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주 약세·부정적 기업 실적 경고에 뉴욕 증시 하락

뉴욕증시가 기술주 약세와 일부 대형 소매·화장품 기업의 부정적 가이던스 영향으로 하락세를 이어갔다. 20일(미국 동부시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전장 대비 -0.30% 내린 5,204.77,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0.12% 밀린 39,086.17,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100 지수는 -0.67% 하락한 18,076.84를 기록했다. 선물시장에서도 9월물 E-미니 S&P500 선물은 -0.35%, 9월물 E-미니 나스닥 선물은 -0.71% 각각 떨어졌다.

2025년 8월 20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지수는 전날에 이어 이틀째 약세를 보이며 S&P500은 1주일 만에, 나스닥100은 2주일 만에 각각 최저치로 밀렸다. ‘매그니피슨트 세븐’이라 불리는 초대형 기술주가 일제히 약세를 보인 가운데, 반도체 업종에도 매도세가 집중됐다. 타깃(Target)은 연간 매출 감소 폭이 시장 전망보다 클 것이라고 경고한 뒤 8% 넘게 급락했고, 에스티로더(Estée Lauder)는 2026 회계연도 주당순이익(EPS) 전망을 하향 제시하며 3% 이상 떨어졌다.

‘매그니피슨트 세븐’은 애플·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알파벳·메타플랫폼스·엔비디아·테슬라 등 시가총액 1위권 빅테크를 통칭하는 용어다. 이들 종목은 2024년 폭발적 상승세로 지수를 견인했지만, 최근 고평가 논란과 수급 부담으로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S&P500 차트

미국 주택금융 동향도 부진했다. 전미주택대출은행협회(MBA)에 따르면 8월 15일로 끝난 주간 모기지 신청지수는 전주 대비 1.4% 감소했다. 주택 구매 목적 대출은 0.1% 소폭 늘었지만, 재융자(refinancing) 신청은 -3.1% 줄었다. 30년 고정금리 평균은 +1bp 상승한 연 6.68%로 집계됐다.

지정학 변수도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 정상회담을 추진하면서 유럽 정상들은 프랑스·영국군 파견을 포함한 평화협정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협상 결과는 관세·원유 가격뿐 아니라 유럽 안보에 중대한 파급력을 미칠 수 있다.

이번 주 투자자들은 새로운 관세 발표우크라이나 휴전 진전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1일에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7월 회의록이 공개되고, 22일에는 주간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예상 22만5천 건)와 필라델피아 연은 제조업지수(예상 6.7), S&P 제조업 PMI(예상 49.8)가 발표된다. 23일에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와이오밍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경제전망을 주제로 연설한다.

관세 정책 측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400여 소비재(오토바이·자동차부품·가구·식기 등)로 확대했고, 반도체·칩에도 100%·200%·300%까지 부과할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과의 관세 휴전은 11월까지 90일 연장됐지만, 인도산 수입품에는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이유로 관세를 25%에서 50%로 두 배 인상하겠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예고된 조치가 모두 시행될 경우 미국 평균 관세율이 15.2%로, 발표 전 2.3%(2024년) 대비 급등할 것으로 추정했다.

금리 선물 시장에서는 9월 FOMC에서 25bp(0.25%p) 인하 가능성을 84%로 반영했는데, 이는 지난주 93%에서 낮아진 수치다. 10월 회의에서 추가 인하 가능성은 55%로 평가됐다.

한편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집계 결과 S&P500 기업의 2분기 순이익은 9.1% 증가해 사전 전망치(2.8%)를 크게 웃돌았으며, 4년 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92% 이상의 기업이 실적을 발표했으며, 그중 82%가 컨센서스를 상회했다.

다우존스 지수 차트

해외 증시는 혼조세를 나타냈다. 유로스톡스50은 -0.09% 하락했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0년 만에 최고치로 +1.04% 상승 마감했다. 일본 닛케이225는 -1.51% 내려 39,070.12에 거래를 마쳤다.

미 국채 시장에서는 10년물 T-노트 9월물이 2틱 상승해 수익률은 -0.6bp 하락한 연 4.300%를 기록했다. 주식 약세와 함께 안전자산 선호가 유입됐으나, 이날 200억 달러 규모의 20년물 국채 입찰을 앞둔 공급 부담이 상승폭을 제한했다. 지난주 발표된 7월 CPI·PPI가 예상보다 높은 점도 연준의 조기 인하 기대를 낮추며 채권 가격 상단을 눌렀다.

유럽채권 금리는 독일 10년물 2.734%(-1.7bp), 영국 10년물 4.696%(-4.4bp)로 동반 하락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유로존 3분기 성장세 둔화를 예상하면서도, 최근 미·EU 무역협정으로 불확실성이 다소 완화됐다고 평가했다. 반면 영국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3.8% 상승하며 1년 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 영란은행(BOE)의 정책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엔비디아 주가

종목별 동향에서 엔비디아·테슬라·메타플랫폼스는 -2% 이상 하락했으며, 알파벳·아마존·애플은 -1%대 약세, 마이크로소프트는 0.05% 소폭 밀렸다. 인텔은 -6% 급락해 나스닥100에서 낙폭 1위를 기록했고, 마이크론·AMD·ARM·브로드컴 등 반도체주도 일제히 -1%~-3% 조정을 받았다.

건축자재 업체 제임스 하디(JHX)는 2분기 영업이익이 -29% 급감했다는 발표 후 -33% 폭락했다. 레이지보이(LZB)는 동일점포 매출이 -4% 감소하고 2분기 매출 가이던스(5억1,000만~5억3,000만 달러)가 시장 중간치(5억2,850만 달러)를 밑돌아 -13% 하락했다. 타깃(TGT)은 전년 대비 한 자릿수 초반대 매출 감소를 예상하며 S&P500 하락 종목 1위(-8%대)를 차지했다.

반면 TJX는 3분기 동일점포 매출이 +4% 늘어 컨센서스(+3.09%)를 웃돌고, 2026년 성장률 전망을 상향 조정하면서 +5% 급등했다. 아마존에 중고차를 공급하기로 한 허츠(HTZ)도 5% 이상 뛰었다. 아날로그디바이스(ADI)는 3분기 매출이 28억8,000만 달러로 전망치(27억6,000만 달러)를 상회해 나스닥100 상승률 1위(+2%대)를 기록했다.

연준 관련 전문용어 해설
FOMC: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통화정책 결정기구로, 1년에 8차례 열려 금리와 자산매입 규모 등을 결정한다.
E-미니 선물: CME에서 거래되는 소형 주가지수 선물로, S&P500·나스닥100 등 지수를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만든 상품이다.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이 예상하는 향후 정책금리를 반영하는 파생상품으로, 금리 인하·인상 확률을 가늠하는 지표로 쓰인다.


본 기사는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리치 애스플런드 기자는 기사 작성 시 명시된 종목에 대한 직·간접적인 투자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