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홀름—스웨덴 국립은행(리크스방크)이 2.00%인 기준금리를 유지하면서도 연내 추가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2025년 8월 20일, 로이터 통신은 스웨덴 중앙은행 통화정책위원회가 예상대로 금리를 동결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결정은 물가상승률이 목표치(2.0%)를 여전히 웃도는 가운데 국내 경기가 둔화되는 복합적 환경을 고려한 것이다.
스웨덴 경제는 올해 들어 가계 소비 부진과 기업 투자 위축으로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여기에 관세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긴장까지 겹치며 성장 모멘텀이 약화됐다. 반면 올해 여름 물가상승률은 예상을 상회해 3.0%를 기록했다.
“물가상승률이 3.0%이고, 우리의 목표가 2.0%라는 점을 고려하면 경계를 늦출 수 없다.”
— 에릭 테데엔(Erik Thedeen) 리크스방크 총재
테데엔 총재는 “통화정책위원회는 기준금리를 2.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으며, 올해 남은 기간 중 추가 인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6월 회의에서 제시했던 “하반기 금리 인하 확률 50%” 전망이 그대로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시장 전망과 다음 일정
스웨드은행(Swedbank) 이코노미스트들은 연구노트에서 “9월 23일 열리는 차기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로이터가 실시한 애널리스트 대상 설문에서도 대부분이 ‘동결’을 예측했으나, 소수는 경기 악화를 조건으로 ‘한 차례 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DNB 카네기(DNB Carnegie)는 “추가 인하는 배제하기 어렵지만, 경기 전망의 뚜렷한 악화와 물가의 확실한 둔화가 동반되어야 한다”고 분석했다.
거시 배경: 불확실성의 시대
리크스방크는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직면한 ‘성장–물가 균형’ 고민과 동일한 도전에 맞서고 있다. 물가 상승 압력은 휴가·여행 등 계절 요인이 사라지면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끈적끈적한 인플레이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2분기 속보치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 대비 0.1% 성장하는 데 그쳤다. 8월 29일 발표되는 GDP 확정치가 하향 조정되거나, 9월 4일 발표될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크게 둔화될 경우, 금리 인하 시나리오에 힘이 실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문 용어 풀이
기준금리(Policy Rate)는 중앙은행이 상업은행에 적용하는 최단기 금리로, 시중 금리 및 대출·예금 금리의 기준이 된다. 인플레이션(Inflation)은 화폐 가치 하락으로 물가가 전반적으로 상승하는 현상을 말하며, 중앙은행은 과도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고, 경기 침체 시엔 인하를 통해 유동성을 공급한다.
리크스방크(Riksbank)는 1668년 설립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중앙은행으로, 스웨덴 크로나(SEK) 통화정책을 책임진다. 정책 목표는 물가 안정(2% 물가상승률)과 금융 시스템 안정이다.
기자 시각 및 전망
현재 스웨덴의 실질금리는 여전히 플러스 구간에 머물러 있어 소비·투자 심리를 제약하고 있다. 향후 금리가 25bp(0.25%포인트) 인하될 경우, 크로나 약세 및 외국 자본 유입 둔화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유로존과 미국 연준(Fed)의 정책 방향과 글로벌 지정학 리스크가 변수로 작용할 것이므로, 시장은 9월 CPI와 3분기 성장률을 예의 주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궁극적으로 리크스방크는 ‘물가 안정’이라는 핵심 책무를 지키면서도 경기 후퇴를 최소화해야 하는 이중 과제에 직면해 있다. 이에 따라 단계적·점진적 정책 완화가 예상되며, 이는 스웨덴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단기적으로 확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