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설탕 선물 가격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2025년 10월물 뉴욕 ICE 원당(#11)은 -0.17센트(-1.03%) 하락했고, 같은 월물 런던 ICE 백설탕(#5)은 -6.20달러(-1.27%) 내렸다.
2025년 8월 21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인도와 태국의 수출 증가 가능성에 주목하며 가격을 낮추는 분위기다.
시장조사업체 헤지포인트 글로벌 마켓츠(Hedgepoint Global Markets)는 인도의 2025/26 마케팅 연도 설탕 수출 전망치를 종전 50만 톤(MT)에서 150만 톤(MMT)으로 상향했으며, 태국의 같은 연도 수출도 전년 대비 11.8% 증가한 760만 톤으로 예측했다.
수요·공급 엇갈린 시그널
지난 20일(수) 런던 백설탕 선물은 5주 만의 최고가로 반등했다. 중국의 7월 설탕 수입이 전년 대비 76% 급증한 74만 톤을 기록했으며, 파키스탄도 최근 20만 톤의 정제 설탕 구매 입찰을 진행해 글로벌 수요가 견조함을 시사했다.
반면 18일(월)에는 브라질 설탕 공장들이 에탄올 대신 설탕 생산에 집중한다는 전망이 나오며 가격이 일주일 만에 저점을 찍기도 했다. 시장조사기관 코브리그 애널리틱스(Covrig Analytics)는 건조한 사탕수수로 인해 수확이 정점에 달하면서 이러한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12일(화) 뉴욕 원당 가격은 브라질 사탕수수 수율 약화 우려로 두 달 만에 고점을 기록했다. 브라질 사탕수수산업협회(UNICA)는 7월 하순 브라질 중남부(센터-사우스) 설탕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0.8% 감소한 361만 4,000톤이라고 발표했다. 2025/26 연초부터 7월까지 누적 생산량도 7.8% 줄어든 1,926만 8,000톤에 그쳤다.
그러나 같은 기간 브라질 공장들의 사탕수수 분쇄 비중에서 설탕이 차지하는 비율은 54.10%로, 전년 50.32% 대비 확대됐다.
브라질 국영 곡물기관 코나브(Conab)는 지난달 2024/25 브라질 설탕 생산이 가뭄·고온 탓에 전년 대비 3.4% 감소한 4,411만 8,000톤이라고 밝혔다.
인도·태국발 공급 확대 가능성
블룸버그 통신은 인도 정부가 10월 시작되는 다음 시즌에 설탕 수출을 허용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인도기상청(IMD)은 8월 18일 기준 누적 몬순 강수량이 611.2mm로 정상 대비 1% 초과했다고 발표했다. 풍부한 강우는 사탕수수 작황 호전을 예고한다.
인도 사탕·바이오에너지 제조협회는 2025/26년 설탕 200만 톤 수출 허가를 정부에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도의 2025/26 설탕 생산은 전년 대비 19% 증가한 3,500만 톤으로 전망된다(인도 전국협동조합제당연맹).
태국은 세계 3위 설탕 생산국이자 2위 수출국이다. 태국 사탕수수위원회는 2024/25년 설탕 생산이 1,000만 톤으로 14% 늘었다고 밝혔다. 내년(2025/26)에는 2% 추가 증가한 1,030만 톤이 예상된다(미농무부 FAS).
중장기 수급 전망
글로벌 상품회사 차르니코프(Czarnikow)는 6월 30일 보고서에서 2025/26 시즌 세계 설탕 공급이 8년 만에 최대인 750만 톤 과잉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5월 22일 美 농무부(USDA)는 전 세계 2025/26 설탕 생산이 4.7% 증가한 1억 8,931만 8,000톤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같은 해 전 세계 소비 역시 1.4% 늘어난 1억 7,792만 1,000톤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국제설탕기구(ISO)는 5월 15일 2024/25년 글로벌 설탕 공급 부족분을 547만 톤으로 9년 만에 최대치로 상향했다. 이는 2023/24년 131만 톤 공급 과잉 이후 시장이 긴축 국면에 접어들 수 있음을 시사한다.
용어 설명
NY ICE 원당 #11(루(raw) sugar)은 정제되지 않은 원당 가격을 의미하며, 런던 ICE 백설탕 #5는 정제 설탕(white sugar) 선물 가격을 나타낸다. #11 계약은 센트/파운드, #5 계약은 달러/톤으로 거래된다.
또한 ‘마케팅 연도’(marketing year)는 국가 또는 기관이 농산물 생산·수급을 계산할 때 사용하는 1년 단위 회계 기간이다. 사탕수수의 경우 대부분 10월~다음 해 9월을 적용한다.
전문가 시각
시장에서는 브라질의 기후 변수와 인도·태국의 수출 정책이 단기 가격 흐름의 핵심 촉매로 꼽힌다. 공급 확대가 현실화할 경우 가격은 추가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지만, 동시에 브라질·ISO가 경고한 기후 위험과 수급 불균형 가능성은 변동성을 키울 전망이다.
특히 인도의 수출 허용 여부는 글로벌 시장 심리를 바꿀 최대 이벤트로 평가된다. 투자자들은 각국 정부의 정책 발표, 기후 데이터, 제당사들의 공장 가동률 등 고빈도 지표를 면밀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