시 상승세를 탔다. 10월물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선물(코드 CLV25)은 21일(현지 시각) 전일 대비 0.81달러(1.29%) 오른 종가 63.63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달물 RBOB 가솔린 선물(RBV25)도 0.0281달러(1.43%) 상승했다.

2025년 8월 21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이날 원유와 가솔린 가격은 각각 2주‧2.5주 만의 최고치로 마감했다. 전날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예상보다 큰 폭의 원유·가솔린 재고 감소를 발표한 점이 추가 상승 재료로 작용했다. 여기에 글로벌 제조업 회복세가 에너지 수요를 지지해 가격을 밀어 올렸다. 다만 미국 달러화 지수가 1.5주 만의 고점으로 뛰면서 상승 폭은 일부 제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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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는 광고 문구가 눈길을 끌 만큼, 최근 원자재 시장에 대한 투자자 관심은 뜨겁다.

제조업 지표가 깜짝 호조를 보인 점도 유가 강세 요인이다. 8월 미국 S&P 글로벌 제조업 PMI는 전월 대비 4.5포인트 급등한 53.3으로 3년 최고치를 기록해 예상치(49.7) 대비 크게 상회했다. 유로존 PMI 역시 50.5로 3년 만에 가장 높아 시장 추정치(49.5)를 웃돌았다. PMI 수치가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을 의미한다.


지정학적 변수도 유가를 뒷받침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우크라이나 안보 보장에 대해 “러시아의 참여 없는 일방적 보장은 무의미하다”고 발언,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 전망이 불투명해졌다.

반면 OPEC+(석유수출국기구와 러시아 등 비회원국 연합)의 증산 계획은 유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OPEC+는 9월 1일부터 하루 54만7000배럴 추가 증산을 승인했으며, 2026년 9월까지 총 220만 배럴을 단계적으로 회복할 방침이다. 7월 OPEC 산유량은 하루 2만 배럴 감소한 2831만 배럴로 집계됐다.

바다 위 저장량 감소도 가격을 지지했다. 에너지 데이터 업체 보텍사(Vortexa)는 8월 15일 기준, 7일 이상 정박해 있는 유조선 내 원유 재고가 전주 대비 12% 줄어든 8249만 배럴이라고 밝혔다.

EIA 주간 통계(8월 15일 기준)에 따르면 미국 원유 재고는 5년 평균 대비 5.6% 낮고, 가솔린 재고는 0.7% 낮으며, 중간유(디스틸레이트) 재고는 13.0% 부족한 상태다. 같은 기간 미국 원유 생산은 주간 0.4% 증가해 1338만2000배럴에 도달했지만, 2024년 12월 6일 기록한 역사적 고점(1363만1000배럴)보다는 소폭 낮다.

석유 서비스 기업 베이커휴스가 집계한 활동 중인 미국 석유 시추장비(리그) 수도 주목된다. 8월 15일 주간 리그 수는 411기로 변동이 없었으며, 이는 8월 1일 기록한 3년 9개월 최저치(410기)와 유사한 수준이다. 2022년 12월 5년 3개월 만의 고점인 627기와 비교하면 큰 폭으로 줄었다.


2025년 8월 21일 기준, 리치 애스플런드 기자는 본 기사에서 언급된 어떠한 자산에도 직접·간접적으로 투자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해당 자료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조언이 아니다.

※ 용어 해설
RBOB 가솔린: Reformulated Blendstock for Oxygenate Blending의 약자로, 산화제 혼합 전 단계의 가솔린 원료를 뜻한다. 미국 동부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대표적 가솔린 선물 계약이다.
보텍사(Vortexa): 선박 위치 정보와 위성 자료를 조합해 글로벌 원유·가스 물동량을 실시간 추적하는 영국계 데이터 기업이다.
OPEC+: OPEC 13개 회원국과 러시아 등 10개 비회원 산유국이 참여하는 협의체로, 글로벌 원유 공급량의 약 40%를 통제한다.


전문가 관전 포인트
• 글로벌 PMI 회복이 실제 산업 수요로 이어질 경우, WTI 65달러선 돌파 가능성도 열려 있다.
• 다만 달러 강세가 지속되고 OPEC+ 증산이 예상치를 웃돌면 60달러 재차 하향 변동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