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엑스트라 스페이스 스토리지 투자의견 ‘매수’→‘중립’ 하향…수요 회복 부진·실적 성장 둔화 우려

[뉴욕 발] 골드만삭스(Goldman Sachs)가 미국 대표 셀프스토리지 리츠(REIT)인 엑스트라 스페이스 스토리지(Extra Space Storage Inc., NYSE: EXR)에 대한 투자 의견을 종전 ‘Buy(매수)’에서 ‘Neutral(중립)’로 하향 조정했다. 브로커리지는 “창고 수요 회복이 예상보다 더딘 가운데, 실적 성장 모멘텀도 제한적이어서 주가를 견인할 동력이 약해졌다”고 평가했다.

2025년 8월 2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엑스트라 스페이스가 2025년 예상 핵심 지표인 FFO(운용현금흐름) 대비 16.7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는 전통적으로 프리미엄을 유지해 온 동종 업계 평균을 소폭 하회하는 밸류에이션이다. 골드만삭스는 12개월 목표주가를 146달러로 제시하며 “

실적이 의미 있게 개선되지 않는 한 밸류에이션 재평가도 제한적일 것

“이라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엑스트라 스페이스의 2027년까지 연평균 EPS 성장률을 약 2.5%로 하향 전망했다. 이는 과거 중·고한 한 자릿수 후반 성장률보다는 크게 둔화된 수치다. 주가가 지난 2023년 9월 ‘매수’ 등재 이후 15.9% 상승하는 동안, S&P 500지수는 같은 기간 50% 급등해 상대적 수익률 격차가 확대됐다.

수요 측면의 변수도 부진하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형 도시권 공급 과잉과 주택 거래 감소가 이어지면서 신규 임차인 임대료(New Lease Rate)가 기대보다 느리게 회복되고 있다. 기존 고객 대상 요금 인상은 견조하지만, 실질 매출 성장의 핵심 동인인 신규 계약 임대료 개선 속도가 더뎌 전반적인 수익성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용어 설명
FFO(Funds From Operations)는 부동산 리츠가 감가상각·매각손익 등을 제외하고 실제 현금흐름을 보여주는 핵심 수익성 지표다. REIT(Real Estate Investment Trust)는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을 보유·운용하면서 임대료 수익을 배당 형태로 배분하는 신탁형 투자회사다. 일반 제조업·IT기업의 ‘순이익’과 달리, 리츠는 FFO가 주가 산정의 핵심 변수로 쓰인다.

공급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2015년 이후 10년 가까이 이어진 공격적 증축의 여파로 시장 경쟁은 치열하다. 골드만삭스는 “신규 창고 공급이 2026~2027년에 둔화될 전망이지만, 현재 과잉설비가 흡수되기 전까지는 가격 경쟁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수요 회복의 또 다른 변수였던 미국 주택 매매 회전율(housing turnover)도 단기간에 반등하기 어려울 것으로 평가됐다. 금리 고점 부담과 재고 부족으로 기존 주택 거래가 정체돼 이사·리로케이션 수요가 줄어든 탓이다. 이는 통상 셀프스토리지 업계의 핵심 수요원으로 꼽힌다.

또한 엑스트라 스페이스는 일부 경쟁사 대비 로스앤젤레스(LA) 핵심 시장 노출도가 낮은 데다, 최근 고금리·고물가 환경 속 매력적인 매물 인수 기회도 제한적이라고 보고서는 평가했다. 따라서 공격적인 M&A를 통한 외형 확장은 단기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

시장·전문가 시각에서는 여전히 의견이 엇갈린다. 모건스탠리,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일부 하우스는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하며 “중장기 구조적 수혜 산업”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반면, 골드만삭스와 JP모건처럼 실적 모멘텀·밸류에이션 압력을 지적하며 조심스러운 접근을 권고하는 시각도 확산되고 있다.

AI 코멘터리·기자 시각
본지는 셀프스토리지 섹터가 장기적으로 △디지털 전환에 따른 전자상거래 물류 수요 확대, △고령화·1인 가구 증가에 따른 주거 공간 제약 등 구조적 성장 여건을 갖췄다고 본다. 다만 단기적으론 공급 과잉과 거시 환경 변수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보수적 접근이 불가피하다. 특히 FFO 성장률이 3% 미만으로 떨어질 경우, 배당 증액 여력도 제한되어 배당투자자 유입이 둔화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결국 투자자는 ① 공급 조절 여부, ② 주택 거래 회복 속도, ③ 경쟁사 대비 가격·점유율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 본격적인 리레이팅(re-rating)을 위해서는 최소한 분기별 FFO 성장률이 한 자릿수 중반으로 회복될 필요가 있다는 게 시장 컨센서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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