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들어 급락한 암호화폐 재무 전략 기업 주가…승자와 패자 가려졌다

암호화폐를 재무자산으로 보유하는 기업들은 올여름 비트코인 가격이 지지부진했던 시기에 투자자들의 수익 추구 심리를 등에 업고 주식시장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8월 들어 이들 종목의 랠리는 급격히 식었으며,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잭슨홀 경제 심포지엄이 새로운 촉매가 될지 주목받고 있다.

2025년 8월 20일, CNBC뉴스 보도에 따르면 연준이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할 만한 메시지를 내놓을 경우, 해당 종목들이 다시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CNBC는 이달 들어 성적이 엇갈린 기업들과, 이들이 암호화폐 트레저리(Treasury) 전략을 채택한 이후의 누적 성적을 면밀히 비교했다.

이번 분석에 사용된 데이터는 8월 19일 기준이다. 단기 비교는 각 기업이 전략을 선언한 시점이 다르다는 점에서 완벽히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예컨대 에스질라(Ethzilla)는 7월 29일에야 암호화폐 재무 전략을 선언했고, 초기 매수세가 8월 초까지 이어져 월간 수익률이 약 114%로 그룹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월간 ‘톱 퍼포머’ 및 하위권

에테르(이더) 중심 기업 비트마인 이머전 테크놀로지스(BitMine Immersion Technologies)가 이달 들어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솔라나(Solana)에 집중한 디파이 디벨럽먼트(DeFi Development Corp)가 그 뒤를 이었다. 반면 마이크로스트래터지(Strategy) — 2020년 비트코인을 기업 재무 자산으로 채택한 선구자적 기업 —의 주가는 이달 16%가량 하락했다.

각 기업별 성적은 다음과 같다:
Ethzilla — 월간 약 114% 상승
BitMine Immersion — 월간 2위 상승률
DeFi Development — 월간 8% 상승
Strategy — 월간 16% 하락
CEA 인더스트리즈 — 7월 28일 550% 급등 후 8월 들어 28% 하락


유명 투자자의 ‘이름값’

이들 기업 중 눈에 띄는 공통점은 굵직한 후원자(backer) 유무다. 펀드스트랫 글로벌 어드바이저스의 톰 리(Tom Lee)와 IT 억만장자 피터 틸(Peter Thiel)이 지분을 보유한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주가 방어력이 높았다. Lee는 6월 말 BitMine Immersion의 이사회 의장에 부임했고, Thiel은 직후 같은 회사 지분 9%를 공개 매입했다. Thiel은 이어 Ethzilla(구 180 라이프사이언스)의 지분 7.5%도 확보했다.

“유명 인사는 자신의 평판을 투자 대상에 확장시키며, 경영진·이사회 인사들과 함께 자산을 실제 사업으로 운영해 수익을 창출하고 위험을 관리할 것이라는 신뢰를 형성한다”

네오클래식 캐피탈(Neoclassic Capital) 공동창립자 마이클 부첼라는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투자자 신뢰가 유동성과 시장 깊이를 이끌어내고, 그 결과 옵션 거래 및 거래량 증가로 이어진다”고 덧붙였다.

갤럭시 디지털(Galaxy Digital) 자산운용 글로벌 헤드 스티브 커츠(Steve Kurz)도 “자본 조달 능력과 건전한 비즈니스 모델, 우수한 경영진을 갖춘 기업일수록 초기 모멘텀을 넘어 생태계 핵심 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이더’ 집중 전략의 성과

ether(이더) 기반 전략을 채택한 기업들이 대체로 나은 성적을 거둔 배경에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서클(Circle)의 성공적 기업공개(IPO)와 GENIUS 법안 통과가 있다. 두 사건 이후 스테이블코인—대부분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 발행—에 대한 기관 수요가 폭발했기 때문이다.

반면 비트코인에 집중한 Strategy는 8월 16% 하락했다. 바이낸스 코인(BNB)을 모으겠다고 밝힌 캐나다 전자담배 업체 CEA 인더스트리즈 역시 초기 550% 급등 뒤 28% 하락을 기록했다. 솔라나를 축적 중인 DeFi Development는 4월 7일 전략 발표 이후 2,600% 급등해 Strategy가 2020년 6월 이후 기록한 상승폭에 거의 근접했다.

한편 비트 디지털(Bit Digital)은 6월 비트코인 채굴을 중단하고 이더 보유·스테이킹으로 전환했으나, 전략 발표 이후 주가가 11% 상승하는 데 그쳤고 8월에는 6.5% 하락했다.


용어 해설

➊ ATM 프로그램(At-The-Market program)은 기업이 필요 시점마다 시장가로 주식을 발행해 자본을 조달할 수 있게 해 주는 방식이다. 주가 급등락이 심한 암호화폐 테마주들이 유동성 확보 수단으로 자주 활용한다.
➋ 스테이블코인(Stablecoin)은 법정화폐나 기타 자산 가치를 1:1로 연동해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한 암호화폐다. USDC·USDT 등이 대표적이며, 대다수가 이더리움 네트워크 위에서 발행·유통된다.


전문가 시각 및 투자 포인트

기자가 보는 핵심① 경영진·후원자 신뢰도, ② 암호화폐 선택, ③ 자본 조달 구조다. 명망 있는 인사가 참여해 자본을 유치하고, 이더리움·솔라나 등 생태계 확장성이 큰 네트워크에 초점을 맞춘 기업이 상대적으로 안정적 우위를 점했다. 반면 단기간 과열된 종목연준 통화정책과 같은 매크로 변수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해 급격한 변동성을 보였다. 투자자는 해당 기업이 실제 영업 현금흐름을 창출하고 있는지, ‘단순 보유’에서 ‘생태계 참여’로 전략을 고도화하고 있는지를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