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애폴리스에 본사를 둔 타깃(Target)*1이 오랜 내부 인사인 마이클 피델케(Michael Fiddelke)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차기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했다고 20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번 결정은 매출 부진과 주가 하락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회사가 반등의 돌파구를 찾는 시점에 나왔다.
2025년 8월 20일, CNBC 뉴스 보도에 따르면 피델케는 2025년 2월 1일부로 브라이언 코넬(Brian Cornell) 현 CEO를 이어받아 회사를 이끌 예정이다. 코넬은 2014년부터 타깃을 지휘해 왔으며, 앞으로는 이사회 executive chair로 자리를 옮긴다.
이번 인사 발표와 동시에 공개된 2025회계연도 2분기 실적에서 타깃은 월가 예상치를 웃도는 매출·이익을 기록했으나, 연간 가이던스는 ‘한 자릿수 초반(저성장) 매출 감소’를 유지하며 신중한 입장을 고수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급증했던 수요가 주춤한 이후 4년째 정체된 매출 흐름을 반영한다.
“우리는 모멘텀을 재구축하고 수익성 있는 성장으로 복귀하기 위해 긴급히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피델케는 기자들과의 전화 브리핑에서 강조했다.
그가 제시한 3대 우선 과제는 ▲스타일리시하고 차별화된 제품으로 ‘저렴하지만 트렌디한(cheap-chic)’ 이미지를 되살리는 것, ▲매장·온라인 전반에서 일관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것, ▲기술 혁신을 통해 운영 효율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피델케는 타깃 20년 베테랑으로, MD·재무·운영·인사 등 핵심 부서를 두루 거쳤다. 2019년 말 CFO(최고재무책임자)로 발탁됐고, 2024년 초 COO로 승진했다. 2025년 5월에는 실적 반전을 목표로 한 ‘Enterprise Acceleration Office’ 총괄을 맡아 조직 혁신 작업을 주도해 왔다.
타깃은 지난 5월 실적 경고(가이던스 하향)를 내놓은 뒤 8월 20일 발표에서도 동일 전망을 유지했다. 같은 기간 타깃 주가는 연초 대비 22% 빠졌고, 사상 최고가(2021년) 대비 약 60% 하락한 상태다.
고객·전직 직원·공급업체들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시선을 사로잡는 상품 구성, 깔끔한 매장, 친절한 직원이라는 타깃의 대표적 강점이 옅어졌다”고 평가했다. 동시에 월마트(Walmart) 등 경쟁사가 가격·물류 우위를 강화하고, 관세 부담·다양성(ESG) 정책 논란·노조 문제 등이 겹치며 타깃의 입지는 흔들려 왔다.
울타 뷰티(Ulta Beauty)와의 ‘숍인숍(Shop-in-Shop)’ 제휴 종료도 악재다. 양사는 지난해 타깃 매장 3분의 1에 미니 뷰티샵을 운영했으나, 2026년 8월 계약 만료 후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CEO 선임 과정에서도 시장의 예상은 엇갈렸다. 미즈호 증권이 6월 기관투자가 5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96%가 ‘외부 인사 영입’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타깃 이사회는 “수년간 폭넓은 외부 후보를 평가한 끝에, 피델케의 조직 이해도와 혁신적 관점이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기자간담회에서 ‘외부 신임 CEO’의 신선함을 기대한 투자자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할지 묻자, 피델케는 “타깃이 최고였던 순간과 그렇지 못했던 순간을 모두 경험했다”며 “이러한 경험이 우리가 개선해야 할 지점을 정확히 인식하게 해 준다. 궁극적 목표는 성장 재개”라고 답했다.
*1 타깃(Target)은 미국 2위 종합 소매 체인으로, ‘적정 가격의 세련된 상품’을 추구한다는 의미에서 ‘저가+트렌디(cheap-chic)’ 콘셉트로 불린다. 팬데믹 기간 온라인 주문·커브사이드 픽업(주차장 수령) 등을 앞세워 폭발적 성장을 이뤘지만, 이후 재고 관리 실패·소비 둔화·경쟁 심화가 겹치며 ‘포스트 팬데믹 쇼크’를 겪고 있다.