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전략 통했다…월마트, 연간 실적 전망 상향

세계 최대 소매업체 월마트(Walmart Inc.)2025 회계연도 연간 매출 및 순이익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고물가 우려 속에서 전 소득계층 소비자들이 ‘최저가 매장’으로 몰리며 대형 할인점의 구조적 강점이 다시 한 번 부각됐다는 분석이다.

2025년 8월 21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2분기(5~7월) 월마트의 매출은 1,774억 달러로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 갔다. LSEG(구 리피니티브) 집계 전문가 컨센서스 1,761억 6,000만 달러를 가볍게 뛰어넘은 수치다.

같은 기간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2.52~2.62 달러로 상향 제시됐다. 이는 기존 가이던스(2.50~2.60 달러) 대비 양쪽 구간이 0.02 달러씩 올라간 것이다. 매출 성장률 전망 역시 3.0~4.0%에서 3.75~4.75%로 높아졌다.

CEO 더그 맥밀런(Doug McMillon)은 “소비자들이 가계 재무를 방어하기 위해 가격 민감도를 높이며 월마트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온라인 채널 ‘비대면 가속’ 효과

벤턴빌 본사에 따르면 2분기 글로벌 전자상거래 매출은 25% 급증했다. 특히 전체 점포 배송의 3분의 1이 3시간 이내 완료됐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이는 자사 물류망의 속도 경쟁력과 인공지능(AI) 수요예측 시스템 강화를 통해 달성된 결과라는 설명이다.

미국 내 비교점포 매출(Comparable Sales)은 4.6% 늘어나 시장 예상치(3.8%)를 크게 앞섰다. 식료품·헬스케어·웰빙 부문이 견인차 역할을 했으며, 온라인 식품 장보기 서비스가 핵심 성장동력으로 꼽힌다.

결제 단가·구매 빈도 모두 상승

소비자 1인당 평균 결제 금액은 전년 동기 0.6%에서 올해 3.1% 상승해 ‘체크아웃 인플레이션(Checkout Inflation)’ 현상을 반영했다. 동시에 마켓플레이스(입점 판매) 매출은 전자·자동차용품·완구·미디어·게임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40% 확대됐다.


관세(관세·Tariff) 변수와 가격 전략

지난 분기 월마트 경영진은 “여름철 일부 수입상품에 관세 관련 비용 전가가 불가피하다”고 예고한 바 있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비판했지만, 의류·신발·포장식품 업계 경쟁사들도 잇따라 비슷한 입장을 냈다. 한편 월마트 미국 매출의 약 3분의 2가 국산 제품에서 발생해 경쟁사 대비 관세 충격을 상대적으로 완충했다.

참고 용어 설명
관세(Tariff): 정부가 특정 국가로부터 수입되는 상품에 부과하는 세금으로, 보호무역·무역흑자·정치적 목적 등 다양한 이유로 적용된다.
비교점포 매출: 12개월 이상 운영된 기존 점포만을 대상으로 산출하는 성장률 지표로, 신규 출점 효과를 제외해 실질 체력을 가늠한다.

3분기 가이던스는 보수적

3분기(8~10월) 매출 가이던스 1,680억 달러는 월가 전망치(1,763억 3,000만 달러)에 못 미친다. 회사 측은 “거시경제 불확실성 및 소비 심리 둔화 가능성”을 이유로 들었으나, 시장에서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위한 실적 관리’라는 분석도 나온다.

컨설팅업체 Kantar의 애널리스트 미셸 그랜트는 “가격 리더십과 디지털 전환 속도가 월마트의 두 가지 핵심 추동력”이라며 “동종업계 압박이 심화될수록 장기 시장점유율은 더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 시각: 구조적 우위 지속 가능성

기자가 다수 리테일 전문가들을 취재한 결과, 월마트의 체질 개선은 단순 저가 전략을 넘어 『옴니채널 물류·데이터 통합 시스템』 구축에 방점이 찍혀 있다. 신선식품·처방약(Prescription)·회원제(멤버십) 시너지가 강화되면 평균 객단가(ARPU)가 장기적으로 상승 곡선을 그릴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위험 요인도 존재한다. ①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재차 가팔라질 경우, 최저가 유지 비용이 커질 수 있다. ② 노동조합 임금 협상이 격화되면 인건비가 마진을 잠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③ Amazon, Costco 등 경쟁사 역시 전략적 가격 인하에 나설 여지가 있다.

결론

요약하면, 가격 민감도 상승과 온라인 배송 혁신이라는 두 축이 월마트의 최근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올해 하반기 ‘보수적 가이던스’라는 안전판은 남아 있지만, 시장 분위기는 또 한 번의 ‘어닝 비트(Earnings Beat)’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