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물 뉴욕 ICE원당(#11)과 런던 ICE백설탕(#5) 선물 가격이 20일(현지시간) 장중 각각 1.78%, 2.55% 상승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런던 백설탕 선물은 5주 만의 최고가를 기록, 전반적인 국제 설탕 수요 회복 기대를 반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투자자·트레이더는 원당·백설탕 스프레드 변동성과 주요 생산국의 공급 동향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
2025년 8월 20일, 바차트(Barchart) 보도에 따르면 최근 가격 강세의 직접적 배경은 중국과 파키스탄의 긴급 수입 확대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7월 자국 설탕 수입량은 전년 동기 대비 76% 급증한 74만 t를 기록했다. 뒤이어 파키스탄 정부도 정제설탕 20만 t 국제입찰을 공고했다. 두 국가는 전통적인 설탕 수입국으로, 국가 비축 확대 및 식품·음료 소비 증가가 동시 진행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반면 브라질의 공급 사이클은 가격의 상·하방 요인을 동시에 제공한다. 시장조사기관 코브릭애널리틱스(Covrig Analytics)는 “브라질 산지의 건조한 기상 조건이 사탕수수 수확을 가속화해 제당 비중 54.1%로 확대됐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지난달 말 유니카(UNICA) 자료에 따르면 7월 하순 브라질 중남부 원당 생산량은 전년 대비 0.8% 감소한 361만4천 t에 그쳤다. 브라질 농업공급회사 코납(Conab)은 2024/25 브라질 설탕 생산이 -3.4% 감소한 4,411만 t에 머물 것이라고 밝혔다.
공급과잉(슈거 서플러스)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다. 블룸버그는 풍부한 몬순(우기) 강수를 근거로 인도가 10월 시작되는 차기 시즌에 설탕 수출을 재개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인도 기상청(IMD)은 6월~8월 누적 강수량이 611.2㎜로 ‘정상 대비 1%↑’였다고 밝혔다. 인도설탕생산자협회(ISMA)에 따르면 2025/26 인도 설탕 생산은 3,500만 t(전년 대비 25%↑)이 예상되며, 인도설탕·바이오에너지제조협회는 수출 쿼터 200만 t 승인을 정부에 요청할 계획이다.
국제기관 전망도 엇갈린다. 국제설탕기구(ISO)는 5월 15일 보고서에서 2024/25 글로벌 설탕 공급부족 규모를 -547만 t로 9년 만의 최대치로 상향했지만, 미국 농무부(USDA)는 5월 22일 반기 보고서에서 2025/26 시즌 751만 t에 달하는 8년 만의 최대 공급과잉을 예고했다. USDA 외국농업국(FAS)은 브라질 4,470만 t(+2.3%), 인도 3,530만 t(+25%), 태국 1,030만 t(+2%) 등 주요 생산국 증산을 근거로 들었다.
태국 역시 2024/25 시즌 생산량이 전년 대비 14% 늘어난 1,000만 t로 집계돼, 세계 세 번째 생산국이자 두 번째 수출국 위상을 재확인했다. 이에 대해 시장 전문가들은 “동남아·남아시아 공급 회복이 국제 가격 상한선을 제한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용어 해설
*MT(Metric Ton)은 미터톤(1,000kg), MMT는 백만 미터톤(1,000,000t)을 의미한다.
*ISO(International Sugar Organization)는 전 세계 70여 개 회원국이 참여하는 정부간 설탕 기구로, 생산·소비·교역 통계를 정기 발표한다.
*센터-사우스는 브라질 사탕수수의 90% 이상을 생산하는 남중부 농업벨트를 뜻한다.
*#11·#5 선물은 ICE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원당·백설탕 벤치마크 종목 번호다.
시장 영향 및 전망
단기적으로는 중국·파키스탄의 추가 구매 여부와 브라질 건기 지속 여부가 가격 변동성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중기적으로는 인도·태국·브라질의 생산 회복세가 실물 공급 압력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ISO가 예상한 2024/25 공급부족분이 실제 현실화될 경우, 글로벌 재고비율은 2년 연속 하락할 수 있어 ‘완만한 상승 추세’ 시나리오도 배제하기 어렵다.
원당·에탄올 전환 비율, 브라질 헤알화 환율, 국제 유가 등의 거시 변수도 투자 판단에 중요하다. 특히 브라질 설탕공장의 생산전환 결정은 에탄올 가격과 직접 연동되므로, 에너지난·탄소중립 정책이 장기 수급균형에 미칠 영향에 주목해야 한다.
“현재 시장은 공급과잉 가능성을 평가하는 동시에 소비 강세 신호를 주의 깊게 해석하는 이중적 국면에 있다” – 업계 애널리스트 코멘트익명
한편, 바차트는 “본 기사는 정보 제공만을 목적으로 하며, 언급된 증권·선물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