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BC, 굳이어 타이어 투자의견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턴어라운드 기대 약화

HSBC미국 타이어 제조사 굳이어 타이어앤드러버(NASDAQ: GT)에 대한 투자의견을 종전 ‘매수(Buy)’에서 ‘보유(Hold)’로 전격 하향했다. 은행 측은 실적 부진가격 결정력 약화로 기업 가치 재평가(리레이팅) 가능성이 축소됐다고 진단하며 목표주가도 15.50달러에서 9.50달러로 약 39% 낮췄다.

2025년 8월 20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HSBC 애널리스트 팀은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굳이어에 대한 단기적 기대감을 상당 부분 거둬들였다. 2분기 굳이어의 타이어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5.5%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53% 급감했다.

“예상보다 부진한 수요와 원재료 가격 상승이 구조조정 효과를 상쇄했다”

는 평가가 나왔다.


■ 목표주가·실적 전망 하향
HSBC는 구조조정(cost-restructuring)으로 연간 수천만 달러의 절감 효과가 기대됐지만, 천연고무·합성고무·카본블랙 등 원재료 단가 상승과 판매량 감소가 ‘절감 이익’을 상당 부분 훼손했다고 분석했다. 이에 2025~2027년 EPS(주당순이익) 추정치를 일제히 내려잡았고, 2026년 영업이익률도 7.6%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2024년 예상치와 비교해도 미미한 개선 폭에 불과하다.

■ ‘가격 대 원재료 스프레드’ 개선 여지는 있지만…
굳이어는 하반기부터 가격 대 원재료(price vs. raw material) 스프레드가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으나, HSBC는 “원재료 하락만으로는 ▲관세 상승 ▲물류비 불안 ▲고정비 부담을 상쇄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스프레드란 완제품 가격 인상분에서 원재료 상승분을 뺀 수치를 의미하며, 타이어 업계 수익성의 핵심 지표다.

■ 리레이팅(re-rating) 지연
리레이팅은 시장이 특정 기업에 부여하는 밸류에이션(주가수익비율·P/E 등)이 상향 재조정되는 현상을 말한다. HSBC는 과거 “동종 업계 최고 수준의 미쉐린·브리ヂ스톤 대비 할인 폭이 축소될 것”이라는 시나리오에 베팅했으나, 이번 실적을 계기로 리레이팅 속도가 상당 기간 지연될 것으로 판단했다.

■ 관세·비용 압력
애널리스트들은 미국이 중국·태국산 타이어에 부과한 반덤핑·상계관세 영향이 앞으로도 매출 총이익률을 압박할 것으로 예측했다. 동시에 글로벌 운임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원가 하단을 형성, 구조조정 절감분을 ‘상쇄’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 밸류에이션: 여전히 동종사 대비 30%+ 디스카운트
굳이어 주가는 ‘톱 티어(top-tier)’ 타이어 메이커 평균 PER 대비 30% 이상 할인 거래 중이다. HSBC는 할인 폭이 축소되려면 지속적 영업이익 성장자유현금흐름(FCF) 창출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FCF는 기업이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에서 자본적 지출(CAPEX)을 제외한 금액으로, 배당·자사주 매입 여력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다.

■ 굳이어 개요 및 시장 상황
1900년에 설립된 굳이어는 북미·EMEA·아시아·라틴아메리카 등 4대 지역에서 약 57개 생산 시설을 운영한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완성차 수요 둔화와 EV(전기차) 전환에 따른 제품 믹스 변화로 재고 조정이 장기화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전기차용 타이어는 회전저항과 내마모 성능이 동시에 요구돼 연구개발(R&D) 비용이 더 많다”고 설명했다.

■ 핵심 용어 정리*
* 영업이익률: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 비율로, 본업 수익성을 평가한다.
* 리레이팅: 투자자들이 기업에 부여하는 멀티플(평가 배수)이 변경되는 현상.
* 스프레드: 제품 가격과 원재료 가격 차이.

■ 향후 관전 포인트
1) 구조조정 시너지가 원가 상승을 얼마나 상쇄할지, 2) EV 전용 고부가 제품 라인업 확대 여부, 3) 유럽·북미 통상 정책 변화가 추가 관세 변수로 작용할지 등이 핵심 변수다. 시장 참여자들은 “매크로(거시경제) 환경이 완화돼 수요가 회복된다면, 굳이어 주가에도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말한다.


■ 결론
HSBC는 “2026년까지 실적 개선 여지가 남아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강력한 주가 재평가 근거가 부족하다”고 평가하며 보수적 스탠스를 유지했다. 업계 전반의 수요 둔화·원가 부담·관세 리스크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만큼, 투자자들의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