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리콘밸리의 대표 핀테크 소프트웨어 기업인 인튜이트(Intuit Inc.)가 2026회계연도 중·장기 실적 가이던스를 유지하면서도, 단기적으로 1분기(2025년 8~10월) 매출 성장률이 시장 예상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2021년 인수한 이메일·마케팅 자동화 플랫폼 메일침프(Mailchimp)의 부진이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2025년 8월 21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인튜이트 이사회는 30억 2,000만 달러(약 3조 9,000억 원) 규모의 신규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승인했다. 기존 잔여 한도 21억 달러를 합산하면 총 53억 달러까지 자사주를 추가 취득할 수 있게 된 셈이다.
“CFO 산딥 아울라(Sandeep Aujla)는 ‘단기적으로는 메일침프가 성장의 걸림돌이지만, 연말에는 정상 궤도로 복귀하도록 구체적 실행 계획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인튜이트는 터보택스(TurboTax)·크레딧카르마(Credit Karma)·퀵북스(QuickBooks) 등으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최근에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접목한 ‘AI 에이전트’ 기능을 퀵북스 온라인과 급여(payroll) 서비스에 도입하며, 이에 맞춰 구독료를 일제히 인상했다. AI 에이전트란 사용자의 명령을 이해·실행해 회계·세무·재무 분석을 자동화하는 준자율 시스템을 의미한다.
1분기 가이던스
인튜이트는 2026회계연도(2025년 8월~2026년 7월) 매출을 210억~211억 9,000만 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LSEG 집계 컨센서스(211억 2,000만 달러)와 사실상 일치한다. 다만 오는 1분기 매출 성장률 가이던스는 전년 대비 14~15%로, 애널리스트 전망치(16.1%)에 다소 못 미친다.
주당순이익(EPS) 전망
연간 조정 EPS는 22.98~23.18달러로, 시장 평균(23달러)과 유사하다. 1분기 조정 EPS 전망치는 3.05~3.12달러이며, 월가 예상치 3.07달러와 큰 차이가 없다.
4분기(2025년 5~7월) 실적
인튜이트는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한 38억 3,000만 달러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37억 5,000만 달러)를 웃돌았다. 조정 EPS도 2.75달러로, 컨센서스(2.66달러)를 상회했다.
메일침프 부진의 배경
업계 전문가들은 경기 둔화 속 중소기업 마케팅 지출 축소, 경쟁 플랫폼 대비 기능 차별화 지연 등을 메일침프 성장 정체의 원인으로 꼽는다. 인튜이트는 AI·데이터 분석 역량을 접목해 고객 맞춤형 캠페인 자동화, ROI(투자 대비 수익) 극대화 기능을 강화하는 동시에 가격 정책을 재조정해 반등을 모색하고 있다.
재무 전략과 시장 평가
대규모 자사주 매입은 주당 가치 희석 방지 및 주주 환원을 통한 투자 매력 제고 목적이 크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핵심 사업부인 퀵북스와 터보택스의 견조한 현금흐름이 메일침프 리스크를 상쇄한다”고 진단하지만, 단기적인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은 주가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평가한다.
용어 해설
퀵북스(QuickBooks)는 소기업 회계·급여 처리를 자동화해 주는 구독형(Software-as-a-Service) 플랫폼이다.
터보택스(TurboTax)는 개인·자영업자를 위한 미국 세금 신고용 소프트웨어로, IRS 양식을 자동 작성해 주는 기능을 제공한다.
크레딧카르마(Credit Karma)는 개인 신용점수 조회와 금융상품 추천 서비스를 제공하는 무료 포털이다.
전망
인튜이트는 메일침프의 구조적 개선과 AI 에이전트 확산을 통해 2026년 이후 연평균 두 자릿수 성장을 재차 달성한다는 목표다. AI 기반 맞춤형 재무·마케팅 솔루션 수요가 확대되는 만큼, 실행 속도와 M&A 시너지 극대화 여부가 향후 주가 향방을 가를 핵심 변수로 지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